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씨 나눠 먹기

사과씨 나눠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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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남은 건 뾰족하게 벗겨진 씨앗 두 개
독을 나누는 마음으로 건배합시다."

달콤함 뒤에 반드시 따라오는 씁쓸한 것.

비를 맞고 피어난 꽃에서부터, 수확한 것을 반으로 가르고, 끝내 씨앗을 꺼내는 순간까지.
신소안 시인의 세계관이 자라나고 부서지는 전 과정을 네 개의 부로 구성했다. 내부에 깊게 숨어 있는 씨는 비밀스러운 기억과 환각을 보여 준다. 이 총천연색의 열매를 함께 나눠 먹으며, 우리는 달콤하고도 유독한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부 〈빗속에서 부서지는 꽃〉

비로 인해 피어나고, 다시 비로 인해 부서지는 것들.
시를 쓰기 시작하던 처음의 감각이 녹아 있다. 여름비와 겨울비, 끊임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피어난 꽃이 결국 흩어지는 순간까지, 사랑의 시작과 동시에 소실을 품은 세계가 만개한다.

2부 〈새벽 풋사과 수확〉

형태를 갖추었으나 충분히 붉지 않은 것들.
관념에 대한 탐구, 꿈 속의 미로, 현실의 파편들까지. 다양한 형태를 한 시들이 한데 모여, 새벽녘 수확한 풋사과처럼 이리저리 굴러 나온다. 떫거나, 달거나. 베어물기 전에는 알 수 없다.

3부 〈반으로 잘라 예쁘게〉

그것을 쪼개어 환상의 중심으로 파고든다.
SF, 판타지적 시어를 통해 근원적인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편들. 현실과 비현실이 겹쳐지는 자리에서 시인은 열매를 갈라, 그 안의 심지를 들여다본다. 환상적이면서도 서늘한 질문이 이어지는 장.

4부 〈사과씨 나눠 먹기〉

마지막으로, 씨를 나누어 맛본다.
사과씨에는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악몽 같은 이미지와 기묘한 감각들이 독자와 건배하듯 마주 앉는다. 중심부의 이것은 해로운 독일까, 새 생명의 기원일까. 가장 깊은 곳에 담긴 씨를 손에 든 채, 하나의 시 세계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저자

신소안

저자:신소안
기어이길을잃어보는사람.독립출판사‘우주속도’를운영하며시를쓴다.시집『뫼비우스의욕실』,『메르헨』을썼다.
소안,‘맨얼굴의나’에집중하고있다.

목차

1부빗속에서부서지는꽃

매일밤
어두운집에발을디딜때
파도와거품사이
Ghost
권태에복수
내게쓴메일함
무호흡증
2014
행복빌라204호
열쇠는탁자에두고갈게
목줄
습도99%
LoveMe
세상의끝에서
돌고래
모두가우산을펼쳐드는것이었다
옆에앉은사람
호쇼레이코와클래식밀크티
오래된맨션
기억한다면
우리가여름을버티는방법
유성의소녀들
아이싱아이스
다시만난이야기
받은메일함
보이지않는다하여두려워마십시오

2부새벽풋사과수확

인간사이에섞여든것
younotthesame
빛과피
심야뉴스
천사날개접기
열음,여름
눈감고걷기
하프더즌
체크포인트
방직공장의달

숨이달콤한
유리병동
투명한메모
링고아메아인슈타인
앞산아래
상대성이론
나의어린양에게
하롱하롱
리본으로묶어
영원아카이브

3부반으로잘라예쁘게

인간병기
제일우주속도
이오페스티벌
메르헨-동화,거짓말
영생월드
공든탑부수기
인간게놈프로젝트
밤멀미
이름없는사람
Broken
무한의실링팬
물로돌아가는시간
거울에게
레드베리상그리아
화이트오렌지상그리아
하숙집아이
워시오프마스크
나를구성하는원자들에게
포식자와관찰자
투명한입술
수영장일지-수첩발췌본

4부사과씨나눠먹기

존재증명
봄,밤,비
키노코의기원
폭설
Lazyriver
리셋
푸딩의마지막진술
거울속날씨흐림
이상감지
달콤함의유통기한
한낮의서커스
메이데이
독백
블루라이트노이즈
커다란롤리팝포장지를벗긴날
falling
선택적함구증
눈물과재정렬
바다와천사의자장가
하굣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순수와사랑이만나는순간
반드시따라오는희고나쁜것

대신몸을말아넣은내가피흘리며죽어간다
난무서워,희야,

베일다음은베일이반겨주잖아어떻게더
나아가라는건지
-<어두운집에발을디딜때>

겨울이더좋다고말하는사람들
커튼뒤에서
재생될순없을까기타리프가

우리의인생에그런것을주세요

다채로움을
단조로움에질식하기전에
-<행복빌라204호>

창밖을일부러보려한건아니었는데요시간은이미늦어있었습니다차를볼때마다안에든사람을생각해요번호판을외는오천만의뇌를떠올렸고요버스의진행방향을거스르는관성을생각하다이제는비를맞으며집에갈수밖에없겠습니다
-<모두가우산을펼쳐드는것이었다>

어떤먹색도최상단에는라퓨타가위치하고있다

개미는간단히목숨을뺏긴다
인간,고고히존엄할것

방향전환
구름위를지나쳐간다
그모양은멈춘듯보인다

나를먹이기위해고기를구워준다
그걸사랑이라고했다

인간이만들수있는것중가장부서지기쉬운것이었다
-<보이지않는다하여두려워마십시오>

피아노선율은끝을모르고늘어지고
푹푹빠지는눈더미에서발견한모르는얼굴들이
악착같이쓰레기를모으던나날

버리지못해끌어안은모든것들의이름

잘가
너를놓아주고아주멀리가야하거든

-

납작한현실을섬세히접어내면
기계는조용히주름을닮은기도를

차칵차칵의미를담아상징을
정교한질서와의도에따라탄생한천사가

그순수를꺾고찢고
종이로된날개를펼쳐달아난다
-<천사날개접기>

우리는약에취해있었다취하게하는건모두약일까우리와유리,누가더엔트로피에취약한것일까

주방가위로눈썹자르니
내이름식재료가되었습니다

잔인함아름다움치환되는세상입니다감독의말에팝콘은줄지어퇴장한다비어버린극장떨어진관객의심장소리공허한팝콘의눈
-<메르헨-동화,거짓말>

날짜없음
나는언제부터여기에있었던걸까.

처음눈을떴을때는이미물속이었다.익사하는느낌은없었다.천천히떠올라낮은천장을바라봤다.물소리만울리는거대한수영장.형광등이일정한간격으로이어져있다.
-<수영장일지-수첩발췌본>

다들너무예쁜표정을짓고있어서
그냥계속웃기로했다눈물은하트모양으로만떨어지니까

이건끝이라는이름의풍선파티
파티엔누구나초대받고누구도나가지않는다
-<달콤함의유통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