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 드림

퍼플 드림

$14.80
Description
“더 이상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거야!”

강민영 × 황모과 작가의 거침없는 일갈
순종과 침묵을 강요받던 여자들의 야멸찬 복수극
『퍼플 드림』은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2021·2024년 두 차례 SF 어워드 수상한 황모과 작가와 자음과모음 경장편 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강민영 작가의 짝꿍 소설집이다.
두 작가는 각각 한국의 근미래와 1960년대 인도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억압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와 해방’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줄기를 공유한다. 이로써 두 소설은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각자의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황모과 작가의 「옥춘당 귀녀회」가 SF적 상상력을 동원해 과거로부터 재현되는 악습과 차별을 날카롭게 파헤쳤다면, 강민영 작가의 「뱅가니갱 : 자주색 여자들」은 여성들이 서로를 지렛대 삼아 스스로를 구해 내는 ‘자기 해방’ 서사의 진수를 보여 준다.
저자

강민영

2020년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중편소설『스탠딩1열목격자』,장편소설『부디,얼지않게끔』『전력질주』『식물,상점』『작별의현』『라스트로그인』,그리고산문집『자전거를타면앞으로간다』를썼다.영화매거진『CAST』의편집장을맡고있다.

목차

옥춘당귀녀회
뱅가니갱:자주색여자들

출판사 서평

「옥춘당귀녀회」
가상현실을부수고나온NPC여자들의통쾌한반란
소속사사장을폭행했다는모함을받아징역형을선고받은한물간아역출신배우나(오엘)는‘과거재현드라마’에엑스트라로출연하면사회봉사시간으로대체할수있다는이야기를듣고오디션을보게된다.나는오디션자리에서조선시대극의‘광녀’역할로캐스팅되고,이번에야말로눈에띄어주목받겠다고다짐하며재기를꿈꾼다.
나는낯선사극드라마세트장에서눈을뜨게되고,대본없이즉시촬영현장에투입된다.극중시어머니는나를가묘로불러내어남편의삼년상을치르고뒤따라죽으라는명령을내린다.시취가진동하는가묘에갇힌나는곧이어충격적인사실을알게된다.죽은남편인기주관집장손이사실은여자를참혹하게살해한연쇄살인마였다는것.기주관내외가아들의오랜범죄와증거를모두은폐한뒤열녀문을세우기위해‘광녀’를데려와영혼결혼식을시켰다는것.
진실을알게된나는가묘를탈출하여기주관집장손에게피해입은홍매와소박맞고쫓겨난여자들을만나게된다.엑스트라에불과했던여자들은서로에게이름을지어주고‘옥춘당귀녀회’를결성해마을의문제적남자들을응징한다.옥춘당여자들의소문이널리퍼지고,대대적인검거작전에의해붙잡힌나는또다시나를죽이려는시어머니앞에서게된다.
절체절명의순간,눈을뜬나는참여한‘과거재현드라마’가사실은‘교정교육드라마타이즈센터’의프로그램이라는것을깨닫는다.넘쳐나는구금자들을가상현실속에머물게하며그들의행동을촬영해각종예능프로그램을만들어공개했던것.프로그램속여자들이AI학습데이터에의해임의로생성된NPC였다는것을깨달은나는옥춘당여자들을만나기위해시스템에우회접속한다.
이지점에서소설은옆서버이자또다른저항지인「뱅가니갱:자주색여자들」의세계와교차하며,시대와국경을초월해거대한서사로뻗어나간다.

「뱅가니갱:자주색여자들」
한여름햇볕보다더강렬하게타오르는여자들의행진
1960년대,인도라타스탄잘왈리마을의국회의원을뽑는총선개표가사흘째이어지고,‘아르준고빈드라’의당선이확실시되자광장은광적인환호로뒤덮인다.압도적인표차이로재선에성공한고빈드라는결과를예견한듯미소를지으면서도,패배한경쟁자에게여유롭게악수를청하며치밀하게계산된정치적인쇼맨십을선보인다.
‘신이내린지도자’라고불리며청렴하고신앙심깊은모범적인남성으로추앙받지만,실상은지역유착을통한탈세와사티를강요하며여성들의죽음을담보삼아권력을공고히쌓아올린이중적인인물고빈드라.그의본성은오로지집안에서만드러난다.그는아내‘샨티’를향해무자비하게폭력을휘두르며벼랑끝으로몰아넣는다.절망에잠긴샨티가스스로삶을포기하려던찰나,어둠속에서자주색사리를입은의문의여자‘데비’가나타나샨티를구해낸다.
데비는남편의잔인한폭력에시달리다죽을고비를넘겼던자신의과거를샨티에게고백하고,마을남자들이퍼뜨린‘뱅가니갱’자주색사리를입은여자들에대한악의적인소문은그들의죄가드러날까두려워만들어낸공포의산물임을알린다.샨티는자신과같은상처를가진데비의손을잡으며처음으로자신의이름인‘샨티(평화)’를되찾겠다고결심한다.남편의폭력에순응하며죽음을택하려던‘피해자’에서벗어나,평화를되찾기위해몽둥이를드는투쟁의주체로변화하는것이다.
고빈드라의당선축하연이성대하게열리고로티와커리,달과굴랍자문같은음식들이수북하게쌓여잘왈리사람들모두축제에동화된다.연단에오른고빈드라가첫마디를꺼내는그순간,사람들의시선은그너머당의상징이그려진커다란가림막으로향한다.눈이부시도록번쩍대는긴칼이천한가운데를찢어두동강내고,그사이로자줏빛사리자락을흩날리며칼과도끼,막대기를든여자들이고빈드라를향해달려간다.

억압에맞선여자들에게바치는헌사,『퍼플드림』
이렇듯「옥춘당귀녀회」와「뱅가니갱:자주색여자들」을하나로엮은『퍼플드림』은차별과억압에맞서는여성들의연대의과정을역동적으로그려냈다.작품전반을관통하는‘퍼플(자주색)’은여성운동에서존엄과정의을상징하며,억눌렸던여자들이꿈꾸는세계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옥춘당귀녀회」는SF적상상력을바탕으로과거와현대를넘나들며자기삶의주인이되려는존재를입체적으로구현해낸작품이다.작가는시대극설정을통해‘전통’이라는이름으로포장되어끈질기게재현되는악습과차별을날카롭게파헤쳤다.특히시스템이설계한시나리오속에서소모되는엑스트라에불과했던여성들이스스로이름을짓고주체적으로행동하며기획된운명에거칠게저항하는모습은독자에게통쾌한전율을선사한다.
「뱅가니갱:자주색여자들」은실제인도에존재하는여성자경단‘굴라비갱’을모티프로삼아폭력과부조리한악습에맞서스스로몽둥이를들고맞서는여성들의투쟁을생생하게그려낸작품이다.구원을기다리는대신여성들이서로의손을맞잡고스스로를구해내는‘자기해방’의서사를보여준다.작가는작품의배경이된인도라자스탄현지에서소설을집필했으며촘촘하게설계된세계관과디테일한묘사로압도적인몰입감을선사한다.

시대도문화도다른그들의이야기는결국하나의줄기로이어진다.작가는‘과거여성들의삶,투쟁의역사는동일하다’고,‘우리는과거여성들의삶을딛고살고있다’고말한다.먼저싸워온여성들의꿈이우리가살아가는현실이되었듯,『퍼플드림』은억압의시대를건너온이름없는여자들에게바치는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