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자연스럽게살아간다’고말할때,진짜로자연스럽게살아가는삶은어떤모습일까요?많은이들이답을찾아여기저기로떠나지만,때로는그답이가장가깝고도익숙한곳에숨어있기도합니다.『자연스럽게살아갑니다』책에는때로는예측할수없는여정에서맞닥뜨리는삶의진실들을담아보았습니다.자연스럽게살아간다는것은‘무엇을하지않는것’이아니라,세상과나사이의경계를조금씩허물고보다자연스러운나로살아가는용기를갖는일임을,인도에서온혜달스님의이판*사판여행을통해한번더생각하게됩니다.
인도아루나찰프라데시의소수민족마을에서태어나,할아버지의새벽예불소리를자장가삼아자라고,스스로가판집을열어동생들학비를마련하고,마침내한국조계종에출가해강화도연등국제선원에서죽비를들게된혜달스님의이야기입니다.한국인보다더한국인같은얼굴로,"저는혜달이고요,인도에서왔어요"라는한문장으로좌중을뒤집는그의삶은단순한귀화스토리가아닙니다.소수민족의박해,망명,출가,이국의언어와계율,섬의고립과연대를가로지르는구도(求道)의여정입니다.
탁…탁…탁…
세번의죽비소리가선방의정적을가릅니다.회색승복을입은스님이죽비를가로로들고참가자들과맞인사를합니다.1시간의낯선명상이막끝났습니다.사람들이저린다리를부여잡고일어날때,스님은나지막이차담시간이이어진다고알립니다.보이차를우리며조용히자기소개를권하자,아무도선뜻나서지않습니다.스님이먼저입을뗍니다."저는혜달이고요,이곳의주지입니다.인도에서왔어요."반신반의한시선들이교차합니다.파르라니깎은머리,홑꺼풀의깊은눈,유창한한국어.인도에서온스님이라기엔너무낯익은얼굴입니다.하지만그는진짜로인도에서왔습니다.동파키스탄의수몰로인해인도로망명한차크마족의후손으로,불교가핏줄기처럼흐르는집안에서태어났습니다.할아버지는출가해사찰을세운스님이었고,손자안띰은잠결에그새벽예불소리를들으며자랐습니다.열두살에동자승이되어스스로결심했습니다.'나,출가할것이다.'그결심은식지않았습니다.인도에서,콜카타에서,한국에서,조계종에서,강화도에서,이책은그결심이얼마나많은언어와국경과수행을넘어안띰에서혜달까지,마침내연등국제선원의주지가되었는지를담담하게따라갑니다.
이책은단순한귀화스님의이야기가아닙니다.차크마족은전세계약100만명의소수민족입니다.대영제국의식민지배,동파키스탄의독립전쟁,방글라데시의민족탄압,댐건설로수몰된고향,인도에서도인정받지못한시민권.혜달스님이태어난자리는이미여러겹의역사적상처위에있었습니다.그자리에서그는동생들의학비를벌기위해대나무가판집을열었고,차크마족의장학생이되었으며,정치학을전공한뒤결국한국조계종에귀의했습니다.그리고한국최초의인도인주지스님이되었습니다.이책은'다름'에대한새로운언어를건넵니다.
한국사회에서외국인스님,다문화이주민,종교적소수자에대한편견은여전합니다.혜달스님은그모든경계위에서있으면서도,"세상이나를어떻게대하는가보다내가어떤마음으로세상을대하고있는가가더근본적인문제입니다"라고말합니다.그가살아온삶에서나온문장입니다.이책은불교를모르는사람에게도열려있습니다.죽비소리,다관,차크마족의베삭데이,조계종의계율.생소한단어들이나오지만,이책은법문집이나교리서가아닙니다.망명과이주,가족의사랑,스승과제자의인연,섬생활의고립과연대를담은사람의이야기입니다.종교를떠나,경계를넘어자기자신으로자연스럽게살아가는법을찾는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