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머무는 시간

사이, 머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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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세상이 내어주는 풍요로움은 차고 넘친다.

무심히 스쳐 지나던 길가의 상사화,
잎 하나 없이 여리게 피어나, 큰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흔들리던 그 꽃. 그 고요한 침묵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시의 숨결을 되돌려 주었다.

등단한 지 여러 해,
계절을, 사랑을 노래한 시편들을 휴대폰 속에 담아두고는 잃어버린 폰과 함께 놓쳐버렸다.
한동안 글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 상사화의 흔들림에 이끌려 다시금 시 한 송이를 이렇게 피워 내게 되었다. 드디어.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꼴등이 있기에 일등도 존재하듯,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몸짓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빛나고자 했다.

달 또한 벗이었다.
상현과 하현을 오가며 보름의 환희와 그믐의 어둠을 알려 주었다. 보름은 지친 세상을 고운 치장으로 다독여 주었고, 그믐은 너와 나의 허물을 덮어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든, 처음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늙음도 젊음도 아닌 이 자리에 서서 그 누구와도 동무되길 바라는 것은 결코 욕심이 아닐 거다.
생각해보면 인생은 결국 옳고 그름의 저울이 아니라 길 위의 동행이다.

나는 다만 쓰고, 그대는 읽어 주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가을의 문턱, 9월이다.
올해 가을은 내가 만들고, 그 시작을
‘사이, 머무는 시간’ 속에 담아내려 한다.
그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조용히 들어 올리길 바라며
저자

김중용

저자:김중용
대구거주

목차

시인의말

사이,머무는時間 1
수국 2
쓰임새 3
능소화닮은 5
사.유 7
그남자 9
나의친구며늘아가야 11
남천의씨방 14
행복하소서 16
상사화 18
개와사람 19

일상의흔적 21
여운 22
거리의소산 24
주부 26
유유자적 28
요령 30
취기 32
붕어빵 33
졸업 35
돌무지어깨 37
몸살 39
알수없는거 41
비와막걸리그리고파전 42
마술사 43
빨래 44

나와나사이 47
익어가는우리 48
그리운가슴 49
서풍 52
소란한보통날 54
계절 56
신뢰 59
손톱밑가시 60
구름 63
연애 64
망종에부치는사랑 66
실수 68
설인사 70
꽃다발 72
슬리퍼 73
거울아거울아 74
거울아거울아2 75
친구 76


계절의숨결 77
봄처녀 78
찔레 79
바람의약속 81
비,선몽 84
두근두근~ 86
연결고리 87
봄맞을준비 89
외로운구름 91
봄에만난겨울 93
민들레홀씨 95
노루오줌 97
능소화,양반꽃이야기 99
상사화,마법의꽃이야기 101
등굽은소나무 103
유월밭에서 105
여름과의이별 107

고요의울림 109
아사리판 110
기자의맛 112
숨바꼭질하는맛 114
욕망 116
눈치보지않는세상 118
현실 120
작가의귀에소리 121
그림자 123
상처 124
드립 126
속내 128
폭삭속았수다 130
꿈 132
내안의호수 134
문인의속살 135
행복 137

김중용시인의이야기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