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

서라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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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 최초 9층 목탑을 건축한 백제 장인 아비지의 진수가 담겼다
선덕여왕과 비목랑의 대의를 향한 숭고한 사랑 이야기 !
경주 APEC 참가 세계 정상들과 언론인들에게 고대 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펼치는 소설
불타 무너져 내린 월성의 일정교,
그 잿더미 속에서 한 소년의 운명이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비목랑.
신라 제일의 대목장이던 아버지 순정은, 아들이 첫 걸음을 떼자마자 공사 현장으로 데려가 손
에 나무 향을 물리며 장인으로 길러냈다. 그러나 시기와 질투의 손길은 언제나 가까웠다. 불
의의 사고로 아버지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남겨진 것은 "신라 제일의 목수가 되라"는 마지
막 유언뿐이었다.
실의에 빠진 소년은 김유신이 이끄는 화랑도의 낭도가 되고, 그곳에서 만난 소녀 덕만과 함께
푸른 꿈을 나눈다. 훗날 그녀는 신라의 운명을 짊어진 선덕여왕이 되고, 그는 학문의 길을 찾
아 먼 당나라로 향한다. 그러나 학문보다 뜨겁게 피 속을 흐르는 것은 건축과 절대미에의 갈
망이었다. 당에서 그는 백제의 국자감 동료인 휼천에게 대목장 아비지를 소개받아 제자가 되
고, 그 딸 연지와의 첫사랑은 청춘의 심장을 흔든다.
한편, 덕만은 왕위에 올라 살아 있는 부처로 불리지만, 여자의 왕권은 늘 조롱의 대상이었다.
백제 의자왕의 침공으로 대야성이 함락되고, 당 태종마저 모욕을 퍼붓는다. 절망의 나락에서
여왕은 마침내 결심한다.
“하늘에 닿을 탑을 세워, 신라의 국운을 일으키겠다.”

그 탑은 황룡사 9층목탑. 80미터에 이르는 목조건축,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위업이었다. 신라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울 수 없어 결국 백제 장인 아비지를 불러오고, 그 현장의 실질적 주역은 비목랑이었다. 탑을 올려가는 과정에서, 비목랑과 여왕은 화랑 시절의 인연을 되찾아 서로의 마음을 알아간다.
그러나 권력의 그림자는 어김없이 드리운다. 상대등 비담과 책사 염종은 “여주불능선리(女
主不能善理)”라 외치며 반란을 꾀하고, 탑의 창건을 집요하게 방해한다. 여왕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비담에게 최고의 관직을 내어주며 협상을 하지만, 결국 반란은 피할 수 없었다.
불길 속에서도 탑은 세워졌다.
여왕은 직접 칼을 들고 전장을 누비지 않았으나, 탑과 첨성대를 통해 하늘과 백성을 잇는 다
리를 세웠다. 그것은 무력보다 강한 위로였고, 민심을 묶는 끈이었으며, 삼국통일의 초석이었
다. 비목랑은 황룡사 9층탑과 첨성대를 설계하며, 돌과 나무와 별빛 속에 천년의 이상을 새긴다.
여왕은 병약한 몸으로도 끝내 그 꿈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사후 20여 년, 신라는 백제를 멸
하고 고구려를 굴복시켜 마침내 천년왕국의 문을 열었다.
저자

권길상

저자:권길상
대학을졸업하고일본과미국을거쳐일본목수가된뒤한국으로돌아왔다.현장에서쌓은생생한체험을바탕으로『내손으로짓는내집』,『전원주택데크만들기』,『전원주택계약의모든것』과같은책을출간하여베스트셀러작가가되었다.2024년에는계간《인간과문학》에단편소설〈무뎌진대팻날〉을발표하며문단에등단했다.

황룡사가현존했다면세계최대의본당과81미터높이의9층목탑을자랑했을것이다.본당의재건은차치하고,몽골침입으로본체는불타사라졌으나9층탑은주춧돌65개가또렷이남아있다.목수의눈에는그것을다시세우지못할까닭이없어보였다.

오늘,K-문화가세계로뻗어가는이시점,세계인의시선이APEC개최로경주에쏠리고있다.경주가자랑할수있는가장큰자산중하나는바로전통건축물이다.본저자는안타까운마음으로,소설로나마황룡사9층목탑을재건하여서라벌전체를부활시키기로결심했다.

목차


영문판
주요등장인물
여왕의서거
난의진압
대목장순정
용화향도
당나라유학
스승과제자
태자,덕만공주
수제자
살아있는부처
대덕자장
지기삼사2
어느상량식
비목랑의독립
콘고구미金剛組사람들
신라의위기
자장의귀국
염종의모의
모욕
황룡사9층탑의비밀
탁란지계
재회
심주心柱
유신과재회
비목랑의활약
첨성대
밀애
붕괴위기
절대미의완성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소설은불가능에도전한한목수와,여인의몸으로제국의혼을일으킨한여왕의이야기다.무너진서라벌을다시일으킨황룡사9층탑,그장대한부활의서사다.

갈등구조

개인적갈등:비목랑의장인으로서의꿈vs첫사랑연지vs여왕과의운명적인연
정치적갈등:선덕여왕과신진진골세력vs비담·염종중심의구귀족세력
역사적갈등:기술이부족한신라vs백제장인아비지와의협력,삼국간패권경쟁

주제의식

“불가능에도전한건축,한여왕의신념이민족을일으킨다.”
예술과권력,사랑과신념,남성과여성,개인과국가의갈등을아우르는건축·정치·사랑서사.

차별성

실제역사적사실(황룡사9층목탑,첨성대,비담의난,의자왕의침공)을기반으로하면서,
건축학적디테일과화랑도·장인세계의서사를입체적으로결합.
K-문화세계화와직결되는소재:경주의세계문화유산을소설적으로재조명.
대중독자에게는사랑과성장드라마,학술적으로는고대건축과역사재현,
글로벌시장에서는동아시아여성통치자서사라는다층적매력을갖춤.

작가의말

“황룡사9층탑을다시짓는마음으로”
황룡사9층탑은신라의왕경,서라벌에실존했던건축물이다.만약지금까지남아있었다면,그것은단연코세계최고最高의목탑이었을것이다.신라인은당시9층짜리목탑을지을수있는독자적기술을갖추지못했다.그러나백제장인아비지의기술과선덕여왕의의지,그리고건축을통해하나가되고자했던열망은그불가능을가능케했다.황룡사9층탑은몽골군의침입으로불타기전까지,600년넘는시간을견디며그자리를지켰다.그탑으로삼국이하나로묶였고,백성은위로받았으며,한반도는천년왕국의꿈을꾸게되었다.

그러나고려의유학자김부식은이렇게말했다.
“양은강하고음은부드러우며,사람으로치면남자는존귀하고여자는비천한것.하물며늙은여인이안방에서정사를보는것은하늘의이치에어긋난다.”
“암탉이새벽을알리면나라가망한다하지않았는가.”

삼국사기를집필한그는여성군주의치세를모욕적인비유로매도했다.오늘날같았으면열번도넘게탄핵당했을발언이다.그는모화주의적사고와남성중심이념에매몰되어부드러움이강함을이긴다는이치를끝내이해하지못했다.황룡사9층탑은서양건축의절정으로불리는사그라다파밀리아성당에견줄만한위대한작품이다.직접바르셀로나를방문해그성당을본사람이라면,그건물앞에서아무말도하지못했을것이다.거기엔감동이,상상력이,그리고건축가의영혼이살아있기때문이다.가우디는직선을거부했다.세상의건물들이제작의편의때문에직선으로지어질때,그는곡선이선이고,직선은악이라믿었다.건축은고된노동이지만,그결과는한편의시이며,하나의우주다.관객은그안에서창조자의손을느끼고,그들의열정과예술혼에경의를표하며,자신의일상에서도새로운아름다움을꿈꾸게된다.

그런마음으로,나는황룡사9층탑을다시지어보고싶었다.실제의건물이아닌,한편의소설로나는1400년전,창건의주역들과그에맞서반대했던자들의목소리를빌려역사와예술,종교와정치가교차하는황룡사9층탑의세계로독자를초대하고싶었다.일층에서구층까지의비례미,기둥하나하나에스민장인의숨결,탑신을감싸는불심의의미를상상해주신다면,나는그걸로족하다.황룡사9층탑과거의같은시기,여왕은첨성대도세웠다.그구조는현대의과학적분석으로도놀라울따름이다.건축하나하나에그녀는철학,신앙,통치이념을깃들게했다.그레이엄핸콕은이집트의피라미드를가리켜“신의지문”이라했다.나는여왕의건축물에서도그와같은손길을느낀다.신라왕경의무덤과건물,심지어안압지의물길까지첨성대를중심으로별자리처럼배치된것을보고나는감탄하지않을수없었다.

고대이집트의쿠푸왕이피라미드를천국으로오르는계단이라여겼듯,여왕은황룡사9층탑을정토를향한상징,사후세계의설계도로그려낸것이다.서라벌은지진이많은지역이었다.그럼에도첨성대는무너지지않았다.장인들의기술과감수성이그만큼뛰어났음을증명했다.불행히도황룡사9층탑은고려고종25년(1238),몽골군의침략으로소실되었다.지금은주춧돌몇개만이그위용을증언할뿐이다.이소설은그잊힌탑을,다시세우고자하는기억의건축이다.건축은열정없이는세워질수없고,예술혼이없이는살아남을수없다.그시대에도그랬고,지금도그러하다.

나는독자들이이책을읽으며그탑이얼마나위대했고,그탑을지은이들이얼마나고귀한예술혼을품고있었는지를함께느끼고동참해주시기를바란다.언젠가그날이와서,축구장11개에달하는황룡사터위에그위대한탑이다시우뚝설날을오늘도나는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