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19.00
Description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은 것은 통계적 사실이자, 문화적 감각이다”
여섯 명의 여성 창작자가 던지는 가장 솔직하고 통쾌한 ‘지금, 여기’의 목소리
실질적 성비와 사회적 성비 모두 기울어진 한국 사회를 함께 살아내고 있는 6인의 여성 창작자들이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젠더 현실의 균열을 주제로 여섯 개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소설가 민지형ㆍ임소라ㆍ류시은, 만화가 정재윤ㆍ미역의효능ㆍ들개이빨. 소설과 만화 각각의 영역에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책을 기획한 민지형 작가는 2024년의 어느날, 여느 때와 같이 친구와 함께 “남자가 여자를 때렸거나, 죽였거나, 성폭행했거나, 디지털 기술로 능욕했거나, 차별했거나, 부당하게 대우”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지겹지만 매번 새롭게 쏟아지는 뉴스들을 이야기하던 중 친구가 탄식하듯 말한다.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
민지형 작가는 그 순간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줄곧 느껴온 위화감이 단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희열”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여성이라면 한번쯤 끔찍한 범죄 소식으로 가득한 뉴스를 보다가, 예능이나 영화를 보던 중에, 혹은 지하철에서, 회사에서, 회식 자리에서 ‘아…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말을 한숨처럼 내뱉어봤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여성들에게 보내는 가장 통쾌한 연대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저자

민지형,임소라,미역의효능,류시?

소설가,드라마작가.장편소설《나의미친페미니스트여자친구》《나의완벽한남자친구와그의연인》《망각하는자에게축복을》과TV드라마〈레버리지:사기조작단〉의각본등을썼다.

목차

민지형-어느놈을죽일까요알아맞혀보세요
정재윤-BUBBLEPOP!
임소라-순수러브캠프
미역의효능-미역생태보고서
류시은-최초의직원
들개이빨-남자패는만화

출판사 서평

소설과만화로그려낸한국사회젠더현실의가장날카로운초상
당신도한번쯤한숨처럼내뱉었을그말에서시작된여섯개의이야기

통계청이실시한인구주택총조사결과에따르면2023년11월1일기준한국의총인구는5177만명이고,여자100명당남자의수는100.1이다.하지만더중요한것은사회곳곳에서체감되는‘문화적성비’의기울어짐이다.한국사회의성비불균형은단순히출생성비의통계적문제를넘어선다.

가장최근에치러진제21대대통령선거부터짚어보자.올해대통령선거후보는100%는남자였다.BBC코리아보도에따르면17대대선이후18년만에처음으로여성후보자가한명도없는대선을치렀다.제22대국회의원의80%는남자이며2024년기준한국의100대기업CEO의96%가남자다.TV예능고정출연자의85.5%가남자고시사프로그램진행자75%가남자이며디지털성범죄가해자의94%가,데이트폭력가해자95%가역시남자다.

이러한통계적현실과일상적경험들이결합되어여성들은‘한국에남자가너무많다’는체감을일상적감각으로느끼고있다.이는단순히인구수의문제가아니라,사회적발언권과영향력의분배문제다.여성들이안전하고평등하게활동할수있는공간의부족,여성의관점이반영되지않는정책과제도,여성을대상화하거나배제하는문화적관행들또한이러한감각을만들어낸다.

이책은바로이런현실속에서살아가는여성들의경험과감정을문학과만화라는형식으로풀어낸책이다.작가들은각자의방식으로젠더불균형의구체적양상들을포착하고,그속에서여성들이느끼는답답함과분노,그리고연대의가능성을탐색한다.통계와현실이만나는지점에서예술이할수있는역할,즉개인의경험을사회적맥락으로확장하고공감과성찰의계기를마련하는것이다.

라우더북스는책의제목이제목인만큼,혹여이책을읽는것만으로도위협이될수있다는우려가운데‘호신용양면커버’도제작했다.누가책읽는사람을공격할까싶지만,여성이머리카락을짧게잘랐다는사실만으로도폭행을당하는사건이벌어진게불과얼마전의일이다.라우더북스는그불편함을책의일부삼기로했다.필요할때는뒤집어씌울수있는양면재킷커버로표지를제작해언제어디서든안전하게책을읽을수있도록했다.


소설「어느놈을죽일까요알아맞혀보세요」,민지형
전작《나의미친페미니스트여자친구》를통해‘젠더가치관이극명하게다른남녀의연애’라는난해한미션을돌파해나갔던민지형작가는,이번작품집에서작은손톱속촘촘한세상을그려내는네일숍사장님의거대하고비밀스러운사명(?)들을따라간다.독자들은네일아트라는섬세한작업의틈에서펼쳐지는거대한미션의아이러니를통해일상속여성들의숨겨진연대의식과비밀들사이를파고든다.‘여자를죽게만든죽어마땅한남자’의실체에끊임없는물음표를던지며어떤‘결단’을내려야하는‘사장님’의미션.과연성공할수있을까?



만화「BUBBLEPOP!」,정재윤
“몸은그저몸일뿐”이라는당연한명제를자꾸만다시들여다보게되는주경.그가수영장동료들과함께겪는충격적인,그러나이제는뉴스거리도안되는어떤사건.《재윤의삶》을통해보통의일상이가진복잡성을여러겹의레이어로펼쳐보였던정재윤작가는‘수영장’이라는경계안팎을오가며여성과몸,몸과시선,시선과의식,의식과인식을둘러싼사고의버블을조심스레터트리며묻는다.몸은정말,그저몸일뿐일까?


소설「순수러브캠프」,임소라
“아니,이런데신청해서제발로나올정성이면…어느정도멀쩡해보이려고,그런척이라도해야하지않나?”지방의지자체가주관하는데이팅프로그램‘순수러브캠프’에참가한,혹은참가당한남녀의환장할조합속에서과연사랑은꽃피울수있는가.전작《언제나양해를구하는양해중씨의19가지그림자》에서평범한사람들의일상속흔들리는눈빛들을쫓아가던임소라작가는이번에도잔잔한일상에허를찌르는‘평범한빌런’의그림자를붙잡아정면으로조명한다.‘순수’라는이름으로포장된프로그램을통해속속드러나는남성참가자들의평범한듯평범하지않은행태를보며이시대의‘사랑’과‘결혼’의실체를목격하게될것이다.
만화「미역생태보고서」,미역의효능
결코가볍지않은소재들을애틋하면서도과감한톤으로,단순하면서도강렬한선으로담아내는만화가미역의효능.언제나인간이아닌것을통해가장날것의인간을보여주는그는‘완도미역’과‘기장미역’으로나뉘어충돌하고있는미역의세계를우리앞에펼쳐보인다.그는미역이라는해조류를의인화하여한국사회의지역감정과여성혐오를우화적으로그려낸다.‘완도미역’과‘기장미역’의대립,‘계엄치’라는물고기의등장은한국정치사회의분열과권위주의적남성성을절묘하게패러디한다.생물학적은유를통해사회구조의모순을드러내는작가의상상력은정치적풍자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하며,진부한사회비판을신선한유머로전환시킨다.

소설「최초의직원」,류시은
열대우림의시추현장에파견된최초의여직원이자유일한여직원이된미지.그는말라리아예방약의부작용과남성동료들의시선에시달리다가,죽은친구유주의환영을마주하며자신이지금인지하는현실에의구심을품는다.유주가죽었다는것은아는데,‘언제,어떻게’가전혀떠오르지않고유주는자꾸만알수없는이야기로혼란을더한다.열대우림시추현장이라는극한상황에서‘최초이자유일한’여직원이경험하는고립감과현실인식의혼란은한국사회모든영역에서‘최초의여성’으로살아가는이들의경험을압축한다.류시은작가는일상의표면아래숨겨진불안과균열을섬세하게포착하며,남성중심사회에서‘최초의여성’으로살아가는고립감과현실인식의혼란을SF적상상력으로그려낸다.

만화「남자패는만화」,들개이빨
‘한국에남자가너무많아서’라는주제를보자마자작품속에서남자를“죽여야겠”다고생각한만화가유웅.원고청탁을받고어떤만화를그려야할지고민을더해가던유웅은성별을바꿔주는초능력을갖게된페미니스트엄마의이야기를구상하는데,콘티를진행할수록‘근데,이게맞나?’하는의문은더해지기만한다.작가는만화를그리는과정을메타적으로다루면서작품속만화가유웅의고민을통해페미니즘과창작의딜레마를유쾌하고진지하게담아낸다.창작과정자체를소재로삼으면서작가는독자들과창작의윤리와효과에대한진솔한대화를시도한다.언제나그랬듯이,들개이빨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