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될지어다

그렇게 될지어다

$13.00
Description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아름답고, 끔찍한.

서로 의존하고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기이한 굴레.
강렬하고 섬뜩한 핏빛 호러로 그려낸 사랑과 폭력, 구원과 파멸이 맞닿은 지점.
질척거리는 밤의 감정들을 엮어 환상적이고 멜랑꼴리한 장르소설을 쓰는 이부 작가의 신작 소설 〈그렇게 될지어다〉가 모노스토리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무기력과 술에 찌든 염은 연인인 해수에게 폭력을 가하지만, 해수는 염의 곁을 항상 지킨다. 염은 그러한 해수를 사랑한다고 믿지만, 그 사랑은 지배와 폭력의 형태로만 드러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염은 창문 밖에서 자신을 응시하는 거꾸로 선 여자를 보게 되고, 이후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삶이 점점 무너지는 염을 지켜보던 해수는 염에게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제안하고, 제안을 받아들인 염은 지배와 소유의 대상이던 해수에게 의지와 보호를 구하는 존재로 변해간다.

〈그렇게 될지어다〉는 폭력적 남성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에 무너지다 결국 자신이 지배하던 여성의 세계 속으로 흡수되는 이야기로, 포식자(남성)와 피식자(여성)의 관계가 역전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렇게 될지어다〉는 사랑이라는 관계의 낯선 이면을 그린 섬뜩한 심리 호러이자, 장르적 스타일로 그려낸 남성 폭력에 대한 여성적 복수의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저자

이부

저자:이부
소설쓰고그림그리는부엉이모양사람.2021년리디북스와텀블벅에서주최한《에디션제로프로젝트》공모에장편소설『평화로운살인방법』이선정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주로질척거리는밤의감정들을엮어환상적이고멜랑꼴리한장르소설을쓴다.
『평화로운살인방법』『여름날에핀곰팡이심정』『까마귀와왜가리』「살아있으니만지지마시오」「파레이돌리아」등을발표했다.

목차

그렇게될지어다_07
작가의말_83
작가인터뷰_89

출판사 서평

『그렇게될지어다』는연인인해수에게폭력을가하던염이어느순간부터정체를알수없는공포에잠식되다가,결국자신이지배한다고믿었던해수에게완전한의존과복종의상태로변해가는이야기를그린다.작품은염과해수사이의관계주도권이서서히뒤집히는과정을통해포식자와피식자,가해자와피해자,남성과여성의위치가역전되는순간을강렬하고도섬뜩하게묘사한다.

『그렇게될지어다』는호러장르특유의문법을통해사랑의구조적폭력과지배관계의전복을드러내는데,이를가장효과적으로보여주는장치가바로소설에등장하는‘거꾸로선여자’와‘궤’이다.해수에게가한폭력이후마주한정체를알수없는‘거꾸로선여자’에의해염의삶은점점파멸되어간다.여기서‘거꾸로선여자’는염이그동안저질러온폭력의귀결이자,남성폭력에대한여성적복수의상징으로기능한다.소설의후반부에서염은‘거꾸로선여자’의공포를피하려해수가제안한‘궤’속으로들어간다.오직‘궤’속에서만‘거꾸로선여자’로부터안전하고편안함을느끼는염은이후해수의완벽한소유물로전락하게된다.결국‘궤’는염에게피난처이자감옥이며,여성을지배하는남성의폭력이마침내여성의품안에서지배되는전복의순간을가장상징적으로드러내는장치로작동한다.

『그렇게될지어다』가독자에게전하는공포는끈적거리는피와섬찟한비명이아니라,사랑이라는이름으로관계를지배하는인간의심리에서비롯된다.작품은어떻게폭력이관계속에서은밀히지속되는지를보여주며,끝내그폭력이폭력의주체를스스로붕괴시키는과정을통해사랑과폭력,구원과파멸이맞닿아있는지점을드러낸다.『그렇게될지어다』는호러라는장르적외피를입고있지만,결국은사랑의가장잔혹한진실에대한이야기다.서로의존하고지배당할수밖에없는사랑이라는이름의기이한굴레.이부의문장은아름답고도,끔찍하게그모습을펼쳐낸다.

모노스토리는이스트엔드에서새롭게선보이는단편소설시리즈입니다.‘단하나의이야기,단하나의울림’이라는컨셉으로한편의단편소설을한권의책으로소개해짧지만깊이있고,가볍지만밀도있는단편소설의매력을독자들에게전하고자합니다.모노스토리의작지만선명한목소리에독자들의세계가진동하고확장되기를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