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단편 (읽는 음악, 여섯 편의 리듬과 멜로디)

음악단편 (읽는 음악, 여섯 편의 리듬과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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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창밖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옮긴 것에 불과해요.”

칸타타 : 음악이 얼마나 어디까지 우리를 매혹시킬 수 있는가.
러브 수프림 : 음악은 합리화 될 줄을 모른다, 오직 신화화 된다.
브람스레코드 : 음악은, 고독이라는 사랑의 대화를 선사한다.
도 레 미 : 단선율의 슬픔, 그것이 인생이다.
브로큰 바이씨클 : 기쁘고 슬픈, 인생이 곧 음악이다.
글렌 굴드 이야기 : 삶은 대체로 음악보다 아름답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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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현진현

저자:현진현
2000년동아일보신춘문예문학비평부문에[대중문화의소설적교란(김영하론)]으로
2009년경향신문신춘문예단편소설부문에[글렌굴드이야기]로등단했습니다.

목차

칸타타
러브수프림
브람스레코드
도레미
브로큰바이씨클
글렌굴드이야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하늘아래먼도시는,석양에온갖조명들이어우러져들꽃이흐드러진산처럼보였다.동네가까이움푹팬낮은지대주택가에는생채기의표식인양붉은십자가들이어지럽게박혀있었다.무슨십자가가저리많담.십자가들은익숙하면서도낯설었다.삐쭉한것도있고가로가확연히짧은것도있었다.색깔도조금씩달랐고,번쩍이는것도있었다.오빠가밤이면밤마다듣는그음악이,십자가들과겹쳐졌다.-칸타타p.11

죽은여자는큰키를가지고있었다.167쯤될까.그래서웬만한남자의시선은여자목덜미의작고까만점을가까이에서볼수있었다.그점은예기치않게관능적으로보이곤했다.물론그점이아니더라도여자는그이상의매력을지니고있었다.미간은다소곳했고피부는맑았으며눈은적당하게젖어있었다.삼십대중반이라고하는데화려한장신구들때문인지나이가더들어보였다.어떻게표현해야할지모르겠는데나이가들어보일뿐늙어보이지는않았다.굳이늙었다는표현을써야한다면,아름답게늙었다는표현이맞을것같은,그런여자였다.
-러브수프림p.47

그는가수가된이후세상을등지는순간까지단한곡도끝까지부르지못했다.그런그의일생은자신의능력을불신한투철한예술혼과심오한고집때문이었다.쉽게말해예술가로서의선택이었다.1969년에태어난그는올해봄에죽었다.숭고했든그렇지않았든음악적성과를떠나하나의예술혼이불타버렸다는점에서아쉬움이크게남았다.-도레미p.98

바다로향한간유리창이진동했다.북소리였다.새벽눈을떴을때민박집창밖은아직시커멨다.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둥...북의숫자가기하급수적으로늘고있었다.소녀와나는옷을꿰어입고눈을비비며바다로소리를찾아나섰다.해가막올라오려고했다.수많은무녀들과박수들이일제히북을치며바다를향해제(祭)를올렸다.어둠을때려부수듯북소리가빨라졌고불쑥,해가떠올랐다.소녀가기대어왔다.우리는숭고해져버린걸까.서로를끌어안고멈추지않는북소리에모든것을맡겨버린듯긴시간그대로멈춰있었다.세상의아름다움을품은기분이었다.하지만결과적으로우리는,그지독한아름다움을이겨내지못했다.-브람스레코드p.85

키가덜자란아이의경우,페달이지면에가장가까웠을때발바닥과페달이떨어지게되면서그해1984년LA올림픽육상멀리뛰기종목에서미국선수칼루이스(CarlLewis)가선보였던허공을걷는자세를취했다.멀리서보면그렇게보일때가있었다.물론여러걸음을허공에딛는칼루이스와양쪽발을번갈아허공에딛는아이의모습이다르기는했지만말이다.-브로큰바이씨클p.127

콘서트전날밤이되면피아노의물리적인속성을빠짐없이알고있던굴드와조율사는스타인웨이를완전히분해했다다시조립하기도했다.굴드는음의높낮이를정확하게조율하는것에만족하지않고,자신의독특한연주방식과연주할작품에맞추어또자신의컨디션에따라피아노의기계적인성격들마저조율해버리곤했다.콘서트직전에이르면굴드는손가락의마디마디까지조율하기위해뜨거운물에손을담갔고,손의관절들이충분히유연해졌을때를기다려자신이무대에오르는것을허락했다.-글렌굴드이야기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