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그린 시간

날개가 그린 시간

$20.00
Description
새와 자연을 담은 감성 생태 에세이
날개가 그린 시간
이 책은 생태 정보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어우러진 자연 에세이이자 새그림 감성도감이다. 학술적인 설명 대신 강변과 산, 바다에서 만난 새들과의 경험을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어, 독자에게 자연을 친근하게 전한다.
특히 책에 실린 그림은 수채화를 바탕으로 하는 그림책 작가인 ‘분주한 수달이(안희정)’님이 직접 그린 것으로, 섬세한 손맛이 담긴 일러스트가 글과 조화를 이루며 작품의 감동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저자는 경상남도 김해 출신의 어머니와 외항선 선원이었던 함경도 출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외갓집으로 향하던 낙동강 둑길과 아버지에게서 들은 산과 바다의 이야기를 회상한다. 이러한 개인적 기억 속에서 기러기, 고니, 오리, 왜가리, 맹금류 등 실제로 우리 곁에서 만날 수 있는 50여 종의 새들을 소개한다. 새들의 특징과 이름뿐 아니라 관련 민속 이야기, 동요, 설화 등을 함께 담아 정보와 감성이 어우러진 한 권으로 완성되었다.
낙동강을 비롯한 한국의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이 책은, 새와 사람, 그리고 추억이 빚어낸 생생한 기록으로서 생태적 가치와 문학적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저자

홍철영

저자:홍철영
연세대학교신문방송학과졸업.부산국제영화제와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일했고,영화음악A&R프로듀서,독립영화프로듀서로일한경험이있다.여행과자연을좋아해혼자북극권의그린란드를다녀오기도했으며,여행,음악그리고각종문화분야칼럼니스트로도활동했다.2022년그림책“낙동강감동포구의생명-조류편”의글을썼다.과학,생태와예술의결합,지역아카이빙에관심이많은문화기획자로도활동하고있다

그림:분주한수달이_안희정
수채화를바탕으로하는그림책작가이며작가명을‘분주한수달이’로쓰고있다.일본교토세이카대학에서스토리만화를전공하고‘예술연구’로박사과정을수료했다.생태와예술의결합,지역아카이빙과커뮤니티활동에관심을가지고있으며,전시기획을비롯한문화기획자로도활동하고있다.최근문화예술공간인‘홍안의상상’을열어여러예술가들과협업하며새로운지역공동체활동을벌이고있다.

목차

추천사5
1.가을강변의기러기,어머니...아버지...13
-큰기러기,쇠기러기,개리
2.우아한아름다움이란이런것이다.28
-고니,큰고니,혹고니
3.우리에게친숙한물갈퀴들36
-흰뺨검둥오리,청둥오리,고방오리,쇠오리,흰죽지
4.오리들과는구별해주세요.47
-논병아리,뽈논병아리,물닭,쇠물닭
5.우리문화와친숙한새들과특이한부리의저어새류53
-뜸부기,황새,두루미,재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저어새
6.매서운물가의사냥꾼들63
-왜가리,쇠백로,중대백로,해오라기
7.매사냥과아버지의기억69
-황조롱이,솔개,참매,매,말똥가리
8.전설이되어가는슬픈제왕들83
-참수리,수리부엉이
9.쉬어가는나그네들90
-꼬까도요,마도요,세가락도요,청다리도요
10.물가의귀염둥이들그리고꿈처럼스쳐간친구97
-꼬마물떼새,댕기물떼새,물까마귀
11.숲과공원에서만난친구들108
-동박새,오색딱따구리,청딱따구리,물총새,후투티,꿩
12.파란달개비꽃과실개천이있는풍경122
-제비,딱새,박새,곤줄박이,붉은머리오목눈이
글쓴이의말138
그린이의말140
용어설명142
참고문헌145

출판사 서평

추천사

책속에서작가는중랑천에서꼬마물떼새를만나고,등산으로탈진한지리산계곡에서물까마귀와마주쳤다.그리고다정하고세심한인사를건넨다.통성명을하고안부를묻는다.반갑다고잘지내느냐고,살기팍팍할텐데밥은먹고다니느냐고.

장식품이나풍경속조연이었던새들이나의삶속한존재로들어왔을때비로소이름을알게되고,뭘먹는지도보게된다.아이와함께보았던물닭이내게각인된것처럼,작가는곳곳의삶의여정속에서만난새들에게팬심을품고꽤오랜시간‘덕질’을해왔던것같다.사진을찍고,그림을그렸을것이다.학명을찾아보고,생태를연구했을것이다.책은그가여태긁어모은정보들로가득하다.하지만한단락,한단락을완성하는것은사람이었다.그뒤에야새는비로소깃털을다듬고하늘로날아오르는것이었다.다정한벗홍철영의노고에박수를보낸다.
성장경(MBC100분토론진행자,앵커)

이책은외갓집강변을비롯해작가가삶의공간에서만났던다양한새에관한글이자작가의어린시절부터지금까지의삶의기억들이녹아있는시화집같다.작가는새를통해아버지어머니에대한그리움,친구들과즐거웠던여행의추억,지리산자락촌로의후한인심에이르기까지수많은기억의조각들을찾아보여주고있다.작가의글을읽는내내나의지난시절슬프거나행복했던기억이떠올라가슴한편이저릿했다.세상에서가장아름답고서정적인이생태도감이잊고있었던추억을소환하고우리삶을더곱게물들이리라기대한다.

박기영(그룹동물원멤버,홍익대학교공연예술학부교수)
자연을지키는문화기획가부부가부산의여름같은책을냈다.홍철영작가는‘여름방학날씨’가그리워이책을썼다.어린시절의부모님과가족,낙동강하구의자연이그리웠다.‘날개가그린시간’이라는제목은,새라는그리움에대해,새처럼날아가버린그리움에대해,새처럼곱고아름다운그리움에대해말해준다.

이토록아름다운세밀화풍으로,있는그대로새들을,섬세한날개들을,지나간자연의시간을묘사한안희정님의그림을눈여겨보기를권한다.
안영노(문화기획자,안녕소사이어티대표,전서울대공원장)

책속에서

15p.
외갓집이있던곳을큰외삼촌과어머니는‘새느리’라고불렀다.이는‘새’에다가‘세상’이나‘너른땅’을뜻하는순우리말‘누리’가합쳐진형태인‘새누리’를경상도사투리로발음한것이다.새누리는현재행정구역명으로‘조눌리’인데이지명역시새‘조(鳥)’자에서온것이다.새누리라는지명은강변을따라넓은모래톱이펼쳐져철새들이많이찾아오는곳이라는뜻으로지어진이름이라고한다.어머니가태어나어린시절을보내셨던고향은이렇게김소월시인의시,‘엄마야누나야’가생각나는강변과금빛의모래톱이있는철새들의낙원과도같은곳이었다.지금도가을에강가로가면언제나기러기와외갓집이생각난다.아련하고애처로운어머니에대한기억과함께....

28p.
고니와큰고니는사람들에게아주친숙하고인기있는새로,우리나라철새도래지의강과저수지등에서관찰된다.특히큰고니는낙동강하구지역에서는아주대규모로무리지어월동하는것을볼수있다.고니는큰고니들틈에서드물게볼수있는데야외에서관찰하면큰고니와구분하기쉽지않다.흔히부르는백조(白鳥)의순우리말이고니이며,고니는우리나라에서겨울을나는기러기목의철새이다.가까이가서보면아주큰새인고니류는어린새일때는털색깔이회색빛을띠다가다자라면완전히흰색의아름다운새가된다.
37p.
어렸을때는도심의하천이나시골의연못같은데서집오리들을볼수있었다.낮에는물위에떠있다가머리를물속에넣고자맥질하며무언가를먹곤했다.그런데이오리들이밤에는어디에서쉬는걸까궁금했던적이있다.그러다가중학교때인가,저녁무렵어느하천변을걷다가궁금증이풀렸다.그곳에는작은선착장처럼나무기둥을세워만든구조물이있었는데그아래에나무로만든조그만닭장같은집이있었다.해가저물어가자,물위에있던오리들이땅으로올라와깃을다듬고는그안에들어가옹기종기모여쉬는것이아닌가!오리주인이와서몰아넣지않아도저녁이되면알아서집으로들어가는것이신기해보였다.

46p.
환경변화에민감한논병아리나뿔논병아리와는달리사람들이만든인위적인공간에제법잘적응하며사는새가있는데물닭이바로그주인공이다.요즘에는강이나연못,저수지는물론바닷가에서도물닭을보는일이흔해졌다.물닭은검은색몸통에하얀색의부리가특징적인데“저까맣게생긴오리는뭐예요?”라고묻는아이들의질문에제대로답해주는어른들은드문것같다.물닭은예전에는그리많이보이지않았는데근래에는우리나라에서흔히관찰되고있다.왜그런지조사가필요해보이는데인간들과함께사는것에잘적응한것으로보인다.물닭은농경지부근의저수지나습지,생태공원의연못같은곳에서도다른조류들틈에서잘살아가는모습을볼수있다.

63p.
강하구는큰무리를이루고있는철새들을관찰하기좋은곳이다.풀이무성하고나뭇잎이우거져장애물이많은여름보다는철새들이무리지어다니는모습이잘보이는겨울이새들을관찰하기는좋은환경이다.겨울철새들은보통가을이깊어갈무렵찾아와봄에북쪽으로이동을시작한다.반면여름철새들은봄이나초여름에남쪽에서찾아와번식을한후다시월동지로돌아간다.그리고1년내내우리주변에서볼수있는텃새들이있다.

69p.
이런맹금류를보는것은어린소년들에게모험심을자극하는굉장한경험이었다.내가어렸을때는산에올라가장수풍뎅이나사슴벌레,하늘소같은큰갑충류를잡는다거나맹금류를보는일이친구들에게우쭐하게내세우는무용담이될수있었다.아스팔트인지콜타르인지모를시커먼것을칠해놓은,나무로만들어진높은전봇대위에서쥐를잡아먹고있는솔개,말똥가리,황조롱이같은맹금류를제법보던시절이었다.초등학교저학년때바닷가가까운동네에서살았는데,전봇대꼭대기에서쥐나비둘기를잡아먹는솔개를종종볼수있었다.특히날씨가스산해지기시작하던11월부터겨울동안에많이보였다.

73p.
아버지에게서들은매사냥에사용된매는참매가아닐까생각된다.해안이나강하구의새들을주된먹이로삼던매,즉흔히말하는송골매는평야가펼쳐진곳에서사냥에이용하기좋았을것이고,참매는수풀이우거진산악지대에서매사냥을하기에좋았을것이다.해안이나평야같은넓은장소에서작은새를사냥하는매는길고좁은날개구조를지녀엄청난속도를낼수있다.반면참매는장애물을순간적으로피해나가며단거리스피드를내기좋은날개구조를지니고있다.많이헷갈리는부분이기는한데매는매과이지만참매는수리과에속하는새이다.

83p.
아버지에대한기억이바다와산이라면김해가고향이었던어머니는강의기억이다.어린시절외갓집에갈때낙동강을건넜던기억이선명해서일게다.어머니의손을잡고걸었던강가둑길에서는수많은새들을볼수있었다.특히가을부터겨울까지의낙동강하구는철새들의천국이었다.다른지역에서는보기힘든희귀한새들도관찰할수있는곳이었다.겨울철낙동강하구에서볼수있는희귀한맹금류중에는참수리가있다.수리류중에서도대형으로굉장히보기드문새이지만,겨울에강하구나갯벌같은데서웅장한자태를간간이보여준다.노랗고두꺼운부리와하얀색의어깨와꼬리가특징인참수리는강하구에서는하늘의제왕이라고할수있다.강렬한노란색부리와동그랗고매서운눈을가진참수리는만화에서나나올법한모습을하고있다.

90p.
계절에따라사는곳을이동하는새들,즉철새는우리나라에서겨울철새와여름철새로나뉜다.새들의습성에따라멀리북쪽에서여름을나고겨울은우리나라에서보내는겨울철새가있고,반대로겨울동안추운날씨를피해따뜻한남쪽에서지내다가여름에우리나라에오는여름철새가있다.이런새들은여름과겨울동안자신이머무를곳으로이동한다.철새들중에는이동거리가아주먼새들이있다.도요새류가대표적인데여름에는북극에가까운시베리아,알래스카등툰드라지대에있다가겨울에는아주먼남반구의오스트레일리아나뉴질랜드까지이동하는새들도있다.이런새들은이동거리가너무길어서중간에우리나라같은곳에서잠시머물며쉬었다가가는데이렇게중간에,주로봄과가을에,잠시머물렀다가가는새들을철새중에서도나그네새라고부른다.

97p.
꼬마물떼새는새끼를기르면서둥지와새끼를보호하는데특이한방법을쓴다.알이나새끼가있는곳근처에천적이나타나면어미새는마치날개나다리를다친것처럼허우적거리거나비틀거리는행동을한다.그러면천적인침입자는그행동을보고어미새를쉽게잡을수있을것으로생각하고달려든다.그렇게어미새는계속해서침입자를둥지로부터먼곳으로유인하며잡힐듯말듯도망가면서알이나새끼를보호하는행동을한다.생존을위해새들이천적으로부터자신이나새끼들을보호하려는이러한행동을의상행동(擬傷行動,brokenwingdisp.lay)이라고한다.

109p.
그야말로조용한절간에어디선가‘딱딱딱따그르르르’하는소리가들렸다.소리는머리위쪽에서나고있었고,소리나는곳을찾아보니높은나무위에서오색딱따구리가부리로나무를쪼고있었다.큰나무줄기에수직으로매달려오르내리며나무를쪼아댔다.경내에서는목탁소리보다빠른박자의딱따구리소리가제법잘울려퍼지고있었다.오색딱따구리는멀리서도구분하기쉬운새이다.도시의야산이나공원의큰나무가있는곳에서도종종보이곤한다.딱따구리는어린시절부터TV만화영화로접해익숙한이름이다.
딱따구리류의새들은절근처나야산의큰나무에서자주보곤하는데주로나무의높은곳에있는경우가많다.그런데이런딱따구리중에서비교적낮은곳까지도내려와먹이를찾는종류가있다.그것은청딱따구리인데,부산의한생태공원에서큰풀이우거진버드나무아래쪽에서발견한적이있다.

130p.
어머니는오랫동안치매를앓다가돌아가셨다.병이깊어갈수록조금씩기억과감정을잃은무표정한얼굴로변해갔다.하지만어린시절동요는돌아가시기전까지도기억하고노래로부르곤하셨다.초점없는눈동자를하고있을때에는과연지금어머니의머릿속에는어떤세계가있을까하는생각을하곤했다.사랑하는사람들은물론자신에대한기억마저점점잃어가는슬픈병세속에서어떤생각을하고어떤기억을떠올렸을까?동요는고향을노래하고어린시절을추억하게하는것들이많다.어린시절친구들과함께뛰놀던강과들,마당에핀꽃들과담장에앉아지저귀는작은새들-이런풍경들이어머니의기억속에남아있지않았을까?인간이마지막숨을다하는순간까지생각나는것이있다면아마도이런추억의장면들이아닐까하는생각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