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잉크 (여성이라는 괴물, 어머니라는 유령,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하얀 잉크 (여성이라는 괴물, 어머니라는 유령, 글쓰기의 혼종성에 관하여)

$17.00
Description
나 자신을 이해해보고 싶다는 이 병적인 강박은 무엇인가?
보는 주체이자 보이는 대상인 여자를, 작가-엄마를, 뱃속에 또 다른 인간을 잉태한 인간을,
다만 누구도 정확히 알아차리지 못할 혀로써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대표작 『하얀 잉크』 국내 첫 출간
시, 회고록, 논문, 비평이 뒤섞인 하나의 실험이자 고백-여성이 자기 언어를 발명해내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

미국 문단의 주목받는 시인이자 문학연구자, 논픽션 작가 캐럴라인 해굿의 『하얀 잉크』가 국내 첫 출간되었다. 해굿은 에세이, 회고록, 시, 논문을 섞는 형식 실험을 통해 여자-엄마-작가로서의 일견 자연스럽지만 혼란스럽고,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을 그리며 여성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급진적으로 확장한다. 언어로 발산되리라는 희망조차 없이 갇혀 있던 욕망과 고통, 여성성과 모성에의 양가성을 섬세히 포착하는 이 책은 경험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경험을 담는 언어의 층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어떤 순간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순간을 쓰는 것은 가능할까? 『하얀 잉크』는 여성성과 모성, 창작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편 예술 형식으로서의 에세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해굿은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시공간의 경험을 하나의 글에 병존하는 혼종적인 글쓰기를 통해 단선적인 남성 언어의 바깥에 여성의 자리를 만들어낸다. 『하얀 잉크』를 쓰던 시기에 함께 집필한 논문 「바라보는 여성」을 차용하여 ‘연구 계획’, ‘방법론’, ‘문헌 검토’ 등의 제목 아래 에세이를 배치한 것은 일종의 형식 비틀기로, 논문의 외형을 취하지만 대부분 개인적 서사가 중심인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굿이 ‘시적인 에세이’(lyric essay)의 한 부류라고 말한 이 형식은 전통적인 장르 구분을 해체하고 여성의 경험을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서술하기 위한 실험이자, 에세이라는 예술에서 자기만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실천이다.
저자

캐럴라인해굿

CarolineHagood
시인,문학연구자,크레이티브논픽션작가.여성의삶을이루는낯설고변형적인순간을탐구하며장르의경계를넘나드는하이브리드글쓰기를통해여성성과모성,혼종성을탐구해왔다.두아이의엄마이자,뉴욕세인트프랜시스칼리지에서문학·글쓰기·출판을가르치는조교수이며,행잉루즈프레스의편집자로도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시집『광인의말』(LunaticSpeaks),『맥신의아이를만들다』(MakingMaxine’sBaby),논픽션『괴상한소녀들:예술괴물을쓰다』(WeirdGirls:WritingtheArtMonster),소설『미국의유령들』(GhostsofAmerica)과『더러운창조』(FilthyCreation),그리고소설과논픽션을결합한하이브리드에세이『고블린모드:상상적회고록』(GoblinMode:ASpeculativeMemoir)등이있다.

목차

연구계획11
초록27
방법론29
사사49
서론65
문헌검토71
결과및논의83
결론95
부록107

출판사 서평

부정당한모성,혼돈의여성성,글쓰기의혼종성에관하여

해굿은출산과양육의경험이한인간으로서,그리고작가로서의자신에게가져온변화를쓴다.임신을거부했던시기를지나이제모성과재생산능력을온전히사랑하고자랑스럽게여기겠다고말하지만,어쩐지이기쁨은숨겨야하는것처럼느껴진다.‘시대역행’이라는딱지가붙을까봐다른이들앞에서자기삶의엄연한일부를무시해버리는것,존재하기위해종종자신을망가뜨려야하는것은여성성과모성의지극히슬픈지점이다.해굿은임신중겪은온갖격동과울렁거림,광기어린열정과허기를시적에세이라는형식속에밀도있게써내려가며단일한틀에갇혀있던모성을복합적이고모순적인경험의영역으로옮긴다.이러한글쓰기를통해정체성을발견하고창조하지만,정체성의본질이그러하듯파악했다고생각하는순간미끄러져나가전혀다른무언가로변모할뿐이다.이것이바로이책의매혹중하나로,에세이,시,철학,영화이론이뒤섞인『하얀잉크』는응시와소비,모성과양육,창조와파괴,고백과은폐등의주제를아찔하고감각적인일화들을통해드러낸다.에세이스트이자이책의역자최리외가말하듯해굿은“아이를임신한‘프레고작가’로서[…]정밀한탐정처럼,후드티를입고소파에벌렁드러누워남편을유혹하는여자처럼,겹겹의의상을하나도벗지않으려다가결국자신을훤히다드러내고마는이국적인댄서처럼다채로이얼굴을바꾸며여자됨을,엄마되기를,여성적시선을탐구한다”.


진지하지만심각하지않은,
일상과이론,장르와장르를넘나드는서술

모성과여성성이라는논쟁적이고일견진지한주제를다루면서도『하얀잉크』는심각하지만은않다.에이드리언리치,매기넬슨부터미셸푸코와자크데리다,영화감독세라폴리와장콕토에이르기까지다양한예술가와이론가들을곳곳에언급하지만,그들의이론적권위를내세우기보다는일상의경험에맞물려녹아내고급이론과개인적서사를조화시킨다.위계질서를뒤섞고나아가완전히무화하는것이이책의목표중하나이기에,하나의장르나분류처럼우리를규정하고가두는질서의틀을깨부수는순간,우리는우리자신을가장진실하게표현할새로운형식을발견할수있다는것을이책은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