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베개 (이규철 시집)

팔베개 (이규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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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먼 뒷날 국화꽃마저 시들어
거무스레한 땅 빛에 묻혀들 가는 시월막사리 즈음
뜻밖에도 속 깊게 드리운 늦은 오후의 햇살이 잠시 들른
길모퉁이 헌책방 유리문 안 그제야 모습 겨우 비치는 서가 맨 아랫단쯤
비록 먼지 더께로 쌓여 있을지언정 여전히 시를 쓴다는 것이
내던지지 못하고 _ 작가 서문에서

저무는 노을 빛깔 머문 풍경 속
이규철 시인의 시의 행간을 서성이면 괜스레 눈물이 보인다. 누구나 사는 것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시인은 시로서 승화한다. 가다듬고 고치며, 밤을 지새운 치열한 시정신이 떠오른다. 도심의 소시민으로서 사는 것이 마땅치 않아 지하철을 타도 내릴 곳을 몰라 홀로 서성이기도 한다. 때로는 위정자들을 향해 욕을 해보기도 하지만 이내, 자아의 세계로 돌아온다. 하여 훌쩍 길손처럼 떠돌며 아름다운 들꽃 속에서 빛나는 보석을 찾기도 하고, 때로는 그 먼바다를 보며 사는 것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견디어낸다.
시인이 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세계는 사람살이 속의 소소하고 사소한 삶이나, 소외된 존재에 대한 고통, 자연, 부처님의 언저리를 맴돌기도 한다. 눈물이 많은 시인은 우주의 본질적인 질문까지 심연 바닥 통찰력있는 사고에 닿아 있다. 흐르는 물처럼 떠 내려가 어느 행성에 닿아 긴 겨울잠을 자고 싶어하는 작은 소망이 그가 시를 밀고 가는 힘이다. 외로움은 타인을 동반하지만, 시인은 그림자 속을 걷는 홀로 고독한 존재이다. 고독을 지혜롭게 다룰 줄 아는 사유의 힘은 뚜벅뚜벅 새로운 길을 걸어서 갈 것이다.
_ 박수찬(시인) 「해설」 중에서
저자

이규철

(李圭哲)

본적 서울.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2021).
사범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정년 퇴직.
시집 『계룡산』, 천우, 2021.

목차

처음에 붙여

Ⅰ
뭉게구름이 / 민들레 / 강아지풀 / 갯땅에서 / 겨울 민들레 / 괜한 눈물 / 그냥 떠가는 / 기도(祈禱) / 길손 / 꽃보다 이쁘다지요 / 꽃샘추위를 꿈꾸며 / 비 오시는 날 / 서해 군도(西海 群島) / 처음 / 가로수 / 나이들수록 - 묵언(默言) / 돌아온 뒤로 / 구운몽(九雲夢) / 매듭 / 어떤 슬픔에 대하여 / 온 삶을 다해 피는 꽃들이 / 한탄강 오월 / 사랑 타령 / 찔레꽃 / 여울목 낙엽

Ⅱ
팔베개 / 곁길 / 석불(石佛) / 시경(時經) 한 줄 / 독백(獨白) / 보길도(甫吉島) / 치악산(雉嶽山) / 눈물이 / 있는 그대로일 뿐인데 / 장마라는데 / 둥지 / 입때껏 뭐했는지 / 요양원 가기로 한 날 / 발돋움의 기억이 / 사모곡(思母曲) / 나비의 꿈 /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如是我聞) / 삼매(三昧) / 문(門) / 물결 잦아들면 보이는 / 한 올 그늘 없이 떠가는 나무여 / 빈집 / 우화등선(羽化登仙) / 겨울잠

Ⅲ
감꽃 / 동상(銅像) / 원추리 / 파리 / 내일이 없듯 / 노동절(勞動節) 목탄 크로키(croquis) / 망초, 개망초의 독립운동사(獨立運動史) / 다 바랜 편지처럼 / 더듬거리지는 말자며 / 봄동과 잡석(雜石) / 면접 / 빈털터리 된 뒤로 / 잇몸 / 사관(史觀) / 환승역에서 - 도시의 산물(産物) / 뒤척이기만 한들 / 새가 울더냐며 / 술값 / 탁본(拓本) / 토성(土城)이 무너지듯 / 대화편(對話篇), 딱 여기까지만 / 부용화에 걸린 기억들에 대하여 / 비행(飛行) / 헛꽃 유폐(幽閉) / 식객(食客)들의 꽃 잔치 / 진경산수(眞景山水) 속 잡풀 / 여느 입춘방(立春榜)보다

Ⅳ
빈손 / 풍경(風磬) 소리 / 배롱나무 / 물봉선 / 독서(讀書) / 설해목(雪害木) / 보리암(菩提庵) / 이후(以後)의 잠 / 오늘 / 버스정류장 / 헤어지며 / 그리 떠나들 가십니까 / 공주(公州) / 북어 껍질 / 달마도(達磨圖) / 가야산(伽倻山) / 구겨진 구두 / 노고단 그 후 / 한가위 가르침 / 선릉역 지나치며 / 툇마루 늙은 호박 / 전(煎) / 참나리 / 으름 / 편지 / 최욱경 선생 추모전을 - 오래전이었지만 / 폭우(暴雨)의 끝자리

해설 | 그림자 속을 걷는 고독한 존재의 기억 / 박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