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살벌하고 웃기는 (우리 곁의 그리스 여신들)

아름답고 살벌하고 웃기는 (우리 곁의 그리스 여신들)

$22.00
Description
최고의 고전학자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
나탈리 헤인스가 들려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방대한 고전 고증을 바탕으로 복원해 낸
가부장적 해석 속 가려졌던 여신의 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을 이야기의 캐릭터로 이해하는 현대인과 달리, 고대인들은 여신의 존재를 믿고 오래도록 숭배해 왔다. 곳곳에 신전을 세워 기도했으며 일상생활 중에도 여신을 불러내 도움을 구하곤 했다. 고대인들에게 여신은 어떤 의미였을까? 서양 고전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앞장서 온 나탈리 헤인스가 이번에 8명의 그리스 여신을 소개한다. 단순히 신화 속 서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여신들이 고대사회에서 실제로 수행했던 역할과 기능을 깊이 탐구하여 예술과 문학 속 오랫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던 부분을 채워냈다.
“이 불완전한 그림에서 빠져 있는 부분을 채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여자도 예술을 만들 수 있고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 이 모든 신과 괴물에 관한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원한다면 우리 자신의 모습대로 만들 수 있다.”
호메로스, 베르길리우스, 헤시오도스, 오비디우스의 서사시, 에우리피데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디오도로스 시켈로스, 리비우스의 역사서 등 방대한 양의 문헌뿐 아니라 회화, 조각, 크라테스, 킬릭스 같은 고대 유물까지. 치밀한 분석을 통해 저자는 여신들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고증한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에 등장하는 복수의 여신들(에리니에스)은 법체계가 자리 잡기 이전의 사회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 절대주의자 여신들은 예외 없이 잘못을 저지른 자들을 세상 끝까지 쫓아가 벌을 주었다. 이들은 존재만으로 공포를 일으켜 고대인들이 자연법을 지키게 만들었다. 이는 곧 복수의 여신들이 약속과 맹세의 수호자라는 중요한 기능도 겸했음을 의미한다.
『아름답고 살벌하고 웃기는』은 그동안 오해받았던 그리스 여신들을 재해석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신들을 다시 소환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헤스티아는 조용히 화덕을 지키는 여신으로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가정일이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에서 헤스티아는 다른 어린 신들에 의해 점점 밀려나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화덕이 모든 집과 신전의 중심에 위치해 있음을 강조하며 헤스티아가 모든 곳에 거주하는 여신임을 상기시킨다. 더 나아가 모든 봉헌물을 불로 태워지기에 헤스티아는 언제나 가장 첫 번째 제물과 마지막 제물을 받는 중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처럼 저자는 철저한 고전 연구를 바탕으로, 여신들의 의미를 생생하게 복원해 낸다.
이 책의 한국어판에는 독자들이 그리스 여신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더했다. 각 장의 도입부에는 본문에 언급되는 고전, 유물, 회화 등 예술 작품, 문학 작품, 영화, TV 시리즈 같은 대중문화 등 콘텐츠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회화와 유물을 컬러 화보로 실어 독자들이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름답고 살벌하고 웃기는』이 여전히 현대 콘텐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풀어주는 안내서가 되길 바란다.
저자

나탈리헤인스

저자:나탈리헤인스
소설에주어지는매킬버니상최종후보에올랐고,『이오카스테의아이들』에서는페미니즘적시각으로안티고네와오이디푸스왕을개작했다.수많은여성인물의시점에서트로이아전쟁을새로이쓴『천척의배』로여성문학상최종후보에올랐고,『스톤블라인드』에서는페르세우스와메두사이야기를다뤘다.논픽션으로는『판도라는죄가없다』,『현대의삶을위한고대가이드』등을썼다.BBC라디오4프로그램「나탈리헤인스의고전스탠드업」의작가이자진행자이기도하다.2015년에는그간의공로를인정받아서양고전문학을영국대중에게널리소개한이들에게주어지는고전학회상을수상했다.또영국최고의코미디상인에든버러코미디상신인상부문에여성최초로노미네이트되기도했다.

역자:홍한별
글을읽고쓰고옮기면서산다.『이처럼사소한것들』,『클라라와태양』,『상실』,『나는가해자의엄마입니다』,『천척의배』,『해석에반하여』등의책을옮겼다.『밀크맨』으로제14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저서로는『흰고래의흼에대하여』,『아무튼,사전』,『우리는아름답게어긋나지』(공저),『돌봄과작업』(공저)등이있다.

목차


서론

무사이여신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데메테르
헤스티아
아테나
복수의여신들

감사의글
옮긴이의말

도판출처

출판사 서평

고대그리스비극부터레이디가가까지
시대를가로질러나타나는여신의흔적

나탈리헤인스는고전에서여신의새로운모습을발견하는것에서멈추지않고중세와근현대예술및대중문화까지폭넓게시야를확장하여여신의흔적을찾는다.그림과조각만이아니라소설,영화,코믹스,뮤직비디오와피겨까지,고대그리스여신들은오랫동안다양한매체를통해끊임없이재생산되어왔다.가장아름다운여신아프로디테의경우,그미를칭송하는예술작품이고대에서부터줄곧만들어졌다.르네상스시대를대표하는보티첼리의「베누스의탄생」을거쳐우디앨런의영화「마이티아프로디테」와레이디가가의「비너스」까지,아프로디테의이미지는시대를초월하여등장한다.사냥의여신아르테미스가지닌,활을잘쏘고강인하고독립적인이미지는마블코믹스,소설『헝거게임』과동명의영화에서확인할수있다.심지어저자는살인에서어떠한쾌락도느끼지않는아르테미스의냉정한얼굴에서영화「터미네이터」의아널드슈워제네거의기계적인이미지를떠올리는통찰을보여주기도한다.
“이책을시작할때는아널드슈워제네거를아르테미스여신에비교할일이생기리라곤생각지못했는데그렇게됐다.”
저자는현대의다양한예술작품에서여신들의모습이관찰되는현상에대해단순한차용을넘어그들이계속해서되살아나는근본적인이유를설명하고자한다.이는고전적신화가가진보편적인서사구조가현대를살아가는우리의고민과맞닿아있기때문이다.데메테르장에서는『호메로스찬가』와현대의소설과시,영화를번갈아제시함으로써데메테르와페르세포네의이야기를현대적으로재해석한다.상대의감정은전혀고려하지않은채페르세포네를납치한후사랑을구걸하며마치자신이피해자인양구는하데스.반면딸을구하기위해자신이사용할수있는모든방법을사용하여마침내모든신,심지어는제우스의뜻을철회시키는데메테르.두신을대조함으로써,하데스와페르세포네의로맨스가아니라데메테르와페르세포네의사랑으로이신화의초점을옮겨놓는다.시대를관통하는저자의분석은그리스로마신화가현대문화콘텐츠를이해하는데아직까지도유효한키워드임을깨닫게만든다.

여성작가의손에서재탄생하는여성인물
고정관념을벗어던진입체적초상

“소,사자,말에게사람처럼손이있어그림을그리고예술작품을만들수있다면말은말처럼,소는소처럼,기타등등자신의모습과비슷한신을그릴것이다.”
크세노파네스의글에서시작하는이책은이제껏남성작가들에의해여신들이그려져왔다는사실을상기시킨다.오래도록남성작가들은매력적인벌거벗은여성을예술작품에등장시켜왔다.그렇다면여성작가가그려내는여성과남성은어떠할까?『아름답고살벌하고웃기는』이서술하는여신들의모습은확실히고정관념에서빗겨나있다.병적으로질투심많은헤라,그의무시무시하고끈질긴복수는사실자신이언제든남편에게버림받을수있다는불안에서기인한다.저자는많은(남성)작가들이모든불화의원인을헤라에게만돌리며그녀의악독한행위를묘사하는데그쳤다는점을지적하고,오히려제우스의강압적이고폭력적인지점들을예리하게밝혀낸다.저자가보기엔모든문제의원인은“인내심이바닥난아내”가아니라“성질나쁘고여자를밝히는가부장”에있다.그리고이러한헤라의처지는일반적인고대그리스여성의불안한처지와그대로닮아있다.
또한남성작가들이여신을이분화하고단편적인서술에그쳤던것과달리,헤인스는여신을지극히입체적인존재로다루며부정적인면모또한가감없이소개한다.지혜의여신이자영웅의수호자인아테나는“최전선에서함께싸우는”존재이자특히그리스군이필요로할때“그곳에있다.”그러나동시에굉장히자기중심적이고차별적인여신이기도하다.자기가아끼는자가아니라면망가지고죽더라도개의치않고,심지어는영웅아이아스의타락을지켜보며즐거워하기까지한다.게다가“자신은어머니가없이태어났으니결혼을제외한모든일에서남자의편이며,전적으로아버지를우선시한다고”말할만큼가부장적인면모를지녔다.이러한여신들의입체적인초상은독자들이신화속여성인물의주체성과힘을발견하도록도울것이다.앞선크세노파네스의글에대해저자는다음과같이답한다.
“이것이크세노파네스가던진질문에대한나의답이다.여자가남자들처럼예술을한다면,그들이창조한여신은정말끝내주게멋있을거라고.”

절대지루할틈없는신화
스탠드업코미디언의유머를더하다

『아름답고살벌하고웃기는』의강력한매력은생동감넘치는문체와통쾌한유머에있다.케임브리지에서공부한나탈리헤인스는고전학자로서의철저함을갖추면서도,스탠드업코미디언으로서의유머러스한문체로독자들이지루할틈없이책을따라가도록만든다.저자의탁월한유머감각은영국최고의코미디상인에든버러코미디상신인상부문에여성최초로노미네이트됨으로써입증된바있다.이러한장점을살려BBC라디오에서「나탈리헤인스의고전스탠드업」을10년넘게진행하고있다.
무엇보다저자의유머가가장빛을발하는순간은모순을신화속에서모순을발견할때이다.첫번째장에서저자는무사이여신들이창작의힘을나누어주는존재임에도위협적이지않을만큼예쁘고,춤추고,노래하는특징을가졌기때문에“찬양받으면서동시에과소평가된다”는점을지적한다.이런상황을여신들이느꼈을황당함과불쾌감을담아“내가자란동네에서는이건그냥싸우자는거다.”고정리한다.이어서무사이에게도전하는걸말릴수는없겠지만“그러다보면까치로변할수도있다”고경쾌하게경고를더한다.“고전을오늘날의관점에서보기를누구보다잘하는작가”라는옮긴이의말처럼저자는비판적인지점을재치있게전할줄안다.고대와현대사이를자유자재로오가며고전에서현대적맥락을잘포착하는이러한서술방식은여신들을마치지금이세상을함께걷는여성들처럼생생하게그려낸다.덕분에그리스로마신화에익숙한독자에게는신선하게,익숙하지않은독자에게는친근하게느껴질것이다.
“헤스티아는조용히집에앉아있는게당연시되다보니그리스신화의장대한서사에서누락될때가많은데,로마화된베스타는그보다는더눈에뜨이는편이다.특히폼페이에서는빵집에서베스타제단이무수히발견되었다.안그래도호감가는구석이많은다재다능한여신인데다심지어탄수화물의수호신이기까지하다니,이여신의매력의끝은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