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불투명해서 영원히 타지 않을 사람

너무 불투명해서 영원히 타지 않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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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너무 불투명해서 영원히 타지 않을 사람』은 오늘날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이들, 소리 없이 고립되고 스스로를 지워가는 이들을 위한 시집이다. 시인 임수민은 이들을 ‘귀신’이라는 언어로 불러낸다. 죽어서 귀신이 된 것이 아니라, 외롭고 혼자이며 사회로부터 도태되어 귀신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새벽에 혼자 울고 위로 받을 곳도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시인은 한국 무속 전통과 공포 장르의 언어를 빌려 섬세하게 직조한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며, 1부에서는 우울과 불안, 소멸의 감각을 일상의 이미지로 포착하고, 2부 [굿판이 벌어졌네]에서는 무속 의례의 형식을 통해 사회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군상을 풀어낸다. 3부에서는 엄마와 딸, 세대 간의 상처와 신기가 뒤얽힌 가족의 내밀한 풍경을, 4부에서는 [유령 토마토]라는 기이한 존재를 통해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현실을 그려낸다. 마지막 5부에서는 [상사귀·수살귀·창귀] 등 구체적인 귀신의 이름을 빌려 집착, 폭력, 배제, 차별의 서사를 낱낱이 호명한다. 시인이 택한 방식은 직접적인 위로나 응원이 아니다. 이미지와 감상을 통해 독자가 시집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 즉 대신 울어주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시도 슬픔에서 출발하고 공포도 슬픔에서 출발한다는 시인의 확신 아래, 이 시집은 두 장르가 하나의 언어로 만나는 자리를 마련한다.

귀신은 악한 존재가 아니다. 외롭고 고립되어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난 사람들이 귀신이 된다. 시인 임수민은 공포와 오컬트의 언어로 우리 시대의 상처를 시로 빚는다. 선로 앞의 충동,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아침, 이름 불려지지 않는 슬픔들이 이 시집 안에서 귀신이 되고, 굿판이 되고, 유령 토마토가 된다. 직접적인 위로 대신 이미지로 말을 건네는 이 시집『너무 불투명해서 영원히 타지 않을 사람』은, 새벽에 혼자 어둠을 삭히는 이들 곁에 조용히 앉아 대신 울어준다.
저자

임수민

시인임수민은2024년『시와산문』신인문학상시부문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네가오렌지를먹는동안나는시집을읽었다』,스토리코스모스웹북열편시집『오늘은꿈에서당신을만나고싶어요』외2종등이있다.현재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에재학중이다.글을통해,오늘도불을끄고홀로어둠을이겨내고있을이들에게손을내밀어주고싶다.다정하지만다정하지않은여러장르를집필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불투명한것들이너무많아
내방/아침과저녁에는인간이/선로의말1/계속/우울한수요일/즉석사진/선로의말2/생존/그로테스크/야간근무/해안선/기록/곧만나/불안,책,시/어느날나는
2부굿판이벌어졌네
굿판-제물/굿판-상/굿판-북/굿판-춤사위/굿판-무당
3부다른내가줄줄이들어온다
내림굿/뒷전거리/엄마는가끔신이되고부적을쓴다/뭇국을끓이는시간/입/줄을선사람/그녀에게어떤말을했길래가루가되었을까/내가너의시를빌리고/강령술/여름주머니/돌려보내는것
4부유령토마토,당도최고!
유령토마토/어느저녁평범한식사/계란깨뜨리기/네가딸기잼을온몸에뒤집어썼으면좋겠어/화해/귀신/실종/유령토마토외출/두억시니/유키온나/장바구니탈출기/주전자/나는오늘즐거울예정입니다
5부온갖구신들
온갖구신들-상사귀/온갖구신들-수살귀/온갖구신들-창귀/온갖구신들-액귀/온갖구신들-저퀴/온갖구신들
귀신이될수밖에없는사람들에게

출판사 서평

임수민시인의『너무불투명해서영원히타지않을사람』은슬픔과공포가본질적으로같은감정임을증명한다.시인은스크린도어앞의손들,점토인간으로대신출근을보내는아침,장롱에서기어나오는겨울의괴담같은이미지들로말할수없는것들을말한다.굿판,내림굿,뒷전거리같은무속의언어는단순한소재로소비되지않고.억울하게귀신이된존재들을불러이름을되돌려주는의식으로소화된다.또한,이시집이특별한이유는위로의방식에있다.시인은“힘내세요”라고말하지않는다.대신독자를시집의주인공으로밀어넣어,스스로귀신이었음을,그러나오늘만큼은울어도된다는것을느끼게한다.각박한현실을비현실의언어로포착해아름다움으로승화시킨이번임수민의시는,귀신이될수밖에없었던사람들이다시사람으로돌아오는길목에놓인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