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수평선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 희미한 건축에 대하여)

그늘 수평선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 희미한 건축에 대하여)

$28.00
Description
희미해질수록 선명해지는 건축가 최춘웅의 첫 에세이집
더 많이 짓고, 더 빨리 새것으로 바꾸려는 오늘날
우리가 주목해야 할 ‘희미한 건축’에 관한 이야기
빛이 아니라 그늘에서부터 사유가 시작되는 에세이집 『그늘 수평선』은 역설적으로 그 그늘을 통해 오늘 사회와 건축이 놓치고 있던 가치를 선명하게 밝힌다. 건축가 최춘웅의 첫 단독 저서이자 건축 전문 출판사 도미노프레스의 첫 번째 건축 에세이집이다. 단편 글 46편과 전시작의 대본 일부, 픽토리얼 에세이가 실렸다.

“나의 역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하는 오늘날, 심지어 건물이라는 거대한 물리적 실체를 만들어야 하는 건축가가 “저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걸요”라고 고백하는 연유는 무엇일까? 친절, 겸손, 자제. 급기야는 그늘 속으로 건축가의 존재를 숨기기까지 하는 저자 최춘웅은 작업에서 자신의 존재를 앞세우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낮은 자리에서 지켜보고 그들을 위한 그늘을 짓는다.
저자

최춘웅

목차

친절한 미니멀리스트
죽은 자들의 선언문
그늘과 그림자
약한 것들을 위하여
뿌리 깊은 고독
공백의 사유
공백 속 독백
섬뜩함과 낯섦 사이에서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거리 두기
사이를 오가는
안티프래질
길들여진 자연과 느긋한 사람들의 공생
오피스 런치
신성한 진양
대화하는 도시재생
비빔 건축
낙원상가
무척 새로운 길
실종된 X를 찾습니다
Script - 건축극장 X
어렴풋이 집의 형태를
고향
기억의 건축술
폐허의 지형
어쩌다 브루탈리스트
궁극적 공간의 공공성
자유공간 표류기
여의도
젊은 건축가
경제 위기
협업에 관한 글
소행성 G
난외건축
저항의 매개체
유혹의 매개체
더러운 현실주의
소박한 미술관
내가 꿈꾸는 미술관
손상과 연약함의 미학과 실천
보따리 분관
천진난만
발상인가 표현인가
더 직관적으로
열정의 구축자들
진실로 현재에 있는
사랑의 건축술

출판사 서평

오늘에 비켜서서 오늘에 필요해지기
최춘웅은 그동안 건축 편집자로서 봐왔던 건축가와는 완전히 다른 부류의, 그래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인물이었다. 과시하지 않고 겸손함은 당연하며,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취조차도 잘 이야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기 쓸모를 드러내고 증명해야 하는 오늘 사회에서 이런 그가 어떻게 건축가로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을까? 단순히 대표작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오늘날의 시대 논리에 거리를 두는 그가 어떻게 건축에서 그 가치관을 실천해왔는지가 궁금했다.
책에는 최춘웅의 단편 글 46편과 전시작의 대본 일부, 픽토리얼 에세이가 실렸다. 짧은 글의 모음이지만 각각의 글 안에는 건축가로서의 또렷한 그림자가 그늘 속에 드리워 있다. 그리하여 희미해진 자취는, 오늘 사회와 비켜서 있는 최춘웅을 오히려 오늘날에 필요한 건축가로 만든다. 또한 그것은 한 개인의 건축관을 넘어, 오늘 사회와 오늘 건축계가 외면해온 지점을 그늘로써 선명하게 밝히기도 한다.
이러한 그의 글을 읽으며 새삼 깨달은 사실이 있다. 건축가가 자신의 존재를 앞세우지 않고 그늘에 자리한다는 말은 그의 작업 역시 건축가의 흔적을 내세우기보다 다른 존재가 머무는 그늘이 되어준다는 의미이다. 최춘웅이 짓는 그늘에는 인간 외 다른 생명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시간대, 여러 다른 문화가 함께 살아간다. 그에게 그늘은 빛이 닿지 않는 곳이 아니라, 빛을 독차지하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