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해상도

서정의 해상도

$14.00
Description
뒤돌아보는 일을 하나의 세상으로 만든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끝까지 사랑의 편일 겁니다
"서정의 해상도"는 청년 출판사 유인도가 세계관인 보관도시를 드러내는 첫 번째 작품이자, 유인도의 구성원 전언호, 홍승재, 이한솔, 김은성이 한 편씩 글을 쓰고 오채원, 김민서가 꾸민 단편소설집이다.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동일한 결말 구조를 비롯한 몇 가지를 합의하는 앤솔러지 형식을 택했다.
오직 암시될 따름이지만, 사랑을 가능한 선명하게 설명하는 단어들이 있을 것이다. 각각 두 단어(각인과 소실, 모험과 동경, 다정과 믿음, 잔류와 간직)씩을 주제로,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네 편의 여정을 공개한다. 본문 앞뒤로는 "서정의 해상도"에 앞서 출판한 장편소설 "감각의 비망록"을 통해 암시된 유인도의 세계관을 구체화했다.


1. 전언호, 각인과 소실

저녁을 걸어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었다.
- 28쪽

예민한 젊음의 '나'는 '그녀' 앞에 소실되는 첫사랑의 기억에 당황한다. 그녀의 방에 있는 리시안셔스를 보고 첫사랑의 기억을 연상할 때, '나'는 사랑에 관하여 다시 생각하며 '그녀'를 영원히 사모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는 것은 녹록지 않은 현실과 예상 밖의 사건, 어릴 적에나 상상하던 마법의 공간이다. 현실의 울타리에서 움틀대며 사랑에 집착하는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 남은 이야기를 꾸려 갈 독자 앞에 산문의 색을 칠한 열차가 당도한다.


2. 홍승재, 모험과 동경

늘 내 곁에 나란하던 너였으나, 이번만은 내가 너의 뒷모습을 좇아야겠다.
- 58~59쪽

연인을 잃은 '나(진욱)'는 삶의 방향을 잃고 표류한다. 어느 겨울, 코트 주머니에서 발견된 연인 '단은'의 쪽지 한 장은 그녀의 흔적을 좇는 여행으로 그를 이끈다. 상실을 겪은 인간은 무엇을 붙잡고, 어떻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줄 것만 같은 길고 신산한 여정으로.


3. 이한솔, 다정과 믿음

올려다본 그의 눈동자 속에 내 얼굴이 별처럼 박혀 있었다.
- 108쪽

'준호'와 연인이 된 지 삼 년째 되던 어느 여름날, '나(도경)'는 예고 없이 이별을 맞는다. 준호는 현상되지 않은 필름 세 롤만을 남긴 채 도경의 곁을 떠난다. 그 후 '나'는 현상소에서 만난 손님 '재윤'에게 용기를 얻게 된다. 첫눈이 내리는 날, '나'는 재윤과 함께하며 준호와의 기억과 자신의 마음을 다시 들여다본다.


4. 김은성, 잔류와 간직

홀로 그곳에 남아 나를 가두는 감옥을 짓고, 기억의 박물관을 세웠다. 나는 매일 박물관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누군가는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 136쪽

과거를 너무 사랑한 '나'는, 그 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용히 사라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삶의 끝자락에서 떠오른, 언젠가 들었던 불가사의한 섬. '나'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출처 없는 희망으로 섬을 향하는 길에 몸을 싣는다. 과거의 순간을 간직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거기 잔류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기억을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끝내 나아가게 되길 바라며.

미지의 열차를 타고 환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결말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그것은 당신의 어떤 사랑과 관계되는지에 관한 치밀하고도 낭랑한 이야기, 서정의 해상도. 젊음이 떠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편린을 윤슬로 뒤바꾼 네 사람의 서정이 한 권의 소설집으로 묶였다. 본문 앞과 뒤에 교보문고 추천도서 “감각의 비망록” 속 전설적인 방랑자 체리 조에 얽힌 보관도시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풀어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바는 다음 책으로 이어질 것이고, 다음, 또 다음이 될 테지만……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이란 언제나 아래의 답으로 수렴하리라.
휘몰아치는 과거를 하나의 세계로 품고, 단호한 사랑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길 잃어도 잊지 않으려던 것으로 다시, 모든 아픔을 그곳에 두고, 종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저자

전언호

2000년생대전생.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연세대학교예술원에서공부했다.매일같은길에서마저정처없던기억을모아〈감각의비망록〉을썼다.

목차

서문
체리조에게009

본문
각인과소실019
모험과동경051
다정과믿음083
잔류와간직119

비문
체리조의답장157
편집장으로부터199
작가의말243
미주252

출판사 서평

그어렴풋하고도생생한아름다움이영원할수있도록

여기그들의글을소개할때의설렘이아직살아있다.책199쪽부터시작되는40쪽가량의주석에서나는지난날을나름대로지난하도록길게풀어냈다.하지만이제다시그들의글을소개해야하는시점이왔을때,얼마지나지않았음에도왠지새롭게말하고싶어진다.어떤말이독자의환심을살지에대해고민하고있지는않다.여전히,설명할수없는무언가글과글사이에있음을강하게고민하고있다.
그모든시간과기록의교두보가유인도는아닐까,우리는그속에서어떤경험을했으며목적한바를이루었을까?누군가의기억이온전히보관되길바라는동안우리는얼마나상처입고또회복했을까?
“서정의해상도”는위질문에관한답을담은네편의단편소설이다.'모험과동경,''다정과믿음,''잔류와간직,'그리고'각인과소실'은모두바닷가에서끝을맺는다.우리는바다로부터느껴지는것을온전히설명하는데언제나실패해왔다.그것이쓸어가는기억이란모래톱에앉아,수평선에서느껴지는바는또무얼지밝히려다밤을지새곤했다.이제그간의나날과앞뒤로은하처럼이어진생의시간이한권의책에담긴다.어쩌면우리가밝히려던것은사랑이아니었을까?바다에당도하는주인공들은제각기설명할수없는무언가에대해깨달은모습이다.골몰한질문의답을찾은사람처럼,왠지그눈빛의총명함이그려지는문장으로제각기다른시간같은공간을그려낸다.그모두는별개의경로를지니고있다.보관도시를향해가는길,열차가도착하는때또한모두다르다.하지만넷이깨달은바를나는하나로종합할수있다.그건사랑이다.그리고이말은영원히진부하지않다.글들은사랑을표하고,사이를잇는것또한결국에는사랑이라말할수밖에없다.
하지만반복되는것을지루해하는우리를위해비슷한말들이있다.사랑과사랑사이에서정이있다고말해도될까?그렇다면,이렇게말해도괜찮을까.우리는사랑한다.사랑하는모든것을서정으로엮고,그걸밝히려는모두의시도를해상도라명했다.아주낭만적인,서정의해상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