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여는 마음

창을 여는 마음

$15.01
Description
“자연과 세상 속에서 존재를 묻다.”
사유와 함께하는 계절의 산책, 『창을 여는 마음』 출간!

“계속 스쳐 가는 숱한 세계의 창 중에서 잠시 손바닥을 맞댄 채 온기를 교환하는 세계가 있다는 사실.
이들과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거의 모든 대화를 나눈다는 기쁨이 나를 쓰게 한다. ”
창을 여는 마음』은 혼자 걷던 사유의 길이 타인을 향한 마음의 창으로 번져가는 산책 기록이다. 혼자의 침묵 속에서 시작된 걷기는 계절의 결을 따라 깊어지고, 어느 순간 세계를 타인과 함께 바라보는 응시로 이어진다. 『리타의 산책: 봄, 여름편』이 자연과의 교감 안에서 자신을 재발견한 고요한 응시의 기록이었다면, 이번 책은 존재가 존재이기 위해선 누군가의 시선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아래, 함께의 의미를 향해 다가가는 연결의 여정이다. 저무는 오후의 햇살, 떨어지는 잎들, 나무 사이로 비치는 겨울의 빛, 깊은 풍경 속에서 작가는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고, 기억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고독은 더 이상 고립이 아닌 연결을 향한 서곡이 되고, 산책은 단순한 걷기를 넘어 관계로 나아가는 내면의 문장이 된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걸었다”로 시작되는 이 여정은 결국, 마음의 창이 조용히 열리는 자리로 우리를 이끈다. 자연은 그저 배경이 아니라 존재의 결을 비추는 언어가 되고, 계절의 침묵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누구와 함께 걷고 있는가. 이 책은 그렇게 삶과 삶이 스치는 찰나의 풍경 속에서, 닫혀 있던 마음이 다시 열리고, 잊고 있던 연결의 감각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들을 조용히 밝혀간다. 『창을 여는 마음』은 한 사람의 걸음이 누군가를 향하는 바람처럼 곁에 놓일 것이다.
저자

안리타

저자:안리타
2017년부터"모든순간을기록한다"는신조로꾸준히작품활동을이어오며독자들과깊은공감대를형성해왔습니다.화려함이나유행보다는초심을잊지않고,첫책을썼던마음가짐으로글을써내려가고있습니다.
그녀의대표작으로는『이,별의사각지대』,『사라지는,살아지는』,『구겨진편지는고백하지않는다』,『모든계절이유서였다』,『우리가우리이기이전에』,『사랑이사랑이기이전에』,『리타의정원』,『쓸수없는문장들』,『한때내게삶이었던』『마음이부는곳』등이있습니다.이러한작품들을통해삶의다양한순간과감정을섬세하게표현하며독자들에게위로와공감을전하고있습니다.
또한,안리타작가는글쓰기수업을통해자신의경험과노하우를공유하며,글쓰기를사랑하는이들과함께성장하고있습니다.그녀의인스타그램계정(@hollossi)에서는일상과글쓰기와관련된다양한소식을접할수있습니다.
안리타작가의작품과활동은독립출판서적에관심을가진독자들에게큰호응을얻고있으며,그녀의글은삶의통찰력과따뜻한위로를전해줍니다.
작가채널
instagram@hollossi

목차

PART1.창을여는마음
청력을다하다/소리를찾아서/소리의기원/펼쳐진세계위에서/새와창/그녀의창/다정의운명/한사람/영혼의일/노을,호수,산책/달,밤,산책

PART2.모든계절이유서였다
모든계절이유서였다/두개의눈/계수나무

PART3.쓸수없는문장들
모든것들의사이/좋아하는문장/거의없는문장/침묵하는문장/깊어진침묵속에서/비우는일/쓸수없는문장들

PART4.시각을넘어서
겨울,돌/남아있는것들/시각을넘어서/분리해서바라보기/확장의세계/존재에대한/삶을위한예술/밤하늘의유성우/시간의물결위에겹쳐진장들/인간의시간/너무나도인간의겨울/눈,사람/수국이라는계절/이겨울이지나가면/기다리는마음으로/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내가모르는신비롭고아름다운세상은상상력을자극한다.나는그것을빠짐없이옮겨적고싶다는강한충동을느낀다.세계는우리가알지못하는모든것을동원해완성된다는사실.결코도달할수없는,무수한종들이어우러져있는바로여기,다다른개별적시간이서로를모르는채함께흐른다.
어쩌면인간이기에모든것을다알수는없지만,삶의경이로움과불가사의함을상상하고,감탄하며,우리가속한세계와존재에대해더깊이사유하게된다는점은다행이다.이러한가능성속에서,인간은자신만의고유한감각을통해삶의아름다움을탐구하고,질문하며,순간의가치와삶의의미를깊이새길수있다.
아마도그것이내가이생에서발견해야하는중대한과제라여긴다.그리고그것을,비록미미하게라도인간의언어로옮겨적어전달하고자하는마음.아무도모르는것들을발견하고깨우는마음.그것이내몫이라여긴다.

-언제부터인가알게되었다.존재는그무엇도혼자서는존재할수없다는사실.이름도불러주어야이름이된다는사실,눈앞의것이살아있는풍경이되려면,마음을열어그것을꼭지그시바라봐주어야한다는사실도.마음이되기위해서는함께바라봐야한다.세계는결코혼자만의독백으로는의미가되지않으며,그어디에도닿지않는다.이제나는혼자알고있던세계의떨림을타인과공명시키는작업을한다.이글은그렇게창을여는마음이다.

-테이블에앉아노트를읽다가다시금덮고열기를반복한다.종이라는물성은내밀한이공간과저편의내가모르는공간이하나로만나는창이라는점이좋다.상상은늘가능성을허용한다.그리고나는이미거기닿아있는기분이든다.모든순간,계속스쳐가는숱한세계의창중에서잠시손바닥을맞댄채온기를교환하는세계가있다는사실.이들과서로를말없이바라보며,아무말도하지않지만,거의모든대화를나눈다는기쁨이나를쓰게한다.

-어스름과서서히섞이는이시간이실은가장황홀하다.슬픔과환희가뒤섞일때가장깊어지는것처럼,이순간의아름다움을완성하기위해모든것이동원된다.그순간,나는‘찬란하다’는말이떠올랐다.사라지는것은모두아름답다.나는이장면을눈이멀도록감상한다.곧이어핏빛노을은물위에남김없이쏟아졌고,마지막빛한줄기가물속으로뛰어들듯작렬했다.태양은긴꼬리와함께그렇게퇴장했다.

-저물어가는하루의끝자락에앉아떠나가는것을바라보고있을때,모두가어두움을끌고너머로사라질때,그때나는알게된것이다.하루가떠나가는것이아니라나의떠나감을.나는나를완전히통과한뒤모든것과함께무한히저편으로향한다.슬픔도기약도없이,어쩌면,그것까지산책인것이다.

-한사람이지나간후에남은여운같은것을생각한다.어떤사람은쉽게잊히지만,어떤사람의잔상은오랫동안내마음을떠나지않고,계속머문다.나는보이지않는것,모든것이가고난후에남아있는것들에관심이많다.그러니까향기와분위기에관심이많다.표정보다는뒷모습에,포옹보다는체온에관심이많다.말이막발화하기전이거나말이끝나는지점에멈춰서있을때처럼.언제까지나여전히모르는것으로남아있는모든것이나는늘궁금하다.꽃이피는것보다꽃이진자리가나를떨게한다.

-삶과죽음은서로대립하지않으며,오히려서로를비추고있기에,이순간내가해야할일은이제막태어난아이처럼모든것을새롭게시작하면서도동시에마지막인것처럼살아가는것이다.나는이모든양면을나란히어깨에짊어진채,어둠과빛이혼조된어스름사이로,삶이라는언덕을오른다

-그렇게가을이가는동안,찬바람이나무를거세게흔들었고,가지끝에남아있던잎들이우수수떨어졌다.가을이잎으로발자국을찍으면나는서둘러가는발소리가자꾸만들린다.어느덧바람은모든나무를흔들어깊은잠으로밀어넣고,인간인나는쏟아지는가을향기를모두들이쉰다.기억하는그힘으로살아내기위해서말이다.
기다림은나를더깊어지게한다.꼬박일년을기다려야할것이다.다시이벤치에앉아노트를펼쳐보려면,못다한계수나무향기를받아적으려면.

-바라봄의깊이를탐구하는여정에서나는‘나’를분리하여바라볼수있어야하지만,그길은쉽지않다.이분리는단순한거리두기가아니다.그것은나를객관적으로바라보는동시에,세상의진실에더가까이다가갈기회를준다.내가나를내려놓고,외부에서나를바라볼때,내가그토록의식하지못했던본질이드러나기시작한다.나를분리해바라보는순간,나는이전에는바라보지못했던나자신을발견하고,그너머의세계까지인식하게된다.새로운눈으로세상을보게되고,그시선은내가지금까지스쳐온것들을모두담아낼수있는그릇이된다.

-실제로이세계는우리의인식과전혀다르게구성되어있다.오로지순간만존재한다.매순간마주하는모든장면은,연결되어있지않은단한번의호흡이며,시간과물질의얽힘속에서잠시드러난결괏값일뿐이다.실상우리는의미를지닌존재라기보다,잠시이곳에현시된하나의현상이며흘러가는상태에가깝다.존재란,실은육신이아닌생명그자체의근원적인감각에더가까운것이다.나라고부를수있는것은,나를구성한물질속에서작동되는보이지않는역동성,곧영혼그자체이다.그것은확고한실체가아닌,결합하고이동하는운동이고,끊임없이촉발되는현상이다.그리하여나는오직현전(現前)의상태에머무른다.존재감,그것만남기고바라본다.살아있음이라는감각속에서본질을주시한다.
그렇게나와거리를둔채,모든믿음을모두반문하며답을찾아나설때,나는마침내눈을뜨게된다.

-끝나지않은,삶은,길위에발자국을찍는것이아니라,그발자국속에이야기를채우는과정이다.
사람은단지살아있는존재가아니라,마음속울림으로나아가는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