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무너뜨린건,정말세상이었을까"
바다가그를무너뜨린적은없었다.
그를무너뜨릴뻔한것은,언제나그자신이었다.
인간은3,000년동안달라지지않았다
새벽에눈을떠서밤에잠들기까지,우리는오늘도어제와똑같은자리에서넘어졌다.이긴뒤에우쭐하다일을그르치고,눈앞의이득에판단이흐려지고,듣고싶은말에귀를내주고,편안함에젖어떠나야할때를놓친다.머리가나빠서가아니다.인간이문명을세운세월은길게잡아도만년안팎이지만,그전까지수십만년을우리조상은들판을떠돌며사냥하고채집했다.우리몸과마음은문명이아니라그들판에맞추어빚어졌다.그래서3,000년전오뒷세우스를무너뜨린바로그마음이,오늘우리를똑같이흔든다.호메로스가그린인물들을읽다보면,어느순간거울속자신을보고있는듯한착각마저든다.
"멀어지는섬을향해,그는굳이자기이름을외쳤다"
키클롭스의눈을찌르고동굴을빠져나온오뒷세우스는안전하게멀어지던그순간굳이배위에서제이름을외친다.이긴자의우쭐함이었다.그한마디가저주를불러십년을앗아갔다.이책은오뒷세이아의장면하나하나를오늘의문제로옮긴다.부하들이보물인줄알고바람자루를몰래연장면은사람이자기몫이걸린쪽으로움직인다는냉정한진실이고,세이렌앞에서제몸을돛대에묶은선택은의지가무너지기전에미리자기를묶어두어야한다는지혜다.낡은모험담이아니라,오늘그대로써먹는실전서다.
3,000년전의시인과오늘의현인이같은문장을말한다
이책에흐르는목소리는단둘이다.3,000년전의호메로스,그리고우리시대에사람의마음을가장깊이들여다본찰리멍거다.놀랍게도둘은같은곳을가리킨다."인센티브를보여달라,그러면결과를보여주겠다"는멍거의말은부하들이바람자루를연이유를그대로설명한다."내가어디서죽을지알면그곳에가지않겠다"며멍거가평생곱씹은문장은,세이렌의바다에서제몸을묶은오뒷세우스의지혜와정확히같다."큰돈은사고파는데서가아니라기다리는데서번다"는원칙은칼을쥐고도거지로견디며때를기다린왕의이야기다.
한편의항해를따라가는사이,나를보는눈이열린다
이책은트로이함락의밤에서출발해카산드라,키클롭스,바람자루,키르케,저승,세이렌,두괴물의해협,신의소,활을거쳐마지막'누구의눈으로보는가'에닿는다.흩어진교훈의모음이아니라,한사람이집으로돌아가는하나의여정이다.오뒷세우스가한관문을넘을때마다독자도인간의약점하나와그것을다스리는지혜하나를손에넣는다.그렇게열개의관문을함께통과하고나면,남는것은이야기의감동만이아니다.넘어질자리를미리알아보는눈이다.그리고이항해의굽이마다,수백년을건너온여덟점의고전명화가길동무처럼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