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사상 (일상을 뒤집는 빛과 춤의 다큐멘터리)

춤추는 사상 (일상을 뒤집는 빛과 춤의 다큐멘터리)

$22.00
Description
“공장에서 무용수가 춤을 춘다면?
세탁소에서 현대무용 사진을 찍는다면 어떨까?”
소셜 포토그래퍼 이준희 작가
새로운 작가주의 다큐멘터리 사진의 탄생

부산 사상구의 산업단지, 세탁소, 이발소 등
잊혀가는 공간들을 빛과 춤으로 재창조해
새로운 이야기와 시간성을 부여한 프로젝트 사진집
모두가 서울로 향할 때 부산으로 역주행한 사진작가 이준희. 그는 대양과 맞닿은 푸른 도시 부산에서 새로운 행보를 다짐했고, 부산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부산 시민들이 쌓아온 다양한 사운드와 헤리티지를 발견했다.
연일 뉴스에서 들려오는 인구 유출 소식은 이제 막 부산 시민이 된 작가에게 고민을 던져주었다. 부산을 위해 사진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아트 스포츠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부산의 역동성을 사진에 담아내볼까, 생각했다.
파일럿 촬영을 진행하고, 2025년 부산 사상구청과 협업하여 사상산업단지의 공장들과 사상구 내 일상의 장소들을 프레임에 담기 시작했다. 사상구의 대규모 산업단지는 한때 부산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 폐와 같은 곳이었으나, 점점 공실이 늘어나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산업단지가 공동화되어 갈수록 지역의 경제는 서비스업 중심의 소비도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세탁소, 이발소, 버스 회사를 비롯해 로봇 공장, 신발 공장 등 우리가 잊었거나 인식하지 못한 일상의 공간들이 다채로운 조명과 현대무용가들의 춤으로 뮤지컬 무대처럼 바뀌었다. 조색하듯 섞어 쓴 조명들은 단조로운 공간을 새로운 색채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무용수들의 유연한 춤 동작이 그리는 곡선은 경직된 직선의 기계들과 대비되어 환상적인 찰나를 만들어냈다.
작가는 왜 빛과 춤으로 이러한 공간들을 뒤집어보고자 했을까? 빛과 춤은 공간에 변화를 주는 마법이 되어 잊혀가고 외면받는 공간에 새로운 시간성과 서사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한 사진작가의 역주행이 지역 사회를 낯설지만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그 사회적 메시지를 통해 독자의 삶까지 반짝일 수 있게 조명하는 것이다.
『춤추는 사상 - 일상을 뒤집는 빛과 춤의 다큐멘터리』는 ‘작가주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열어가는 첫머리이자, 비어가는 공간들을 재창조하는 예술적 물결의 시작점이다.

“빛이 감싸안은 장소가 빛을 필요로 하는 무용수와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공장에서 춤추는 무용수.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로트레아몽이 말한 ‘수술대 위에서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처럼 일상적 사물로 존재하던 별개의 공간과 사람을 새롭게 조합함으로써 우리는 기이한 맥락이 빚어내는 생경함에 포박당한다. (...) 찰나의 순간이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부산과 만난 단면의 집합체, 순간과 지속이 공존하는 시간의 결정체가 〈춤추는 사상〉이다. (전 한겨레신문사 사진기자 장철규, 해설 〈다큐멘터리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향해〉 중에서)

“우리가 공간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공간에 얽혀 있는, 또 함께 존재하는 시간을 동시에 경험한다는 게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모든 공간에는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모든 공간은 서사적이라는 것이겠죠. 지금 많은 분이 찾지 않고 좀 외떨어져 있는 공간에 이런 사진 전시를 통해서 어떻게 보면 새로운 이야기를 심어주는 시도이지 않을까 싶고, 또 이런 서사들이 쌓여가면서 이제 이 사상에 있는 공간은 새로운 시간성을 가지게 되겠죠.”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춤추는 사상〉 사진전 추천사 중에서)
저자

이준희

걷기전부터음악을들으며자랐고,연필을쥐기도전에피아노를먼저쳤다.고등학생시절에는록음악에빠져밴드부활동을했고,자연스럽게실용음악을전공으로대학에진학했다.
음악과함께나고자랐지만희망차야했던청춘은방향잃은나침반바늘처럼빙글빙글돌기만했다.연습실보다는도서관이좋았고,마음둘곳없는한국보다는이국의여행지가편했다.그래도외롭지않았다.무게만큼듬직했던카메라가함께있었기때문이다.
결국태어나서줄곧해왔던음악에실패했다.음악을완전히내려놓은그때,텅빈마음을빛으로채워주고길잃은인생에방향을제시한것이사진이었다.친구들은하나둘취업해안정된생활에정착해갔지만,오히려이방황을더극단으로몰아붙여카메라를들고본격적으로방랑을시작했다.
2010년대중반부터직업사진가의길에들어서면서이탈리아,프랑스,일본등지에서스냅사진과여행사진을촬영하며왕성하게활동했다.팬데믹시기에스튜디오를열고삶의굴곡을크게맞았지만,와신상담하며사진연구에몰두했다.현재국내아트스포츠사진을개척하며소셜포토그래퍼로서공공기관,기업등과협업하고있다.
장애인스포츠에대한인식개선을위해부산장애인체육회와함께하고있으며,부산시사상구청과〈춤추는사상〉프로젝트를진행해사진에사회적메시지를담고있다.
소니코리아프로포토그래퍼및SMDV,유쾌한생각등사진기기브랜드의앰배서더로도활동중이다.
지은책으로직업사진가로서성장해온이야기를담은에세이집『사진작가이준희직업에세이-빛과디렉션』이있다.

목차

여는말:부산사상산업단지,빛과춤의무대가되다

STS정밀
대도운수
유성이용원,백조컴퓨터세탁
거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튜브락,테리제화)
내쇼날시스템
대명쇼트
SMDV

해설:다큐멘터리사진의새로운지평을향해
촬영설계도:미래의사진은우연의요소보다필연의구성이더중요하다
닫는말:공간을새롭게바꾸는마법

출판사 서평

비어가고잊혀가는우리삶의공간을
빛과춤의역동으로일깨워줄사진예술프로젝트의시작

우리가건너다니는튼튼한교량은누구의손을거쳤을까.오늘도타고내리는이버스가없었다면우리의하루는어떻게되었을까.한올한올머리카락을소중히가다듬어주는이발소,얼룩지고낡은옷도새옷처럼만들어주는세탁소.우리의일상을지탱해주는공간들과그공간을지켜오는사람들을우리는한번이라도떠올려본적이있을까?
이준희사진작가가빛과춤을통해이러한공간과사람들을우리의눈속으로,머릿속으로,마음속으로불러왔다.매일같이지나다니는다리의부품들이녹슬지않게처리해주는쇼트공장,우리부모님의면접복장을정성껏다려주었던오래된세탁소,우리의보행을편안하게만들어준신발공장….이공간들을재조명한다는것은이곳에사람들의발걸음을다시불러모으는것과같다.시선이가고마음이가는곳에발이머물고호흡이머물기때문이다.
모두가수도권의대도시로몰려갈때,이준희작가는반대편을향해셔터를눌렀다.오랜세월위에젊은열정을덧입히고,잿빛의공간위에컬러풀한조명을비춘다.잊혀가는공간을생경하게되살려우리의시선을잡아끌며,그공간과독자의눈을동기화시킨다.기계와무용수,모노톤의공장과컬러풀한조명,서로이질적인것들이충돌할것같지만,이준희작가의프레임안에서는서로를껴안는다.
낯선것들의조우는〈춤추는사상〉의사진과독자들사이의연결또한빚어낸다.이것은서로가다시바라보고손을잡고동행하는비폭력적연대이며,독자를환상적으로매료시켜더나은삶으로이끄는,예술이가진아름다운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