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을 폭파하라

에펠탑을 폭파하라

$20.03
저자

구소은

프랑스에서6년간유학하면서광고를전공,귀국후광고회사에근무하였다.다년간의시나리오습작을거쳐첫장편소설인[검은모래]를발표하여2013년제1회제주4ㆍ3평화문학상을수상한다.[검은모래]는세종도서우수도서로선정되었으며일본에서번역출간되었다.이작품을계기로전업소설가의길을걷게되어2018년에두번째장편소설인[무국적자]를출간하였다.2021년에출간한[파란방]은4인4색의사랑과욕망,결핍과트라우마,상처와극복의러브스토리를그렸다.2024년에는네번째장편소설인[종이비행기]를출간했다.소설과시나리오를접목시킴으로써문학의감수성과영화의대중성을아우르는독특한구성으로새로운장르에도전하였다.
현재여섯번째장편소설[1번열차]를구상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첫날(한울)
이튿날(파스칼)
사흗날(한울)
나흗날(파스칼)
닷샛날(한울)
엿샛날(파스칼)
이렛날(한울)
여드렛날(파스칼)
아흐렛날(한울)
열흘(파스칼)
열하루(한울)
열이틀(파스칼)
열사흘(한울)
열나흘(파스칼)
열닷새(한울)
열엿새(파스칼)
열이레(한울)
열여드레(파스칼)
열아흐레(한울)
스무날이후

출판사 서평

문학적기교가아니라진정성.수사적아름다움보다윤리적깊이와존재의감각을중시하는작가구소은의신작이자다섯번째장편소설『에펠탑을폭파하라』는독자들을프랑스파리로데리고간다.무엇보다이소설을읽는독자들은파리구석구석을누비고다니는인물들을따라마치파리여행을하는듯한착각에빠진다.그러나이야기의중심엔에펠탑폭파라는은밀하고충격적인사건이자리한다.

“에펠탑이 무너지지 않게 할 방도라도 있는가?”

에펠탑,철근이부식된에펠탑은겉으로는아름답지만내면은썩어있는세계의상징이다.1887에건축을시작해서1889년에문을연에펠탑은지금도여전히안전할까?매년막대한예산을들여보수공사를하지만실은부식된부분을제거하고페인트를칠하는수준으로눈가림식보수공사를해왔다.파리는그썩음을숨기기위해눈에보이는표면만을유지하려한다.언제라도대재앙이일어날가능성은충분하다.하지만파스칼과한울은그것을해체하고,그철근에서불순물을제거해재건을제안한다.73세의전직지질학자파스칼은아내의죽음을‘자신이선택한삶의방식때문’이라여기고깊은죄책감속에서살아간다.그는스스로를경계밖으로추방하여노숙생활을자처하고있다.파스칼은매일밤같은꿈을꾼다.바로에펠탑이무너지는꿈이다.

“에펠탑은 무너집니다. 에펠탑을 폭파합니다.”

엄마와함께파리여행중루브르박물관에서미아(!)가되어버린스물세살한국인청년한울,불어한마디못하는한울은공원에서노숙자할아버지파스칼과그가기르는개,미루를만난다.한울은위선적인부모아래에서성장하며말문을닫아버렸다.한울은그들에게들리지않는말을했고,그들은한울의침묵을부정했다.그래서그는결국,말하지않는쪽을택했다.엄마를따라나선파리여행은뭔가수상했다.혼자남겨진자폐청년이마주한파리의풍경,그리고사람들.파스칼을통해언어를배우고세상을배우고관계를배우며비로소자신만의진정한독립을준비한다.에펠탑에기어올라다이너마이트를설치하고내려오는것또한그에게는통과의례가된다.

각기다른이유로삶의가장자리로내몰린이들은왜에펠탑을폭파하려는걸까?
그들의계획은성공할것인가?

구소은의시선은늘‘경계밖’에놓인인물들을향한다.이소설역시한울,파스칼,그리고개미루모두가‘존재의경계’에서미끄러진존재들이다.자폐청년한울은어디에서나이해받지못하는이방인이며,파스칼은자발적고립의세계에살고있다.그들은우연히만났지만,한발짝씩서로에게다가가며이해와책임의의미를알아가며필연처럼서로의삶에끼어든다.폭파,파괴라는음모를향해나아가는이야기는동시에치유와용서,인정의과정이되고결국각자의고통스러운과거는새롭게발견되거나미래를위한든든한경험이될것이다.

제주4.3문학상을수상한소설『검은모래』에서보듯이는기억과역사의재구성,책임있는윤리의전이를뜻한다.무너뜨린다고끝나는것이아니라,새로짓되과거의오류를정화한방식으로짓는것,이윤리적태도가바로이소설의핵심이다.

구소은의소설은『종이비행기』에서정신병원수용자들을,『무국적자』에서는국적없이떠도는이들을,그리고이번『에펠탑을폭파하라』에서는사회적경계밖에내몰린노인파스칼과부모에게버림받은청년한울그리고개미루의서사를통해감정적이고물리적인치유의이야기로풀어낸다.이러한‘경계밖존재들’에대한일관된작가적응시는주류적서사와인물설정을해체하고,주변부의목소리에윤리를부여한다는점,존재의회복을서사의중심으로삼음으로써,탈이념적시대에윤리적감응을일으킨다는점에서의미를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