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 고리 (양장본 Hardcover)

K의 고리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K는 알았다. 상승은 영원할 수 없다는 진리를.

파멸과 맞닿은 공허한 상승
욕망이라는 거대한 고리 속에서 끝없이 공전하는 인물들
범죄스릴러 장르로 밀도 높게 펼쳐낸 동시대 욕망의 매커니즘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 다섯 편 중 한 편인 김연우 작가의 소설 〈K의 고리〉가 모노스토리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고교 동창이자 사채업자인 박윤수의 사채까지 빌려 했던 코인 투자가 2억 원의 손실을 보자 김철수는 벼랑 끝에 몰린다. 죽음을 떠올리며 북악 스카이웨이를 헤매던 어느 밤, 김철수는 도로 위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자를 발견한다. 그의 가방에서 순도 99.9% 24K 골드바를 발견한 김철수는 망설이던 끝에 골드바를 훔치고, 그것으로 사채를 갚는다. 이후 폭등한 금값에 골드바 가치가 채무액을 상회한 걸 알게 된 김철수는 차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박윤수의 사무실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자신이 골드바를 훔쳤던 남자를 만나게 된다.

〈K의 고리〉는 인간(Kim), 금(24K), 케타민(Ketamine)이 서로 얽힌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욕망에 잠식되고 파국을 맞게 되는지를 서늘하게 그려낸 범죄스릴러다. 소설은 금괴와 케타민이 화자가 되는 독특한 시점을 활용해 욕망의 주체라고 믿는 인간이 실은 욕망하는 대상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K의 고리〉는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으로 “감각적인 문장, 환각적인 이미지, 사물 시점의 서술, 그리고 끝내 독자를 심연으로 밀어 넣는 결말”, “차갑고 탐미적이며 동시대의 욕망을 정확히 겨누는 범죄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노스토리]
모노스토리는 이스트엔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하나의 이야기, 단 하나의 울림’이라는 컨셉으로 한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해 짧지만 깊이 있고, 가볍지만 밀도 있는 단편소설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모노스토리의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에 독자들의 세계가 진동하고 확장되기를 희망합니다.
저자

김연우

철학을전공했다.장르와영역을넘나드는자유로운글쓰기를지향한다.
십분발휘짧은소설공모전에당선되었다.
소설집『지키고싶은마음의단편』에세이『내몸이기억하는것』을공저했으며,파도시집선『020낭만』『021청춘』『023환상』에참여했다.

목차

당선소감_07
K의고리_11
작가의말_75
작가인터뷰_83

출판사 서평

〈K의고리〉는동시대한국사회를지배하는욕망의메커니즘을범죄스릴러장르의형식안에밀도높게압축한작품이다.코인투자,사채,마약같은소재만놓고보면이소설은얼핏장르적쾌감에기댄범죄서사처럼보인다.그러나작품이끝내도달하는지점은사건의해결이나인물의몰락이아니라오히려인간이어떻게욕망에종속되어가는지를추적하는,존재론적성격의우화에가깝다.

제목의‘K’는소설속인간(김철수,Kim)이자24K의금이며케타민(Ketamine)이다.이셋은얼핏서로상관없는존재처럼보이지만욕망의주체와객체,매개라는점에서연결된다.김철수는코인을통해계급상승을욕망하고,금은시대를초월해영원한욕망의대상으로군림한다.그리고케타민은인간의비루한현실을지우고비틀린욕망을환각으로펼쳐낸다.소설은이세개의‘K’를하나의이야기구조안에유기적으로배치해자본,쾌락,중독에의해작동되는현대사회의욕망체계를적나라하게그려낸다.

이러한이야기를풀어내는데있어인상적인점은바로비인간시점의도입이다.2장「24K」에서금괴가,3장「KETAMINE」에서케타민이직접화자가되는순간소설의시선은급격히전환된다.인간중심적리얼리즘의프레임이해체되며인간은더이상세계의주체가아니라욕망의흐름속에서반응하는유기체로축소된다.2장「24K」에서금은인간의역사에서반복되는욕망의패턴을기억하며,인간의얼굴에서‘영혼의일부가일시적으로빠져나간듯한표정’을읽어내기까지한다.이러한금의의인화는인간이금을소유한다는착각을전복시키고금이라는물질적가치에종속되어있을뿐이라는냉소를드러내는효과적인장치로기능한다.

〈K의고리〉에서또하나인상적인점은추락과상승의반복적인변주이다.높은곳은김철수에게‘죽음을리허설하는장소’였다.그러나마지막에이르러높은곳은황홀경의장소로변모한다.추락의감각은상승의감각으로뒤집히고,환각으로현실의무게에서벗어나는순간은곧중독의순간이된다.이는케타민의‘K-hole’개념과도맞물린다.현실에서벗어나려는욕망은결국현실감각자체를붕괴시키며인간을공허한상승상태에가둔다.이때중요한것은인간이자기욕망(상승상태)을어떻게정당화하는가이다.김철수는끝내자신만은무너지지않을것이라믿는다.‘이번에도세상은자신을내버려둘것’이라고확신한다.그것은단순한자기기만이아니라현대사회를움직이는핵심적이면서도위험한논리이기도하다.실패는타인의것이고자신은예외일것이라는믿음.〈K의고리〉는바로그믿음이만들어내는추락과상승의구조를집요하게응시한다.

금과약물,환각과중독,추락과상승이서로를반사하며끝없이순환하는구조속에서인간은자신을통제하지못한다.그저욕망이라는거대한고리속을끝없이공전할뿐이다.〈K의고리〉가범죄스릴러장르의문법을통해우리에게보여주는자본주의적욕망의씁쓸하고도차가운실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