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점 (양장본 Hardcover)

검은 점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누구에게나 있는, 그냥 흔한 점이야.

피해와 가해, 진실과 소문, 연대와 침묵 사이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폭력의 구조
개인의 상처가 타인을 향한 폭력으로 번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서늘한 시선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선택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 다섯 편 중 한 편인 이은지 작가의 소설 〈검은 점〉이 모노스토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 수치스러운 폭력을 당하고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소문의 희생자가 됐던 무영. 무영의 아픈 상처는 ‘검은 점’으로 남아 그녀의 삶의 태도를 침묵과 무관심으로 만들었다. 그런 무영은 회사에서 상사의 추행에 당당히 맞서는 동료 화영에게서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과 동조의 감정을 느끼고 그녀를 지지한다. 하지만 자신의 애인과 화영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무영은 화영을 향한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이고, 결국 화영을 무너뜨리는 비틀린 선택을 하고 만다.

〈검은 점〉은 개인의 트라우마와 사회적 폭력이 어떻게 연결되고 재생산되는지를 서늘한 시선으로 탐색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이러한 과정을 직장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직장 내 성희롱, 익명성 뒤에 숨은 집단 폭력, 피해자를 향한 의심과 낙인, 그 과정에서 흐릿해지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의 밀도 높은 서술을 통해 독자의 눈앞에 핍진하게 펼쳐 놓는다.

〈검은 점〉은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서사와 인물, 그리고 주제의식이 고르게 완성도를 성취하고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선택을 받은 작품으로, “개인적 트라우마와 사회의 구조적 여성혐오가 연결되는 서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모노스토리]
모노스토리는 이스트엔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하나의 이야기, 단 하나의 울림’이라는 컨셉으로 한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해 짧지만 깊이 있고, 가볍지만 밀도 있는 단편소설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모노스토리의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에 독자들의 세계가 진동하고 확장되기를 희망합니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
저자

이은지

살면서마주하는크고작은감정들을파헤치며글을쓴다.
2025년제5회오영수신인문학상에단편소설「나의고해」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당선소감_07
검은점_11
작가의말_87
작가인터뷰_93

출판사 서평

〈검은점〉은개인의상처가어떻게또다른폭력으로이어지는지를따라가며우리가일상적으로지나치는사회의구조적폭력을드러낸다.소설은단순히한개인의비극을묘사하는데머무르지않고오히려피해자가가해자가되는순간,근거없는소문이진실처럼작동하는메커니즘,그리고그모든과정에서침묵하고방관하는조직의얼굴을함께비추며이모든장면을독자들에게정면으로마주보게한다.

소설의중심에는오래된상처를품고살아가는화자무영이있다.어린시절성적폭력을당한뒤소문에의해‘걸레’라는낙인이찍히고공동체로부터고립되었던경험은무영의삶에지워지지않는흔적을남긴다.허벅지에남은검은점은단순한흉터가아니라,수치심이몸속에축적된결과이다.이감정은치유되지못한채내면에잠복해있다가어느순간뒤틀린방식으로타인을향해분출된다.이를통해소설은피해의기억이반드시연대와공감으로이어지지않는다는냉혹한사실을보여준다.무영은직장동료화영을향한질투와분노속에서거짓소문을퍼뜨리고그녀를피해자로만든다.작품이만들어내는윤리적긴장은바로이지점에서발생하는데,피해와가해,진실과소문,연대와침묵의모호한경계에서반복되고순환되는폭력의흐름을따라가는작가의집요하고도서늘한시선은독자에게쉽게안도할자리를허락하지않는다.

〈검은점〉에서주요하게다루는지점은근거없는소문이‘사실’이되어가는과정이다.사람들은빈약한단서와추측을통해진실여부의확인없이특정인물을비난하는소문을생산한다.각자의편견과욕망이덧붙으며소문은부풀려지고,공동의상상력속에서사실로굳어진다.이러한과정은무영의과거와화영의현재에서데칼코마니처럼같은모습으로나타나는데어린시절무영은근거없는소문때문에‘걸레’라는낙인을뒤집어썼고,화영은같은방식으로오해를받아끝내무너지고만다.소설은소문의속성이결국폭력임을강조하고,그폭력은언제나다수의무책임한참여속에서완성됨을보여준다.

소설에서이모든일이벌어지는배경은회사라는조직이다.성차별과권력남용이공공연하게존재하는공간.여직원은승진할수없고,상사의성희롱은농담처럼소비되며,피해자가문제를제기하면해결보다은폐와회유를선택하는곳.소설속회사는부조리로가득하지만이러한부조리가특별한사건처럼다뤄지지않는다.직원들은침묵하고,방관하고,때로는소문을소비하는참여자가될뿐이다.소설은조직의집단적인침묵과방관이야말로폭력이자라나고지속되는토양임을드러낸다.

피해자는언제든가해자가될수있고,진실은무책임한농담으로왜곡되며,조직은폭력과피해에침묵하고방관함으로써구조를유지한다.그리고이러한과정은계속해서반복된다.만약〈검은점〉이펼쳐낸소설속모습들이불쾌하게느껴진다면,그건아마도그모습들이소설속에만존재하는게아닌우리사회의축소판처럼느껴졌기때문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