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제자백가를 소요하다(큰글자책)

장자, 제자백가를 소요하다(큰글자책)

$39.98
Description
춘추전국시대에 만개한 제자백가의 핵심적 사상들과 더불어 『장자(莊子)』에 대한 이해를 강의식으로 풀어낸 정용선 작가의 저서이다. 인간과 세계의 근본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꽃피워낸 사상가들을 만나보고 그들과 함께 장자를 알아가려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고대 중국사상과 장자를 통해 새로운 지식이나 일깨움을 얻기 위한 의도를 갖고 읽기보다는 강의자/저자의 목소리를 따라 가장 근원적인 인간 고민과 사유의 흔적을 따라서 가보는 과정에 책의 핵심이 있다. 그것은 제자백가 속에서 장자를, 장자 속에서 제자백가를 발견하는 이중적 과정이다. 제자백가와 장자에 대한 지식의 습득보다는 이들을 함께 발견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런 접근 방식이 큰 장점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마치 장자의 태도처럼 겸허하고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의 장자에 다가가는 ‘사유의 여정’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결국 장자와의 마주침을 사상사적 맥락과 함께 풀어내고 인식하는 저자의 사유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정용선

서울에서중고교를마치고서울대학교국어교육과를졸업했다.성균관대학교유학과에서「주자학의형이상학적특질에대한연구」로석사학위를,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장자의해체적사유」로박사학위를받았다.1960년대에태어나80년대에대학을다녔다.복잡한시대에청춘을보내고스스로에게꽃시절이없었다고한탄하다가늦은나이에공부를시작했다.그리고드디어장자와불법을만나면서고뇌로가득했던머릿속이정리되기시작했고,나이를먹으면서마음이편편해지기시작했다.장자의덕을많이보아서그에게감사하는마음을갖고있다.그리고죽을때까지공부할수있는불경들이산맥처럼버티고있는것에환희심을느끼고있다가,불현듯자리잡고앉아5년동안불경과논서대장정(大長程)을하면서여러선지식과대면하는시간을가졌다.앞으로전개될삶의인연사를여유롭고흥미로운시선으로기다리고있다.저서로『한국의사상』,『장자,위대한우화』,『장자,제자백가를소요하다』,『장자,고뇌하는인간과대면하다』,『장자,나를해체하고세상을해체하다』,『장자,붓다를만나다』가있고,역서로『동양삼국의주자학』,『죽림칠현과위진명사』가있다.

목차

머리말
제1강인류,집단적사고를시작하다
제2강중원에서의사유:유위대무위
제3강소강시대의사유:동과서-이(夷)와하(夏)
제4강공자(1):무위적요소와유위적요소의균형잡기
제5강공자(2):군자의길
제6강맹자(1):자연도덕주의혹은도덕이상주의
제7강맹자(2):도덕의왕국을꿈꾸다
제8강순자(1):악한본성을교정하라-예치의실용주의
제9강순자(2):지평(至平)의사회를추구하다
제10강노자(1):무위의집으로259
제11강노자(2):극단적자연주의의이상-소국과민
제12강한비자(1):외로운법술지사의비극적최후
제13강한비자(2):인간은믿을수없는것,오직법에의지하라
제14강장자(1):철학하는것’의의미-붕새가되어구만리창공을날다
제15강장자(2):구별되지만차별되지않는세계의실상
제16강장자(3):어떻게살것인가-꿈같은세상,꿈을꿈인채로즐기라
장자,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제자백가’와‘장자’를함께알아가는,나와세상을사유하기위한인문교양서

이책은춘추전국시대에만개한제자백가의핵심적사상들과『장자(莊子)』에대한이해를강의식으로풀어낸정용선작가의저서이다.인간과세계의근본문제에대해집중적으로고민할수밖에없었던시대가꽃피워낸사상가들을만나보고그들과함께장자를알아가려는여정을담은책이다.고대중국사상과장자를통해새로운지식이나일깨움을얻기위한의도를갖고읽기보다는강의자/저자의목소리를따라가장근원적인인간고민과사유의흔적을따라서가보는과정에책의핵심이있다.그것은제자백가속에서장자를,장자속에서제자백가를발견하는이중적과정이다.제자백가와장자에대한지식의습득보다는이들을함께발견하고알아가는과정이고스란히녹아있는이런접근방식이큰장점으로느껴지는것은,그것이마치장자의태도처럼겸허하고진솔하게있는그대로의장자에다가가는‘사유의여정’으로읽히기때문이다.결국장자와의마주침을사상사적맥락과함께풀어내고인식하는저자의사유의흔적이고스란히담겨있는특별함을느낄수있는책이다.
그런특별함은구성에서도드러난다.본문은16개의강의로구성돼있는데장자의철학에접근하기전에공자,맹자,순자,노자,한비자의순으로제자백가의사상을두루살펴보는과정이있다.저자는장자가제자백가사상중에서가장철학적인체계를갖추고있다고예고하는데,그건“당대의시대적문제를해결하기위한처방으로서제출된여타의사상과는달리인간과세계의근본문제에대한사유를주로다루고있다는의미”(15쪽)에서다.그런데그러한장자철학을3개강의를통해본격적으로다루기앞서무려13강을통해여타의제자백가사상을살펴본다.많은분량의다른사상가들을먼저읽음으로써장자사상의핵심에다가가는생각의준비를하는방식이다.책을처음펼칠때의아하게여겨질만한부분이다.저자가그동안대학에서행한제자백가교양강의가바탕이되었다는설명도있지만이점은책의의도를드러내는내용적맥락을반영한다는면에서중요하다.

책의구성적맥락의중요성-제자백가의‘무위’와‘유위’를거쳐장자의‘존재의실상’으로

저자가바라보는제자백가의사상을한마디로표현하자면‘무위(無爲)’와‘유위(有爲)’의변증법이다.본성에따르는무위로향할수록인간과자연을선(善)으로보고자연과가까워지려한다.맹자의성선설에기초한왕도사상이나노자의자연주의가그것이다.유위란목적을이루기위해자연의본래결을거슬러자연에인위적이고인공적인힘을가하는것인데,유위로향할수록인간과자연을악(惡)으로보고개조하거나통제하려고한다.순자의성악설에기초한예치사상과한비자의법가가그것이다.이렇게공자,맹자,순자,노자,한비자의사상이나열식으로소개되는것이아니라이분법적대립과균형의맥락에놓인다.공자의중용을저울추로볼때무위쪽으로나아간맹자와거기서더나아간노자가있다.반대방향쪽에는유위쪽으로나아간순자,거기서더나아간한비자가있다.장자는그런상황에서등장한다.
“그런데이렇게무위와유위로나누고자연과인간을나누고,이상과현실을나누는일체의사유를그자체로인간사유의‘유위’적결과로보고,각사유방식을바탕에서부터철학적으로검토하자고나선‘철학자’가있습니다.바로장자입니다.”(347쪽)
이책의두드러진맥락은저자를따라그저명한사상가들을유위와무위의사유로읽어가면서도계속뒤에나올장자를기다리게된다는점이다.그리고이점이바로기존의장자를다루는책들과도,제자백가를소개하는책들과도다른점이다.그런데이것을단지독자들의관심을유도하기위한책구성의방식이라고볼수없다는데이책의진정한의미가있는것같다.어색할수도있는이런구성을자연스럽게느껴지게만드는건장자연구가로서저자의학술적결과물이아니라장자를마주한한개인의사유의과정으로읽히는책의방향성이주는진솔함이기때문이다.

세상이라는텍스트,어떻게읽을것인가

장자를다루는마지막3개의강의에서저자는여러사상가를거쳐온독자들과함께인식의도약을시도한다.『장자』내편의「소요유」와「제물론」을중심으로사유에대한사유인‘메타사상’으로서의장자철학을향한여정을본격화한다.자크데리다의말처럼세상이하나의텍스트라면장자는텍스트의이런저런해석이아니라‘텍스트의실상’을본다는면에서우리에게‘철학하기(tophilosophize)’를보여준사상가로자리매김한다.‘실상을보려는사유’에서는세상이라는텍스트자체가인간의의지와무관하게이미짜여있는것이다.그리하여텍스트에대한다양한인간의해석이무의미한것은아니지만,텍스트자체는인간의해석과무관하게‘있는그대로자연으로얽혀서서로거래하며유전(流轉)하는세계’(354~355쪽)라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