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컹물컹 (이혁발 사진판화집 | 19세 이상 상품)

물컹물컹 (이혁발 사진판화집 | 19세 이상 상품)

$100.00
Description
도록이 아니다. 단순한 책이 아니다
인쇄를 판화로 해석한 ‘사진 판화 작품집’이다
회화에서 설치, 행위미술까지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혁발이 ‘사진판화집’이라는 작품집을 발간했다.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라 인쇄를 판화개념으로 풀어낸 사진판화집인 것이다. 인쇄라고 하는 것도 ‘판’에 의해 찍혀 나온다는 관점이다.
이것은 작가가 1993년 2회 개인전 때 〈이미지채집〉이라는 인쇄 책자를 작품화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인쇄할 때 핀을 맞춰보기 위해 같은 종이에 여러 번 찍힌 ‘피칭지’의 회화성을 발견한 데서 출발한 것이었다.
이 책을 ‘사진판화 작품집’이라고 하는 것은 통상의 그림 액자를 책이라는 형태로 치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도 1993년 〈이미지채집〉 때의 제작과정과 같다. 즉 작품이 액자로 벽에만 걸릴 것이 아니라 ‘책처럼 책장에 쉽게 보관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책 형태의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32년이 지나 또 시도한 것이다.
판화라는 예술성을 높이기 위해 발색이 좋고 고급지인 ‘울트라 화이트 랑데뷰’지를 사용하였고, 196부 한정판을 찍었다. 그리고 기존 판화작품처럼 내지 1쪽에 넘버링(1/196~)을 하였고 싸인, 그리고 작은 드로잉도 그렸다.
또한, 작품집 어느 한 페이지에 페인트마커로 드로잉 한 점을 직접 그려 넣었다. 인쇄라는 기계적 작동 위에 예술가의 그림이 더하여 ‘드로잉이 첨가된 사진’으로 사진의 색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저자

이혁발

1963년 경북 영양에서 출생하여 석보초등학교 5학년을 마친 후 서울로 유학하였다. 매동초등학교, 보인중학교, 동대문상고를 거쳐 서울예전 다니다 군대를 갔다. 5공수부대에서 33개월 근무하고 나와 동국대학교 미술학과를 다니게 된다. 졸업 후 큐레이터를 3년 한 후 창작의 즐거움을 찾으며 생존을 지속하였다.
30년 넘게 산 서울에 지치기도 하였고 잔디밭 있는 집에 살고 싶은 마음으로 2006년 안동으로 낙향, 시골 생활을 즐겨 왔다. 문득 돌아보니 세월을 후룩후룩 마셔버린 것 같이 20년이 휙 지나고 있다.
개인전은 18회, 다수전 120여회, 행위미술 90여회를 하였다. 행위미술 작품집은 『섹시미미』(이소북, 2003), 저서는 『한국의 행위미술가들』, (다빈치 기프트, 2008), 『행위미술 이야기』, (도서출판 사문난적, 2012) 등이 있다.
현재 ‘예술연구소 육감도’라는 간판을 달고 행위미술, 회화, 사진, 입체, 설치미술 작업을 하며 놀고 있다.

목차

1장 ‘스스로 그러한’ 자연
1. 꽃----006
2. 바다-----016
3. 하늘-----021
4. 나무와 숲------026
5. 달-------040
6. 자연의 한구석------048

2장 ‘스스로 그러한’과 ‘인위’의 만남
7. 작물, 음식물-------061
8. 낮 풍경---------073
9. 밤 풍경---------076
10. 구조물, 건물--------084
11. 석상, 돌탑-----------097
12. 발언하는 사물---------099

3장 인간의 속살
13. 나의 몸---------116
14. 여체----------134
15. 여장남자---------147
16. 얌자----------177
17. 똥----------200
18. 사람 풍경-------217
19. 행위미술--------220
20. 책을 펴내며-------224

출판사 서평

4년째 매일 찍은 ‘똥’ 사진- 행위미술이자 회화이자 사진작품이자 판화작품
이 사진판화집에서 가장 주목할 작품은 표지에 실린 대변 사진 작품이다. 이 똥 사진들은 70개 사진을 한 작품으로 한 17개 작품이 수록돼 있다.
이 작품은 행위미술가이기도 한 작가가 행위미술작품 개념으로 2021년 11월28일부터 찍기 시작하여 현재도 찍고 있다. 그래서 이 사진작품 〈거룩한 순환〉, 〈거룩한 차이〉는 행위작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거룩한 차이〉란 똥의 모습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이 차이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그 차이를 수용하라는 의미이다. 조금 또는 많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세상에 대한 일침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이 차이가 만들어내는 변화무쌍함은 각 사진마다 독특함을 가진 ‘똥 드로잉’ 작품이 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행위작품이자 회화작품이고 사진작업이면서 판화작업인 것이다.
대변을 소재로 삼은 퍼포먼스 작가나 예술가가 여럿 있었지만, 이번 작품처럼 매일매일의 기록으로 시간성을 더한 작품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미학적인 의미를 담보하므로 한국미술사 나아가 세계미술사에 기록될만하다고 본다.


이혁발만의 삶에서 길어 올린 회화성 짙은 딱 하나의 장면들
1장 ‘자연’ 부분에서는 통상적 시각이되 올오버페인팅 같은 작은 부분이 곽 채워 전체를 이루는 사진들로 채워졌다. 2장 ‘인위’부터 이혁발만의 시각이 담긴 사진이 등장하고, 3장 ‘인간의 속살’에서 다른 작가들이 전혀 다루지 않는 사진작품들을 볼 수 있다.
1장 중에도 40~47쪽의 솟아오르거나 날아다니는 달 사진은 나름 독특한 시선이다. 76쪽의 가로등 사진도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사진이다. 그 날, 그 시간, 딱 그 장소에서 작가의 눈으로만 일궈낸 독창적인 작품이다.
2장의 ‘밤풍경’(76~83쪽) 사진들은 “올 나간 스타킹이 아름답다”라는 작가의 오랜 생각들이 반영된 작품이다. ‘허튼’, ‘흐트러진’, 무슨 형태인지 알 수 없는 이 사진들은 또렷한 형태 너머(또는 이면)의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풍경을 펼쳐 보인다. 작가의 눈에 포착된 그 공간과 조명이 주는 찰나의 에너지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밤 공간에서 그 에너지가 펼쳐내는 순간의 현란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며 그 미학적 쾌감 속에서 마음껏 유영하고 있다. 규칙이나 그래야만 하는 사회적 통념을 깨부수며 ‘어떤 무엇’이 아닌 ‘아무 지칭할 수 없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아무 것도 아닌’ 예술작업을 통해 인간 본능이 가진 단순한 ‘끌적임’에서 오는 쾌감 같은 ‘영혼의 자유로움’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2장의 99쪽, 100쪽의 사진은 마크 로스코의 서정적 그림 같다. 실체는 작가가 사용하는 담요를 찍은 사진이다. 103쪽의 검은 고드름 뒤집어놓은 것 같은 사진은 구들장에 몇 십년 쌓인 검은 고드름이다. 이 사진은 작가가 자기 방의 구들 공사를 하면서 기존에 있던 구들을 걷어내다 발견한 것이었다. 이런 사진처럼 어느 누구에게도 나올 수 없는 딱 그 시간 그 환경의 작가가 경험한 삶에서 길어 올린 세상에 닥 하나뿐인 장면이라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다.
101쪽의 겨울 차 유리를 찍은 사진이나 102쪽의 추상적 사진 작품들은 추상회화 대가들의 회화작품과 싱크로율이 매우 높다.
106~109쪽의 환상적 사진은 물방울 맺힌 분무기 사진이다. 이런 류의 작업은 일상생활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64쪽의 사진들은 먹다 버리는 음식물 찌꺼기를 찍은 사진이다. 61쪽의 옥수수 껍질 사진도 버려지고 사라지는 것에 시선을 준 것이다. 그 껍데기 더미가 주는 회화성이 매력적이다. 즉 사진으로 그린 회화인 것이다.
116~130쪽의 작가 몸을 찍은 사진은 기존의 훌륭한 많은 몸 사진작품이 있다할지라도 그 어느 한 귀퉁이를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발가락이나 손가락을 찍어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120쪽의 발가락 사진은 성교장면을 연상시킨다. 120쪽의 우측 하단 작품은 여성 성기를 연상시키지만, 실제는 발바닥과 발바닥을 붙인 장면이다. 126~129쪽의 에로틱한 사진은 모두 손가락을 찍은 것이다.
219쪽의 〈나는 보았다 20241226〉 작품은 계엄 선포하고 난 이후 윤석열을 보고 만든 작품이다. 당시 온라인에 올리는 것으로 나름 작품발표를 하였다. 행위예술가협회의 시대선언을 주도했고 선언문을 직접 작성했던 작가가 참으로 황당하고 미친 윤건희 정권의 마지막 발악을 이 사진작품으로 시대의 초상화를 그린 것이다.
220~223쪽의 행위미술 사진은 이혁발이 행위미술 현장을 몇 십년간 다니면서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한번 하면 사라지는 행위미술의 한 장면을 기어이 붙들어 놓았다.


여장남자, ‘얌자’라는 이혁발만의 시선
149~152쪽의 사진들은 2009년, 2011년 즈음에 찍은 여장남자 사진들이다. 여장클럽이라는 곳에 직접 가서 찍은 것들이며 이혁발 삶의 족적들이다. 이들이 사회적 편견 아래에서도 꿋꿋하게 욕망하며 각자의 삶을 충실히 아름답게 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어 보여주고 싶싶은 결과물이었다.
여장남자, 얌자 이 사진들은 차별하는 사회가 아닌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로 가자고 작품으로 외치는 것이다. 이 소수의 성적지향, 성적취향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거둬야 하고 그들의 입장은 존중되어져야 함을 말하는 사진들이다.


이 시대의 풍경화
‘여체’, ‘여장남자’와 ‘얌자’편의 많은 부분은 인터넷 영상에서 긁어온 것들이다. 인터넷은 21세기의 자연이다. 작가는 이 자연의 장면 장면을 채집하고 나름의 해석을 가미하여 이혁발만의 독특한 시대의 풍경화를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146쪽 사진은 온라인에서 성을 파는 한 사이트에서 여성 648명을 14분 사이에 캡쳐한 작품 〈어느 날-여성 2025년 5월 17일 12:22~12:36〉이다. 199쪽 사진 〈어느 날-트랜스 2025년 7월 19일 13:30~13:32〉는 온라인 라이브로 성을 파는 한 사이트의 여장남자, 얌자 718명을 2분 동안 캡쳐한 것이다. 사진이란 찰나의 순간을 기록한 것이다. 그들이 그 시간에 분명히 존재하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의 힘을 보여준 작업이다.
이 작품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 그것을 보고 쾌락의 시간을 갖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는 작품이다. 본능에 충실히 하는 이 모든 사람의 삶은 비난받거나 배척되어서는 안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 성적 쾌락 추구는 절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