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종옥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꽃밥』은 녹록치 않은 주변인(민중)들의 애절한 삶을 보듬어주며, 함께 나누는 인간애가 짙게 깔려있습니다. 휴머니즘(humanism)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그의 시적 지향점은 민중에게 있으며, 가족과 이웃, 더 나아가 겨레를 넘나들며 남도의 판소리 가락과 육자배기 장단에 실어 구성지게 서사(narrative)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축제를 위한 「다시 부르는 다시래기」를 비롯한 풍자와 해학으로 시대를 비판하는 「오적 나라」에 이르기까지 이번 시집 또한 소멸되고 있는 농ㆍ어촌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다음 생 시집가거들랑/쌀로 밥을 짓지 말고 구름비로 밥 지어/하늘 아래 두둥실 꽃등 타고 살려무나”(「꽃밥 먹다」)라고 비는 시인의 마음이 아리게 박힙니다. 뿐만 아니라 “피 묻은 손을 보면 부끄럽다”(「시인의 말」)처럼 “저들의 작은 그늘 가리진 않았나 싶다”(「선배 시인」)는 민중에 대한 겸허한 마음을 시를 읽는 내내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꽃밥』은 하늘과 땅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수레’ 같은 시집입니다.
- 정홍순
- 정홍순
꽃밥 (김종옥 시집)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