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 없는 틈에 너는 사랑으로 피고 (김소영 시집)

사랑할 수 없는 틈에 너는 사랑으로 피고 (김소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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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때, 나의 힘으로 걸을 수 없을 때, 사랑하는 이를 위해, 사랑하는 이에 의해 걸을 수 있었다. 허다함을 덮는 사랑, 당신도 그 사랑으로 걸을 수 있기를. 당신이야말로 사랑할 수 없는 틈에 핀 사랑임을 알 수 있기를.”

“나란히 가고 있음이 분명한데 만날 수 없고, 영원토록 계속될 것처럼 단절되어 있다. 평행은 만날 수 없다. 만나지 않는 십자가는 없다. 기대서지 않는다면, 쓰러질 것이다. 가을은 ‘Fall’의 계절이다. 중력을 거스르는 인간이 없듯이, 중력을 거스르는 잎은 없고, 삶의 가을을 거스르는 인간은 없다. 다만 그 계절이 오기까지 숱한 봄과 여름이 있었음을 감사하고, 새 겨울이 결코 혼자이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꺼지지 않는 광기를 동력 삼아 겨울을 날 것이다. 이 가을의 기대가 헛되지 않게. 쓰러지는 이 있다면, 내 등으로 받칠 것이다. 나를 받쳐준 수많은 거목들의 흔들림을 나는 모른 체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끝내 멈추지 않도록, 삶에 애정을 담는다. 화로 굴린 바퀴는 금방 불타 버릴 것을 알기에, 가을까지만 쓰고, 겨울은 사랑으로 날 것이다.
삶이 배반할지라도 우리는 삶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만이 유일한 사랑이고, 그런 사랑으로 삶을 살 수 있기에. 오늘도 놀이터에서 인사를 건넨다. 결코 평행하지 않도록. 이 가을이 떨어짐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이대로 가을을 보내지 마오」중에서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오래 머물며 알게 된 것은 결코 슬픔이 슬픔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랑으로부터 얻은 것들을 다시 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 이 시는 당신 곁에 내가 남아서 곁이 되어 주겠다는 마음, 당신과 함께 계절을 나겠다는 마음이다.
저자

김소영

저자:김소영
1989년생.
번역일을하다가,아이들을가르쳤습니다.
갑작스런암투병을겪은후,매일성장하는마음으로살고있습니다.
슬픔이지나간자리에서오래머물다보니남아있는것들이있었습니다.다정한건넴들이제게위로가되었던것처럼,저또한누군가에게작은위로가되고싶습니다.
그치지않는사랑으로보답하겠습니다.

목차


시인의말9

너의계절

아이13
호수14
사랑하는이의뒷모습은15
너의계절17
초록19
달디단고난20
네잎클로버22
소녀23
봄을맞는다25
사랑26

밤과낮의길이는같지

먼곳으로부터31
밤과낮의길이는같지32
설거지에게화를냈다33
모자35
성장통36
그래아니야38
발톱40
눈위에앉았다42
유작43
숨44

밤을사랑하는마음

비둘기49
눈이오던날50
레몬52
바질토마토에이드54
갈대55
열56
곰58
눈과눈물60
집으로가는길61
밤의노래를부르자62

슬픔은나의힘

슬픔은나의힘67
야구와자전거68
사라진우주70
이별71
짝사랑72
빈자리73
우물75
슬픔은나의힘277
삶을살아낸다는건79
비내리지않기를기도81

출판사 서평

“삶의바닥에주저앉아있을때,나의힘으로걸을수없을때,사랑하는이를위해,사랑하는이에의해걸을수있었다.허다함을덮는사랑,당신도그사랑으로걸을수있기를.당신이야말로사랑할수없는틈에핀사랑임을알수있기를.”

“나란히가고있음이분명한데만날수없고,영원토록계속될것처럼단절되어있다.평행은만날수없다.만나지않는십자가는없다.기대서지않는다면,쓰러질것이다.가을은‘Fall’의계절이다.중력을거스르는인간이없듯이,중력을거스르는잎은없고,삶의가을을거스르는인간은없다.다만그계절이오기까지숱한봄과여름이있었음을감사하고,새겨울이결코혼자이지않을것임을알아야한다.
꺼지지않는광기를동력삼아겨울을날것이다.이가을의기대가헛되지않게.쓰러지는이있다면,내등으로받칠것이다.나를받쳐준수많은거목들의흔들림을나는모른체하지않을것이다.아이들의웃음소리가끝내멈추지않도록,삶에애정을담는다.화로굴린바퀴는금방불타버릴것을알기에,가을까지만쓰고,겨울은사랑으로날것이다.
삶이배반할지라도우리는삶을배반하지않을것이다.사랑만이유일한사랑이고,그런사랑으로삶을살수있기에.오늘도놀이터에서인사를건넨다.결코평행하지않도록.이가을이떨어짐으로만끝나지않도록.”
「이대로가을을보내지마오」중에서

슬픔이지나간자리에오래머물며알게된것은결코슬픔이슬픔으로만끝나서는안된다는것이다.사랑으로부터얻은것들을다시돌려주고싶은마음으로썼다.이시는당신곁에내가남아서곁이되어주겠다는마음,당신과함께계절을나겠다는마음이다.

나도누군가의등불이될수있을까
슬픔이지나간자리에피어난작은곁하나

누군가의등불이되어주고곁을내어주고싶은시인,김소영.《사랑할수없는틈에너는사랑으로피고》에는아픔이담겨있다.그러나그아픔이아픔에만그치지않는다.아픔을통해얻은견고한마음이위로의문장으로나아간다.아픔에서낚아챈언어들로시인은소박하게안부를묻고슬며시자신의곁을내민다.

시인은사랑이라는인간적인감정을과하게부풀리지도,또한윤리적인잣대로의미를퇴색시키지않는다.사랑이라는감정은마치시인을압도하는듯하다.자기사랑을넘어타인을사랑하고세상을어여쁜눈으로바라본다.끝내,그사랑은모든것의안녕을바라는언어로비친다.그렇게시인은시를통해누군가의평온을빌어준다.

무한한사랑의고백대신잔잔한다정함이담겨있는시집.볕좋은날,시집과함께할틈을내어보기를.어느새곁에자리한시인의따뜻한마음으로우린마침내또다른사랑을시작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