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솟마을에서

장솟마을에서

$16.00
Description
고요한 불안과 기이한 위로가 뒤엉킨 이상한 마을
너무 친절한, 그래서 더 수상한!
그곳은 저주의 땅인가, 구원의 땅인가?
“여긴! 도망치려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에요.”

《장솟마을에서》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여자가 기묘한 마을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세상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다고 느끼던 주인공 정희나는 무작정 떠난 길 끝, 장승과 솟대가 늘어선 장솟마을에 이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게 만난 마을 사람들은 처음 보는 그녀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너무도 따뜻하게 위로한다. 철저히 자신을 외면했던 도시와 달리, 그곳에서는 모두가 그녀를 온전히 품는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친절은 어딘가 지나치고, 평화로운 마을 곳곳에는 설명되지 않는 낯섦과 불길함이 번져 있다. 그녀는 자기 고통을 털어내며 서서히 마을의 질서 안으로 흡수되며 ‘텅 비었고, 가득 찬’ 존재가 되어간다.
상처 입은 마음이 위로에 닿았을 때 그것은 구원이 될까, 덫이 될까? 《장솟마을에서》는 한국적인 공간과 정서를 바탕으로, 심리적 불안 그리고 토속적 기괴함을 촘촘히 얽어낸다. 가장 따스한 숨결이 가장 서늘한 공포가 되는 순간, 독자들은 장솟마을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

윤은진

불가해한것과이해할수없는거대한두려움을담은이야기를좋아합니다.

우리의마음속에는불편한것을일상에녹여내고,익숙하고평범한것으로둔갑시켜두려움을무디게하려는본능이있습니다.하지만아무리그렇게해도,낯설고기묘한것은끝내평범함의틀에맞춰지지않습니다.몇날며칠마음한구석을찝찝하게붙잡고늘어지다가,결국그불쾌함을토해내듯외면하고맙니다.저는그과정이공포의본질이라고생각합니다.이해할수없는것들을상상의어딘가에밀어넣고,이유를찾으려애쓰며,끝내답을찾지못한채포기하는그지점.인간은그불완전한인식의틈을통해두려움을경험하고,그경험을예술로되새깁니다.공포란결국,우리가끝내이해하지못한세계를향한가장솔직한인사일지도모릅니다.

마음의심연에는들여다보고싶지않아서버려둔수많은어둠이있습니다.저는그거부의지점에서서,한걸음더나아가고싶습니다.누군가영원히그어둠에익숙해지지않게그의마음에생채기를내고싶습니다.그골짜기사이에당신자신은이해할수없는타인의어둠을밀어넣고그것을곱씹으며자신의어둠과비교하길원합니다.그러한행위야말로마음깊이공포를즐기고사랑하는방법이라고생각하기때문입니다.

목차

시작·낯선마을
1장·유예
2장·균열
3장·선택은끝났다
4장·되돌아온것들
마지막·다시,그마을

출판사 서평

원초적인위로가주는섬뜩한속박
‘텅비었고,가득찬’존재가주는근원적공포

“오늘부터장솟마을에서장승을만들고자한다오.”

《장솟마을에서》는상처입은인간을감싸는원초적인위로가섬뜩한속박으로얽히는토속적공포소설이다.주인공정희나는가족을책임져야한다는부담,사회에서밀려난패배감,누구에게도제대로이해받지못했다는외로움을짊어진채생경한섬으로들어간다.그녀앞에모습을드러낸장솟마을은‘근심걱정없는마을’답게다정하고평온해보인다.왠지이상한마을사람들은낯선그녀를이상하리만치환대하면서그녀의고통에공명하며위로한다,“괜찮다”라고.그러나그따스함은순수한호의라기보다그녀의가장약한곳을콕건드리는치명적인유혹은아닐까…….
이작품에서장승과솟대는전통적인수호의상징이면서동시에인간을다른존재로바꾸는경계의장치다.정희나는마을에서진정으로받아들여졌다는안도감을느끼지만,그안도는점차자기자신을비우고마을의일부가되는과정으로이어진다.그녀가다시도시로나가‘선택’을하고또다시장솟마을로돌아오는장면을따라가며독자들은고민하게된다.과연그녀는구원을받은것인가,마을에완전히먹혀속박의저주를받은것인가?
《장솟마을에서》의공포는귀신이나살해같은공포보다더근원적이다.어쩌지못하는삶을내려놓고싶다는마음,누군가에게받아들여지고싶다는마음이어떻게‘자기상실’로폭주하는지를보여주기때문이다.이작품은인간이고통을끝내기위해어떻게자신을포기하는지그리고한공동체가어떻게한인간을집어삼키는지를처절하게,냉혹하게그려낸다.위로받고싶은마음과위로하는마음이시나브로접하는장솟마을은보기에따라악지(惡地)이기도선지(善地)이기도한,그야말로기이한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