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청춘의 미국 유학기 (38년간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은퇴한 여교사의 미국유학 체험기!)

60대 청춘의 미국 유학기 (38년간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은퇴한 여교사의 미국유학 체험기!)

$17.00
Description
교사로만 살다 가고 싶지 않아, 60대 나이로 유학해 20대 청춘들과 어울리며, 하고 싶었던 공부 마음껏 즐기다 돌아온 저자의 충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책!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은퇴한 60대 나이에 청춘처럼 미국에 유학하여 생활한 아주 별난 체험담이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이야기인 셈.
“먼 훗날 60이 넘어서 은퇴하면, 그때 다시 대학에 들어가 내가 좋아하는 과목을 이것저것 공부해보면 어떨까?” 20대 청춘 시절, 대학 졸업하던 날 친구한테 했던 그 말을 현실로 바꾼 저자의, 약간은 무모하면서도 유쾌한 낭만 유학기다.
1부는 이 책의 주테마인 미국 유학기다. 버클리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음악, 미술, 철학, 철학, 사회학, 영화 등등 그야말로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해 수강한 사연을 읽다 보면, 마침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아 대리체험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새로운 환경에서, 이 시대의 화두를 다루는 강의를 듣고 발표하며, 젊은 세대와 어울리는 과정에서 깨달은 사연은 흥미롭고 유익하다. 수업료를 학기 말에 내도 된다든가, 우리와는 다른 제도도 알 수 있는가 하면, 미국의 뒷골목도 보여주고 있어서, 미국에 대해 바른 이해를 가지게도 한다. 홈리스들이 넘치며, 어떤 지역은 밤에 너무 위험해 집값은 비싸도 안전한 지역에다 방을 얻었다는 대목이 그렇다.
발표를 강조하는 미국의 대학에서, 우리나라 케이팝을 비롯해 우리 문화를 적극 알린 대목도 눈에 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미국 대학에서, 우리 문화를 적극 알리고 왔으니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온 셈! 그 과정에서, 노년 세대와 청년 세대 간의 교류가 필요하고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은 자연스럽게 일깨워 준다.
교수의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기 어렵자, 교수가 쓴 글들을 죄다 확대 출력해 읽고 들어간 열정도 박수를 보낼 만하다. 눈이 어두워 책 읽고 공부하기 어렵다는 둥 핑계대는 사람을 부끄럽게 한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아니, 뜻 있는 사람은 길을 만든다!
2부는 60대 저자의 단상들로서, 이 책을 쓴 저자를 이해하는 데 긴요하다. 38년의 교직 생활을 회고하며 털어놓는 솔직한 고백이 있는가 하면, 학부모를 상담하면서 있었던 감동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최근 심근경색을 앓으면서 깨달은 점, 민주적인 남편, 공감 짱인 딸의 범상치 않은 삶의 지혜도 들어볼 만하다.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분들이 읽으면 자극받을 대목이 많다.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게 낫다고 한 공자의 말처럼, 60대 나이에 그저 호기심 하나로 공부를 즐기는 모습은 참 흐뭇하다. 곱게 늙는다는 것, 나날이 익어가는 삶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 꼭 일독하시길!
저자

한경신

저자:한경신
서울의장충여중,여의도여고,가락고,송파공고,강일고등에서영어교사로38년간재직했다.
EBSFM라디오에서10여년간고교영어강의를진행했으며중등교원임용고사출제위원을역임했다.
서울대와서경대에서교양영어를강의했다.
저서로교단에세이<학교그만둘테니가발은돌려주세요>와육아에세이<아빠는내친구>가있다.

목차

1부60대청춘의미국유학기

1.미국유학을결정하고
2.미국에서수강신청
3.샌프란시스코의밤거리
4.나이든다는것은
5.학비를학기말에내도된다고?
6.죽음의사회학강의
7.쉬엄쉬엄사는삶
8.사회학포스팅-부고란
9.음악수업발표
10.샌프란시스코의거지들
11.친구를과거의우물에서만길어오려하지마라
12.나의정신을여는사람
13.안락사가허용된다면
14.교수를평가하라
15.유학생의방학생활
16.퀘이커와의만남(1)
17.퀘이커와의만남(2)
18.슬기로운문화생활
19.퍼블릭스피킹
20.서양미술사강의
21.사회학2-범죄와일탈
22.밖에나오면싱글
23.아시아컬처클럽
24.코로나와나,그리고아버지
25.비주얼컬처와이미지분석

2부60대의단상들

1.그때는몰랐지만지금은아는것들
2.엄마와나,그리고우리딸
3.변하는젊은이들,나는얼마나변했을까
4.중환자실병상일지
5.내인생의축복들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젊은교수일수록강의중에화면클릭하고휘리릭설명하고오르락내리락,정신없어죽겠다.천천히해주세요,하기엔좀쪽팔린다.외국인인내가꼭백퍼센트다알아들어야하나,그러고지나간다.그저익숙해지려노력하는수밖에없다.아직도살날이많은데,지금이것저것에익숙해지지않으면십년후에는정말모든게어리바리한뒷방늙은이가될지도모른다.

어쨌거나요며칠헤매다문득든생각은,나이든다는것은느려진다는것이다.씁쓸하지만,그래도내젊은시절도너희들만큼찬란하고세상이다내것같은희망으로부풀어있었던때가있었느니,얘들아,늙어서좀어리바리하다고흉보지말거라.

그런데요즈음느끼는건데,진짜마음먹기에달린건지,내머릿속에서단어가술술빠져나간다던생각이없어졌다.뇌세포가살아나는지,한번본단어가잘생각나기도한다.앗싸,청춘이여,아직너는젊구나!

몸이약한사람들이회의론자가되는게아닐까.이리저리도망다니다날씨도안좋은스웨덴에가서,약한몸에아침일찍일어나여왕을가르치는게힘들어죽었다는데카르트를생각하면서동병상련의느낌이든다.

그다음시간에스피노자를미리읽고갔더니들을만하다.교수가한없이떠들어대는데90%는대부분그걸그대로읽는다.자신이만든거라거의외우고있다.내가한번읽었던내용을쭉그대로듣는거니까듣기훈련도하는것같고,그대로읽는거라도어디에중점을두는지그런걸알수있으니까괜찮다.

내가제일좋아하는포레스텔라는마침얼마전에불후의명곡에서퀸의보헤미안랩소디를커버했기때문에전체를틀었다.미리3분을더요청해놓고13분에마쳤다.시간을잘지켜야한다.2분전에알람이울린다.
예상대로반응은아주좋았다.내가발표하는중에학생들이와우,케이팝,그러면서많이감탄했다.보헤미안랩소디에서강형호가극고음을내는부분에서는헉,하면서놀라는소리까지들렸다.
그리고예상치않았던재미있는반응도있었다.알록달록예쁜티를입은포레스텔라네명의사진을넣었는데,얘네들이좋은대학에서교육도잘받았고잘생기고성격들이아주좋아서딸가진엄마들의장래사위감이라고,이런식으로표현을하자사람들이순간와웃으면서아주재밌어했다.그래서'나보고이중에서고르라면아주행복할텐데요.'했더니또웃는다.

샌프란시스코거리는관광객이넘쳐나는만큼이나거지들도넘쳐난다.깡통같은걸들고구걸하는사람들,쓰레기통을뒤지는사람들,스타벅스앞에서문을열어주며잔돈푼을달라는사람,다양한인종들만큼이나구걸하는모습도가지가지다.지나칠때면온갖악취가진동한다.거리에서도소변냄새가많이난다.

젊은이들을보면기분이좋다.이년전쯤대학생이된제자찬혁이를만나서점심사주고대화한적이있다.식사후에카페에갔는데,나는겨울이라따뜻한차를주문하는데얘는빙수를먹겠단다.그때누가나에게젊음이란?하고물었다면,한겨울에도빙수를먹는것,이라고답했을거다.

미래가길게열린아이들이하는얘기를듣고있으면내마음도밝아진다.아직세상을모르고천진하지만그래서희망이열려있는듯한나이.아,이래서젊음이좋은거구나...물론헬조선이라는말이나오는그런상황은잠시잊고말이다.

이여교수는실력도있고사람이참매력적이다.수업용ppt도잘만들고강의내용이알차다.이내용을어느명문대에서강의해도반응이좋을거다.그래서이교수강의를따라다니며듣는학생들도많다.나역시다음학기에이사람강의를또들을거다."범죄와일탈"이라는강의인데처음에는제목이별로끌리지않았는데,몇몇학생들이강력추천을한다.당신의시각을바꾸어줄강의라고한다.

오늘시험이끝나고나서교수랑잠깐얘기를하게되었다.내가점심식사를한번같이하고싶다고했더니아주반색을하며좋다고한다.ㅎㅎ기분좋다.그런데내가대접을하겠다고했더니아직은학기중이니까밥값은각자내기로하잖다.아하,김영란법은없어도여기도이런건신경을쓰는구나.
죽음의사회학을수강하며내가여기오기정말잘했다는생각을여러번했다.이강의에서는좋은책들도읽었지만좋은비디오도많이보았다.
특히기억에남는내용은벨기에의안락사에관한것이었다.유럽은미국보다도안락사에아주허용적이다.캘리포니아에서는말기병환자에게만안락사가허용되고미성년에겐허용되지않는다.그런데벨기에에서는육체적인고통외에정신적고통도안락사의조건이된다.그리고미성년자도안락사를신청할수있다.

어떤출판사사장님말씀이,자기부인이내블로그를보더니자기도외국에공부하러나가고싶다고한단다.그래서“돈있겠다,보내시지요,”했더니자기가부인을내보낼용기가없단다.하긴한국남자들은대부분혼자서생활하는걸겁내거나불편해하지.모임에있던다른사람들도내가나다니는것보다남편이그걸동의하는게더대단한듯이말한다.

가끔나무가보이는바깥을내다보며상념에잠길수있는시간이내겐아주소중하다.전철역도가깝고안전하고홈리스도거의없다.여기서두블록만내려가면집세가많이내려가는데,문제는안전하지않다는거다.좀더내려가면샌프란시스코의우범지대인'텐더로인'이있는데밤에는절대가지말아야할곳이다.폭행,강도,마약등이흔하고,때로는총기범죄도발생한다.

CNN앱을다운받았더니온통코로나얘기라,너무자주보면안되겠다싶었다.시체를넣은백이거리에방치되고있다는둥대책도없이안좋은뉴스만많이나오고,갑자기가게문닫고직업잃은사람들,트럭운전해야먹고사는데일이끊겼다고울먹이는인터뷰등도많이나왔다.
그런데이나라사람들은뭔일이터져도정부욕하고난리치는게없다.어느날갑자기행정명령내리면끝.우리나라같으면생난리치고인터넷이시끌벅적할텐데,말없이따르네.상황을타개하고싸우려는그런게참없달까.그저갑자기재앙이닥친걸정부가어쩌겠느냐.정도로얘기한다.

한가지재미있는건,한국의발빠른코로나대처상황을보면서이들이우리의'빨리빨리'라는단어를보도하기시작했다는것이다.도대체저한국이란나라는뭐지?하면서,'빨리빨리'는성수대교나삼풍백화점이랑연관되던아주부정적인단어인데그단어를가지고한국의긍정적인현상을분석한다니참흥미로웠다.

내가준성이엄마를바라보며말을시작했다."어머니가학교에대해서오해를많이하신거같아요.늘데리고있는자식이라면덜했을텐데...아침에따뜻한밥한끼못차려주는아들이라늘마음이짠했는데,학교에서도무시당했다는생각이들어서달려오신것같아요.”
그런데그말이끝나는순간그엄마의얼굴과눈빛에서그강렬한분노와독기가스르르사라지는느낌이들었다.긴장했던표정이풀리는느낌이랄까...

그런데우리딸이이모에게보낸카톡은이런내용이었다."이모,혼자서할머니간병하느라고많이힘들지?내가멀리있어서도와주지못해미안해.그래도할머니가많이좋아지셨다니다행이야.그게다이모가극진히간호한덕분일거야.할머니도이모같은딸이있어참행복하실거야.나도이담에가족이아프면이모같은딸이되고싶어.이모,힘내.파이팅.사랑해."그리고는하트를뿅뿅날렸다.
아,이아이는갈등을이렇게해결하는구나.남의마음속에들어갈줄아는구나.이아이는나와는아주다른능력을지녔구나.이런생각이들며엄마와나,그리고우리딸로이어지는관계에대해여러가지생각이머리를스쳐갔다.

중환자실은내게의외의경험을선사했다.몸이아프니까생존의문제외에는모든것이멀리있었다.숨만차지않았으면,산소호흡기만뗄수있었으면,몸을옆으로뉘어서잘수만있다면,머리를좀감을수있다면,이런작은소원들로머리가가득차있어다른고차원적사고를별로안한것같다.가끔씩내인생의몇몇사건들이휙휙머릿속을스치고지나가기도했지만그뿐이었다.예전일들에대해반추할에너지가없었던것같다.불교에서말하는알음앓이를하지말라는말이저절로실천된듯하다.
앞으로살아갈날들에서도삶을이렇게단순화시키는노력이필요할것같다.그러면욕심없이물흐르듯자연스럽게살아갈수있지않을까.그러다보면내가이세상을진짜로떠나갈때나는마지막으로어떤일들을떠올릴까,궁금하기도하다.

내인생에는최고의찬사가세가지있다.첫번째는우리딸이일곱살때내게했던말,“엄마가웃으면코스모스가확피어나는것같아.”두번째는고1때내가담임했던성수의말.성수는초등학교때해외주재원인부모님을따라가서아메리칸스쿨에몇년다닌적이있었는데자기엄마한테이러더란다.“우리담임선생님은내가아메리칸스쿨에서만난선생님들같아요.생각이활짝열려있어요.”그리고마지막찬사는내가50대쯤에30대어떤남자선생님이내게한말이다.“저의와이프도교사인데요.저는이사람이선생님처럼나이들어갔으면좋겠어요.”
당차게살다가도나역시간혹인생에아무것도해놓은게없다든가,허무한마음이들때가있는데,이때이말들을떠올리면가슴이따뜻해진다.이찬사가계속나를설레게하려면나는앞으로도더많이웃고,젊은이들과더많이소통하며육체적으로나정신적으로나아주천천히나이들어가야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