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결국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17.50
저자

정일영

저자:정일영
파리제8대학교언어학박사,시원스쿨프랑스어대표강사
2024년7월침착맨유튜브‘정일영선생님에게배우는프랑에서살아남기’편에출연해구독자들이별기대하지않았는데자칭‘극내성’이라면서도거침없는입담과희귀한썰을풀면서채팅창에난데없이웃음을휘몰아쳤다.
2024년10월기준63세로국민연금을수령하게되어매우기쁘다고밝혔으며,4대성인병그랜드슬램과우울증,공황장애가있다고한다.노래를너무좋아해서대학시절프랑스샹숑동호회회원이자록커로활동했고,MBC오디션프로그램〈위대한탄생〉에지원해2차까지진출했으며,여전히노래를좋아해서록콘서트를열고있다.
부모님의도움으로아르바이트도하지않고프랑스에서10년동안머물며파리제8대학에서언어학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으며,한국으로돌아와대학에서프랑스어강의를하고있다.EBS수능프랑스어강의를약12년간진행했고,시원스쿨프랑스어대표강사로활동하고있다.
나이가들어도하고싶었던건반드시하고싶고꼭해야겠다는마음만있으면할기회는생긴다며꿈을버리지말자는이야기를하고싶어서침착맨유튜브에출연했으며방송에서못다푼썰을풀기위해이책을펴냈다.방송내내빈틈없는오디오와지치지않는수다력으로유튜버‘최고민수’님에빗대어‘파리민수’라불리었으며,혹자는새로운캐릭터로자신만의장르를개척해냈으므로‘일영’이라칭하자고제안하였다.대중의관심은뭐든감사하게여기고있으며이책이잘되면‘파리민수시리즈’를내겠다는부푼포부를안고있다.
시원스쿨프랑스어대표강사로프랑스어공인인증자격시험‘델프(DELF)의신(神)’이라불리는사나이.이번에프랑스어초보자와교양으로프랑스문화와언어를배우고싶은사람들을위해‘썰로배우는왕기초프랑스어’수업을새롭게열었다.

목차

프롤로그

1장생존:어떻게든버티다
어쩌다보니프랑스
나도하면되는구나
우여곡절끝에박사
꿈은이루어지지않아서꿈인걸까
연구비헌터
너의그한마디말도
성인병,우울,공황장애라는불청객

2장요령:버티다보니알게된것들
나는야부정의아이콘
외우는게살길이다
때로는솔직함이독이된다
일단저지르고본다
약간은손해본다는생각으로일한다
안될일에는목매지않는다
왠지나디지털시대에안맞는것같아
인생의전환점

3장떡상:인생도기세인가보다
아무렴나보다놀랐을라고
레알극내성인맞다니까요
제발기세도상황봐가면서
미니멀리즘이아니라사실은귀차니즘
쫄림의순간
피는못속이나보다
루저의특강
광고하나로일희일비하다
어설픈셀럽놀이로망신살뻗친날
남이하는일은거저먹는것같았는데
대략난감이로소이다

4장발견:세월이알려준것들
남탓의미학
나이가든다는것
입닫고들어좀
옛친구와의재회
아는사람이늘어난다는것
오지랖과선행은한끗차이
나도유튜브를해볼까나
나의버킷리스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실패로가득한이야기인데
읽고나면이상하게다시살아볼힘이생긴다.
프랑스유학8년,시간강사30년,그리고예순다섯에찾아온전성기까지
성공서사보다버텨낸시간이더큰용기가되는이야기

“흔히‘실패는성공의어머니’라고말하지만,살아보니실패는그냥실패였다.계속아프고,쓰리고,잊히지도않는다.”_본문중에서

누구나한번쯤뜻대로흘러가지않는인생앞에서주저앉은적이있을것이다.누구보다열심히살아왔는데도번번이기회는비켜가고,애써쌓아온시간이무의미하게느껴질때가있다.‘조금만더버티면괜찮아질까’라는기대와‘이제는너무늦은것이아닐까’라는불안사이를오가며하루하루를견뎌본적도있을것이다.

『결국어떻게든되더라고요』는바로그런시간을통과해온사람의이야기다.저자는프랑스에서8년간유학한끝에언어학박사학위를받고한국에돌아왔지만,교수임용의문턱을넘지못하고30년을시간강사로강단에섰다.저자의표현에따르면“교수와강사의차이는천국과지옥의차이만큼”컸다.한달수입이50만원이었던적도있었고,제자의취업을부탁하러회사에찾아갔다가시간강사라는이유로면전에서무시를당하기도했다.쉰이되어서야그는이제는교수가될수없다는사실을뼈저리게깨닫는다.학교를떠날날이얼마남지않았다는불안때문에결국공황장애까지찾아왔다.

그러다예순셋,우연히출연한유튜브〈침착맨〉을계기로인생의전환점을맞았다.거침없는입담으로방송내내채팅창에는웃음이끊이지않았고,영상은하루만에폭발적인조회수를기록했다.“언어는기세야”,“파트롱나오라그래”,“안되면남탓하라”등수많은밈이탄생했고,이후지상파,케이블,유튜브를넘나들며70여개방송·미디어에출연했다.2026년6월개설한유튜브채널〈악성내성인정일영〉은3주만에구독자10만명을돌파했다.그리고이책의출간을앞둔2026년여름,정년을한달앞두고인하대학교초빙교수로임용되었다.하지만이책은이러한반전에관한이야기가아니다.전성기를맞기까지누구도주목하지않았던30년을어떻게버텨냈는가에관한이야기다.

실패는극복되지않았고,노력은자주배신당했고
인생은뜻대로된적이없다.
그래도무엇이든하다보면무엇이된다.

세상은말한다.“꿈은이루어진다”,“노력하면된다”,“실패는성공의어머니다.”하지만현실은동화속결말과는달리아무리애써도결과가따라주지않을때도있고,노력과보상이비례하지도않는다.이책의저자는말한다.“꿈은절대,결코,결단코이루어지지않는다”,“살다보면노력은커녕노력할아버지를한다고해도이룰수없는것들이있다”,“살아보니실패는그냥실패였다.계속아프고,쓰리고,잊히지도않는다.”

이삐딱한문장들은농담삼아쓴글이아니다.축구국가대표선수를꿈꿨지만키가자라지않아포기해야했던어린시절,쉬는시간에도죽어라책만봤지만늘하위권성적이었던학창시절,박사학위를받고도끝내교수의꿈을이루지못했던지난세월속에서저자가터득한지론이다.그런데도그는멈추지않았다.

그에게버틴다는것은희망을믿는일이아니라,오늘해야할일을하는것이었다.생계를위해프랑스어부터프랑스문화,신변잡기까지돈이되는글이라면무엇이든썼다.그렇게쓴책이어느덧40여권이되었다.강사에게지급되는연구지원금을받기위해1년동안논문을7편이나써‘연구비헌터’라는별명도얻었다.처음맡는강의가들어와도일단“하겠습니다”라고답했다.“일단저질러놓고죽어라준비하면못할것도없다.”이것이그가30년동안버텨온생존방식이었다.그렇게시작한EBSi강의는8년동안이어졌다.훗날〈침착맨〉에서쏟아낸수많은이야기도모두그시절써내려간원고에서나왔다.그의입담은하루아침에만들어진것이아니라,30년동안버텨낸시간이만든결과였다.

“상어가왜끊임없이헤엄치는지아는가?가만히있으면가라앉아서죽기때문이다.나역시마찬가지다.가진게없으니까살아남기위해끊임없이무언가를해야만한다.”_본문중에서

위로도,교훈도,성공공식도없지만
이상하게힘이되는이야기

이책은독자를끊임없이웃게만드는자조적인에피소드로가득하다.인기에취해학생에게선심쓰듯먼저사진을찍으라고했다가망신을당한일,덥수룩한수염에추리닝차림으로다니다가폐지를줍는어르신에게경쟁자로오해받은일,구치소에인문학특강을나갔다가평소답지않게입을사리며강의내내노래만부르고돌아온일…박사라는타이틀과어울리지않는허술함과인간미가웃음을자아내지만,문장곳곳에는오래버텨온사람만이가질수있는의연한위트가스며있다.

『결국어떻게든되더라고요』는실패를견디며살아온한사람이“오늘도어떻게든살아보자”고건네는무언의응원이다.저자는실패를미화하지않으며,고생끝에반드시행복이찾아온다고도하지않는다.파리유학시절부터한국에서이어진긴좌절의시간,그리고예순다섯에찾아온뜻밖의전성기까지,결과를장담할수없는시간을묵묵히살아낸한사람의삶을있는그대로보여줄뿐이다.실패를이야기하지만읽고나면이상하게다시살아볼힘이기는책이다.


책속으로

그날부터나는무언가에홀린듯논문을쓰기시작했다.하루에20페이지에달하는원고를써서지도교수님께찾아가교정을받았다.심지어방학때도교수님댁까지찾아가원고를내밀었다.몇년동안논문한장쓰지않던녀석이갑자기시도때도없이원고뭉치를막무가내로들이대는모습을보고아마교수님도적잖이당황하셨을것이다.하지만그때내눈에는뵈는게없던터라안면몰수하고들이댔다.그러기를얼마나지났을까.어느새논문은400페이지를훌쩍넘겼고,우여곡절끝에논문심사를마치고박사학위를받게되었다.---p.34

프랑스에서유학생활을마치고없는머리로열심히공부해서박사학위라는종잇장하나를갖고돌아왔을때,내꿈은당연히교수가되는것이었다.모교에서강의를시작한뒤시간이지나면교수가될것이라는막연한믿음으로하루하루를보내던나는50세가되어서야비로소깨달았다.‘아,이번생에교수가되기는글렀구나.’---p.38

대학에서1학년학생들을대상으로프랑스어를가르치고있을때였다.색깔과관련된어휘학습이었는데‘블랑blanc(하얀)’의뜻을물었더니아무도대답하지못했다.나는힌트를주려고“내마음과같은색이다”라고말했다.그러자놀랍게도48명의학생이한목소리로자신있게“검은색이요”라고대답하는것이아닌가.순간등에서땀이삐질나면서당황할수밖에없었다.---p.61

내가학생이라도이름을불러주고얼굴을알아봐주는사람에게더정이가지,생판처음보는사람처럼대하는이에게는호감이생기기어려울것이다.상대방은반갑게인사를건네는데“누구시죠?”라고묻는다면무슨일을하건간에일단종쳤다고봐야한다.---p.68

EBSi수능강의도그렇게시작한일이었다.2004년공교육활성화바람이불면서EBSi에서영입제안이왔다.수능프랑스어를담당하던PD가어떻게알고내게연락해와서는이렇게물었다.“선생님이수능프랑스어달인이시라면서요?”당시나는고등학생을대상으로프랑스어를가르쳐본경험이라고는없었다.그런데도대한민국에서나보다잘가르치는사람없다고일단질러놓고,그날바로원고를쓰고다음날카메라앞에서강의했다.---p.77

다음날아침,잠에서깨어핸드폰을보니평생그렇게많은메시지를받아본적이있었나싶을정도로카톡이와있었다.조교는내가출연한영상이하루만에조회수30만회를기록했다며좋아했다.컴맹이었던나는30만이라는조회수가많은것인지적은것인지조차몰라서대수롭지않게여겼다.그런데평소처럼강의하러학교에갔더니갑자기학생들이아는체를하면서사진을찍자고하지를않나,사인을해달라고하지를않나,이게웬일인가싶었다.---p.109

이렇게옷차림에신경을쓰지않다보니면도라도하지않은날엔괜한오해를사기십상이다.학교에는카트를끌며빈병이나깡통,폐지를모으는내나이또래의아저씨가있다.어느날벤치에앉아쉬고있는데,그분이의심에가득찬눈초리로나를째려보며지나친적이있다.마치‘내구역을넘보는거아니야?’라고말하는듯한표정이었다.---pp.126~127

사람들은이곳저곳에출연하는나를보며유명해지고돈도많이벌어서좋겠다는복장터지는소리를한다.정작나는당장내일부터라도섭외가끊길까봐전전긍긍하는데말이다.지금도섭외요청이일주일만오지않아도‘아,메뚜기도한철이라더니이제내쓰임이다했나?별볼일없어진건가?’라는생각에초조해서잠이안온다.수명은점점길어진다고하는데모아놓은돈은없으니늘불안할수밖에없다.---p.143

한국에서평생공부잘한다는소리를들어본적이없던나는프랑스에서박사학위를받았을때제일먼저이런생각이들었다.‘아,내가머리가나빠서공부를못한게아니라우리나라교육제도가문제였구나.’그렇게나는한국의교육제도를탓했다.---pp.173~174

그리고자주가는카페에앉아뜨거운아메리카노를마시고있으면아니나다를까,젊은커플들이나를알아보고깜짝놀라며사인과인증샷을부탁한다.그러다보니남들의시선을의식하면서도아닌척커피한잔을홀짝이고는창밖공원을물끄러미바라보는,되도않는분위기를잡게된다.내가제일싫어하던부류중하나가관종이었는데,어느새내가그관종이되어가고있는것이다.---p.155

불과얼마전까지만해도휴대폰을한번충전하면나흘이나버틸정도로연락이없어서그저시계로여기며살아왔던내게는정말놀라운일이아닐수없다.게다가방송에출연하면서화면으로만보던유명인사들을알게되었다.촬영이끝난뒤같이사진을찍고연락처를주고받으면서내머릿속처럼텅비어있던휴대폰에사람들의연락처가늘어가기시작했다.---p.194

아는사람이늘어난다는건내가예순다섯이되어서야비로소사회의한구성원으로제대로관계를맺으며살아가기시작했다는의미일지도모른다.평소에나는얼마남지않은인생,좋아하는사람들만만나며살기에도부족한데굳이다른사람들까지신경쓸필요는없다는주의였다.그러면서도한편으로는마음한구석이늘휑했던것도사실이다.
---pp.194~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