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가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세상이 내어주는 풍요로움은 차고 넘친다.
무심히 스쳐 지나던 길가의 상사화,
잎 하나 없이 여리게 피어나, 큰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흔들리던 그 꽃. 그 고요한 침묵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시의 숨결을 되돌려 주었다.
등단한 지 여러 해,
계절을, 사랑을 노래한 시편들을 휴대폰 속에 담아두고는 잃어버린 폰과 함께 놓쳐버렸다.
한동안 글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 상사화의 흔들림에 이끌려 다시금 시 한 송이를 이렇게 피워 내게 되었다. 드디어.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꼴등이 있기에 일등도 존재하듯,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몸짓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빛나고자 했다.
달 또한 벗이었다.
상현과 하현을 오가며 보름의 환희와 그믐의 어둠을 알려 주었다. 보름은 지친 세상을 고운 치장으로 다독여 주었고, 그믐은 너와 나의 허물을 덮어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든, 처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늙음도 젊음도 아닌 이 자리에 서서 그 누구와도 동무되길 바라는 것은 결코 욕심이 아닐 거다.
생각해보면 인생은 결국 옳고 그름의 저울이 아니라 길 위의 동행이다.
나는 다만 쓰고, 그대는 읽어 주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가을의 문턱, 9월이다.
올해 가을은 내가 만들고, 그 시작을
‘사이, 머무는 시간’ 속에 담아내려 한다.
그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조용히 들어 올리길 바라며
무심히 스쳐 지나던 길가의 상사화,
잎 하나 없이 여리게 피어나, 큰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흔들리던 그 꽃. 그 고요한 침묵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시의 숨결을 되돌려 주었다.
등단한 지 여러 해,
계절을, 사랑을 노래한 시편들을 휴대폰 속에 담아두고는 잃어버린 폰과 함께 놓쳐버렸다.
한동안 글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 상사화의 흔들림에 이끌려 다시금 시 한 송이를 이렇게 피워 내게 되었다. 드디어.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꼴등이 있기에 일등도 존재하듯,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몸짓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빛나고자 했다.
달 또한 벗이었다.
상현과 하현을 오가며 보름의 환희와 그믐의 어둠을 알려 주었다. 보름은 지친 세상을 고운 치장으로 다독여 주었고, 그믐은 너와 나의 허물을 덮어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든, 처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늙음도 젊음도 아닌 이 자리에 서서 그 누구와도 동무되길 바라는 것은 결코 욕심이 아닐 거다.
생각해보면 인생은 결국 옳고 그름의 저울이 아니라 길 위의 동행이다.
나는 다만 쓰고, 그대는 읽어 주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가을의 문턱, 9월이다.
올해 가을은 내가 만들고, 그 시작을
‘사이, 머무는 시간’ 속에 담아내려 한다.
그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조용히 들어 올리길 바라며
사이, 머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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