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때리고 (권혁일 장편소설)

바닥을 때리고 (권혁일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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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가 그들의 투박하고 절실한 드리블을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권혁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바닥을 때리고』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첫 장편소설부터 크라우드 펀딩 721%를 달성해 화제를 모았고, 이어 공개된 최근작 『첫사랑의 침공』에서 기발하면서도 세심한 묘사로 많은 독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번 신작에서 선택한 ‘농구’라는 소재는 또 어떤 강렬한 인상을 남길지 기대를 모은다.
『바닥을 때리고』에는 두 여성 인물이 등장한다.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방황하는 청년 ‘예리’와 홀로 어린 아들을 양육하는 싱글 맘 ‘진희’. 같은 마트에서 근무하는 두 여성은 우연히 구민 체육 센터에서 진행하는 농구 수업에서 만나게 된다. 『바닥을 때리고』는 각자의 이유로 농구를 찾아온 이들이 서로 가까워지며 삶을 대하는 자신만의 태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작가는 두 인물을 통해 우리의 삶 속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보통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청년 실업부터 이제는 익숙해진 이혼 가정까지,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할 만한 소재가 이야기에 주를 이룬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상황을 탓할 수 없다. 그들이 서툰 것도, 답답하고 미련한 것도 짐짓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각자의 호흡으로, 쿵쾅거리는 두 사람의 드리블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저자

권혁일

제가쓴책이노벨문학상은못받더라도(물론받으면좋겠습니다만),당신의작고소중한블로그에소개되는것만으로충분합니다.지금까지소설『첫사랑의침공』과『제2한강』을썼고,몇몇분께서블로그에후기를남겨주셨어요.정말기뻤고요,슬쩍하트도눌렀고요,새로운작업을하는데도큰힘이되었어요.이번책또한당신의블로그를통해당신의친구들에게닿을수있기를바라겠습니다.더없이뿌듯할거예요.

목차

바닥을때리고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뭐랄까……농구가저한테는도피처인것같아요.”-예리의이야기
현실을마주하는용기와꿈을좇는무모함사이에서

예리는장기취준생이다.남몰래강박장애를앓고있고,부모님께는회사를다니고있다고속이고마트에서일하고있으며,자기가진정으로하고싶은일은무엇인지아직모르는상태이다.사실지금까지한번도자신이원하는선택을해본적이없기도하다.그저대학교졸업과동시에사회인의무대로나아가야한다는책임감만떠안은채표류하고있을뿐이다.
그런예리에게농구는잊고있던오랜꿈이다.선입견과관습속에가족에게도존중받지못하고포기한꿈이지만,아직도농구공을잡으면그때의마음이역력하다.코트위를달리며공을튀길때가슴이두근거리고모든걱정과부담이사라지는걸느낀다.그러나이걸업으로삼을수는없는노릇이다.잠시라도현실의막막함을잊게하는도피처일뿐이다.

예리는어둠속에서있는골대를바라보았다.밤바람에그물이슬쩍슬쩍흔들렸다.공을바닥에몇번튀기고,팔을뻗어슛을던졌다.(133쪽)

코트위의농구선수는오직골대만보고질주한다.자신이가는곳에과연골대가있는지,골대라는게있기는한건지의심하지않는다.예리는그질주의동력이어디서나오는것인지답을찾아헤맨다.자신만의골대를찾고자오늘도공을튀기고또튀길뿐이다.

“농구공이바닥을때릴때마다모든게산산이부서지길바랐다.”-진희의이야기
뜻대로되지않는현실을받아들이는법

진희는아들‘태율’을혼자기르는싱글맘이다.태율이어릴때,불륜을저지른전남편‘재성’과이혼하게되었다.자신과아빠에게끔찍한상처를준엄마를생각해서라도,불륜만은자신의이혼사유가되지않기를바랐던진희였다.그런데그것보다더끔찍한일은면접교섭권때문에그러기싫어도재성에게태율을보여줘야한다는것이다.
이혼할당시에는혼자서도충분히태율을행복하게해줄수있을거라고생각했다.하지만시간이갈수록진희혼자육아와일을병행하기에는힘에부치고,거기에재성의끊임없는재결합요구를내치는것까지견뎌내야한다.진희의고충은재성이재결합을빌미로아빠에게이혼사유를얘기하게되면서절정을찍게되는데,혹여라도자책할까봐말하지않았던사실을아빠가알게됐기때문이다.

진희는손에든농구공을바라보다가바닥에힘껏내리쳤다.분명히똑바로내리쳤는데공은저앞으로튕겨나갔다.(16쪽)

때로는내가바닥에튀긴공이나의예상과다른곳으로튕겨나가기도한다.모든게내손안에있는것처럼느껴지다가도아무것도손에쥔것같지않다고느껴질때,우리는서둘러다음움직임을생각해야한다.진희는이제막알게된것이다.공이내손을떠나가는순간부터경기는시작된것임을.

매일같이치열하게달리는
현실의코트속우리의이야기

진희에게도예리에게도,그리고소설밖의우리에게도현실의바람은거세기만하다.앞으로나아가기는커녕잠시그자리에멈춰있는것만으로도벅찰때가있다.그런때에도상황은,나를둘러싼세상은계속해서움직이라고종용한다.잠시도멈춰있을수없고,쉴새없이기쁨과슬픔이오가는농구경기처럼우리의인생은늘치열하다.
다행인점은경기는언젠가끝난다는것이고,아직우리에게는공을튀길수있는수많은기회가남아있다는것이다.각자의골대가다를지라도분명공을던질차례가올것이다.내가생각했던방향과는달라도언젠가그끝에는계속해서움직였던지난날에대한보상이올것이라고믿는다.『바닥을때리고』를통해작가가이야기하고싶었던것도결국그지점이라는것을독자도느낄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