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와 침대를 오가며 (의학과 사랑 그리고 나)

침대와 침대를 오가며 (의학과 사랑 그리고 나)

$20.00
Description
성 해방과 성소수자 탄압이 동시에 이뤄지던 시대
레즈비언-페미니스트-의사의 꿈과 욕망, 사랑의 기록
“섹시한 70대 레즈비언 할머니의
화끈한 청년기 회고록? 일단 나는 환영이다.”
- 김규진(작가,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저자)

★ 2022 《커커스 리뷰》 선정 최고의 독립출판 도서
★ 2023 베스트 인디북 어워드 ‘LGBTQ 회고록’ 부문 1위
★ 2024 노틸러스 북 어워드 ‘의료 회고록’ 부문 은상
★ 김규진, 전승민, 박상영 추천

미국의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이자 전직 내과 전문의인 퍼트리샤 그레이홀이 남성 중심적인 의료계에서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좇는 동시에 삶을 함께하고 싶은 여성을 찾아 병실 침대와 연인의 침대를 오갔던 젊은 시절을 회고한 에세이다. 책에는 자신이 애리조나에 하나뿐인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했던 10대 시절의 혼란부터, ‘로 대 웨이드’ 판결 이전의 임신중지 경험, 의학 수련 과정에서 마주한 성차별,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동시에 성 해방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 만난 연인들과의 사랑까지 놀라울 만큼 솔직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출간한 이 책으로 독자와 평단의 큰 주목을 받았고, 이후에는 연달아 소설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정표 없는 바다”에 비유한다. 삶의 롤모델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의대에 입학하던 1971년 당시 신입생 100명 중 여학생은 다섯 명에 불과했고, 동성애는 정신질환으로 취급받았다. 여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것은 경력은 물론이고, 신변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남성 중심적인 권위에 도전하며 더 나은 기회를 찾았고, 매력적인 연인들을 만나는 동시에 치열하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이정표 없는 바다에서도 꿈과 욕망, 사랑을 모두 포기하지 않은 저자의 삶은 소설가 박상영의 추천사처럼 “오롯이 나 자신으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이 때로는 누군가의 찬란한 내일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는 여자를 사랑했지만, 내가 아는 관계 모델이라고는 이성애 규범적 관계가 전부였다. (…) 여성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일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야망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 책은 내가 이정표 없는 바다를 헤쳐나갔던 이야기, 폭풍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결코 부서지지 않았던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에서
저자

퍼트리샤그레이홀

의사,에세이작가,소설가.2022년출간한에세이『침대와침대를오가며』로다수의독립출판상을수상하며주목받았다.2023년배우자와공동집필한『황금빛노년과은빛희망(GoldenYearsandSilverLining)』을선보이며소설가로데뷔했다.2025년『우리가머물곳(APlaceforUs)』,2026년『프레임드(Framed)』를연달아발표하며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다.현재배우자와함께태평양북서부의어느섬에거주한다.이웃의반려견들과시간을보내다이따금나타나는범고래,독수리,수달,흑곰을관찰한다.

목차

추천의말
작가노트
이야기를시작하며
1부애리조나에하나뿐인레즈비언
2부의대에서
3부의사
4부거울을마주하다
이야기를마치며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내가함께하고싶은
그여자가되기로했다.”

병실침대와연인의침대를오갔던‘그시절의나’
젊은사랑의치기와모순까지드러내는진실한에세이

노골적인성차별과동성애혐오가만연했던미국의1960~1970년대,그리고그와대비되는저자의성공적인경력은이회고록을어느노년기레즈비언의사의수기처럼보이게한다.그러나저자가자신의20대시절을돌아보며드러내고자한것은의사가되겠다는꿈을이뤘다는결과보다사랑에번번이실패했던과정에가깝다.영어판제목인‘MakingtheRounds’는병원에서의사가환자들의침대를돌아다니며진찰하는‘회진’을의미하지만,이책에서는연인들의침대를오간다는중의적의미도갖는다.의사는회진을통해환자들의상태를진단하지만,저자는침대와침대를오가며자신의모순된욕망을마주하고,마침내자신이어떤삶을원하는지깨닫는다.

저자는폭력적으로느껴질만큼애정을강요하기도하고,매력적인여성을새로만날때마다번번이연인을배신하기도한다.사회적분위기와상대에게느끼는호감에따라추구하는연애방식도독점적인관계와다자연애를넘나든다.저자는“내페미니즘은내욕망과일치하지않았다”라고고백하기도한다.연인이었던세실리아가대학원에돌아가는대신곁에머물며자신을‘내조하는아내’가되길바랐다는것이다.그러나이토록이기적이고모순으로가득한저자를끝내미워할수없는이유는,그가자신을좋은사람으로연출할마음이조금도없어보이기때문이다.그의만남과이별에서독자도자연스럽게자신의서툴렀던지난사랑을돌아보게되기때문이다.

“신기하게도그녀의기록을따라걷다보면우리는그녀가아니라미처살피지못했던‘나’자신에대해서깨닫는다.사랑이중독적인것또한바로이때문이다.당신을사랑함으로써내삶은아름답고낯선다른몸으로태어난다.”
-전승민(문학평론가,『퀴어(포)에티카』저자)


40여년전의불안감이여전히생생한이유
가만히있어도지켜지는권리와자유는없다

회고록의배경이되는1960~70년대미국은‘스톤월항쟁’(1969)으로촉발된동성애자인권운동,교육에서의성차별을금지한「타이틀나인」제정(1972),여성의임신중지선택권을인정한‘로대웨이드’판결(1973)등여러진보적변화가일어난시대였다.1973년에는미국정신의학회에서동성애는정신질환이아니라는단호한결론을내리기도했다.저자의삶역시자신의정체성을부정하며남성들을만나보다‘불법’임신중지수술을받아야했던1960년대애리조나시절에서,게이친구데이비드와함께살며사실혼부부로오해받던1970년대초반솔트레이크시티시절을거쳐,비교적자유롭게여러연인을만났던1970년대중후반의보스턴시절까지크게변화했다.

저자는1980년11월,레지던트로서마지막당직근무를서며로널드레이건의대통령당선소식을접했던순간을“지난20년간내가목격해온모든변화와희망을허사로만들중대한변화가시작되고있었다”라고회고한다.책에레이건시대에여성과성소수자의권리가얼마나위축되었는지,저자의삶이어떻게달라졌는지구체적으로묘사되지는않는다.그러나저자가레이건의당선을바라보며느꼈던불안감은,수십년이흘러트럼프시대의한가운데에있는2026년현재에도낯설지않은감각으로되살아난다.노년의레즈비언의사가자신이젊은시절경험한기쁨과슬픔을기록한이책은그렇게‘그때그시절’에머물지않고생생한지금-여기의이야기가된다.

“처음내가동성애자라는사실을깨닫고,내가애리조나에하나뿐인레즈비언인지도모른다고생각했던그날이후로,LGBTQ+를대하는세상의태도가긍정적으로진화해온사실을당연하게받아들이지는않는다.우리가얻어낸것이얼마나취약할수있는지잊지않았으니까.다름에대한혐오와편협함의문화를그대로둔다면우리는언제든권리와자유를빼앗기고과거의어두운시절로돌아가게될것이다.”
-본문4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