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도서관: 오토 폰 비스마르크 (십진분류법으로 보는 통일의 설계자 비스마르크의 모든 것)

인물도서관: 오토 폰 비스마르크 (십진분류법으로 보는 통일의 설계자 비스마르크의 모든 것)

$13.40
Description
“십진분류법으로 보는 비스마르크의 모든 것
그는 어떻게 분열된 독일을 하나의 제국으로 묶었는가?”
19세기 유럽의 판도를 바꾼 정치가,
독일 통일을 현실로 만든 프로이센의 재상,
그러나 동시에 강한 국가 권력과 억압의 그림자를 남긴 인물.

전기 총서 《인물 도서관》 제3권 비스마르크

십진분류법의 틀로 작고도 깊게,
그의 다각적인 면모를 한 권에 담다.

19세기 후반 유럽을 관통하는 선명한 현실정치의 상징, 오토 폰 비스마르크.

그는 ‘철혈재상’이라는 단일한 수식어로 가장 자주 호명되지만, 그의 삶과 정치는 단선적인 서사로 요약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층위를 지닌다. 《인물도서관: 비스마르크》는 십진분류법을 토대로 철학ㆍ종교ㆍ사회과학ㆍ예술ㆍ언어ㆍ역사 등 여러 갈래를 횡단하며 비스마르크를 재구성한다. 독일 제국 수립이라는 굵직한 사건 이면에 깔린 19세기 유럽의 정치·외교적 맥락, 귀족 지주 출신 보수주의자가 근대적 사회보장제도를 최초로 도입하게 된 역설, 그리고 국가 이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권력의 이면을 촘촘히 담아냈다. 한 손에 잡히는 작은 판형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의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도서관 한 채만큼 방대한 서사를 지닌다.”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한 본 시리즈는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며 ‘왜 지금, 다시 이 사람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비스마르크라는 이름이 불러일으키는 냉혹한 정치 공학과 국가 통합을 향한 고뇌는, 현대 사회에서 국가와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비춰보는 강력한 거울이 된다.

유럽 질서의 설계자로서 치열하게 국익을 추구했지만, 결코 시대의 모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인간. 뼛속까지 철저한 보수주의자였으나 때로는 시대의 흐름을 기민하게 읽어낸 백색 혁명가로서, 혹은 복잡한 다극 체제의 외교망 위에서 끊임없이 줄타기해야 했던 비스마르크의 행보는 오늘날의 국제 현실에도 여전히 묵직한 통찰을 던져줄 것이다.
저자

김현정

어린시절부터‘나라밖이야기’에끌렸던그는대학에서역사교육을전공하고,대학원에서는세계사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역사교육에15년넘게몸담으며,학생들이역사를자신들의삶과연결해해석하도록돕는참여형수업을꾸준히개발했다.현재는저술가이자강연자로활동하고있다.역사는오늘의언어로계속쓰이는인류의경험이라는신념으로역사의오래된장면을새로운질문과통찰로불러내는작업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연대표

000총류
100철학
200종교
300사회과학
400자연과학
500기술과학
600예술
700언어
800문학
900역사

비스마르크의영향력평가

출판사 서평

'철혈'의신화와이면
130년간실체를덮어버린비스마르크의수식어

철혈재상이라는낙인은예상치못한공간에서잉태되었다.1862년9월30일,프로이센총리취임8일째를맞은비스마르크는의회예산위원회의비좁은회의실에서있었다.군예산증액안부결위기직전,준비된원고없이즉흥적인발언이터져나왔다."시대의중대한문제는연설과다수결로해결되지않는다.오직철과피로결정될것이다."익일자유주의언론은그를'피의재상'이라호명했고,곧이어'철혈재상'이라는이미지가굳어졌다.

이후그는『회상록』을통해발언의진의를거듭해명한다.1848년자유주의의회의무기력을꼬집기위해발화한수사라며,스스로억울하게곡해된것이라고항변했다.비서로타르부허가구술을받아적은기록은1898년출간되어향후130년간이어질비스마르크평전의기원으로작용했다.하지만수많은변명에도'철혈'두글자는숱한이면을덮어버리는맹렬한표식으로군림했다.

『인물도서관』비스마르크편은철혈이라는수식어에가려진다층적면모를지면위로직접끌어올린다.종교적회심,47년에이르는결혼생활,폭발적인식욕과만성위장병,슈베닝거박사의엄격한식이요법,괴테와셰익스피어와하이네를곁에둔독서광의행보,사임후8년에걸쳐구술한회상록의기록들이낱낱이불려나온다.책은이이질적인요소들을나란히병치하며대상을동시대맥락안에서다시해부한다.십진분류법의열개영역은이러한서술의뼈대를이룬다.

19세기유럽을투영하는
모순의정치인,비스마르크

19세기후반유럽은다종다양한에너지가충돌하며용광로처럼끓어올랐다.빈체제의보수질서는내부로부터균열을일으켰고,자유주의와민족주의의결속은낡은체제를붕괴직전으로몰아붙였다.산업화와도시화의진전은노동계급을새로운정치세력으로탈바꿈시켰다.동시대자연과학은다윈,코흐,멘델레예프,헬름홀츠,뢴트겐을필두로근대학문의진용을갖췄으며,화학공업과철도,전신은사회작동원리를근본부터개편했다.이소용돌이의중심에있던비스마르크는소속된보수융커계층의기득권을수호하는동시에,새로이부상하는시대적흐름을국가운영체계내부로흡수했다.

정치는태생부터모순의형태로구동되었다.무력으로제국통일을쟁취한정치가가통일직후19년에걸쳐유럽대륙의세력균형을치밀하게조율했다.체제밖의사회주의운동을무자비하게탄압하는한편,1883년부터사회보험3법을차례로통과시키며인류최초의강제사회보험체계를구축했다.가톨릭세력을향한문화투쟁의칼날을세우다가도,1880년대들어교황레오13세와의타협을끌어내며정책의단계적후퇴를모색했다.1866년오스트리아를굴복시킨직후영토병합을포기한차가운절제,1870년보불전쟁승리이후강대국들이뭉치지못하도록직조해낸복잡다단한동맹구조.이는평생을지배한'현실정치'사고의냉철한발현을입증한다.

모순은정치의영역을거쳐신체와심연의자아까지파고들었다.굳건한결단가의외피밑바닥에는쉼없이번뇌하는자아가똬리를틀고있었다.1866년보오전쟁직전의봄날,확신을얻지못한채며칠밤낮을베를린집무실에칩거했다.1870년7월,위경련으로관저침대에쓰러진상태에서겨우몸을일으켜엠스전보의문구일부를교열했다.미세한내용의수정이보불전쟁의방아쇠를당겼다.폭발적인식욕과만성위장병,불면의고통을짊어진권력자는정작본인의신체를제어하지못한채시대를호령했다.단호함과망설임,결단과숙고,종교적신앙과정치적계산이온전히공존했다.대상이품은모순은동시대유럽이앓고있던모순을체화하며당대의양상을고스란히증언한다.

십진분류법의방법론으로
인물이라는도서관을읽다

전기물은통상생애를연대기순으로나열하거나정치사·사상사·심리사등특정분야의프레임으로가공한다.『인물도서관』시리즈는인물의삶을장서가꽂힌도서관에비유하며대안적방법론을제시한다.한국십진분류법의열개영역(000총류~900역사)을뼈대삼아생애를직조하며,연대기적서술을배제하고분류체계자체가서사를이끌어간다.

시대의복합성을온몸으로흡수한비스마르크를다룰때이방법론은빈틈없이맞물려돌아가며,분류기호를넘나드는내내대상의이질적인얼굴을거침없이교차시킨다.정치인과신앙인,외교가와폭식가,제국을기획한권력자와의사의처방에순응한환자가꼬리를물고등장해서로의영역을쉴새없이침범한다.대상을뿔뿔이흩어버릴듯한해체작업은도리어갈라진조각들을생동하는인격체로맞붙이고,활자밑바닥에숨쉬고있던짙은체취를감각적으로복원해낸다.

비스마르크가
21세기의우리에게남긴것

비스마르크가구축한외교체제는그가권좌에서물러난직후빠르게붕괴했다.1890년빌헬름2세치하의카프리비내각은러시아와의재보장조약갱신을거부했다.이결정은러시아와프랑스의밀착을초래했고,1894년러프동맹,1904년영프협상,1907년영러협정을거치며'삼국협상'체제를낳았다.평생토록기피했던양면전쟁의포위망은세력균형이파열되는틈을타새롭게직조되었다.1914년제1차세계대전의발발원인은이급격한외교지형의변화에기인한다.제국의외교망이설계자의개인기에철저히의존했음을방증하는징후로해석된다.

반면그가입안한사회보험제도는제1차세계대전,바이마르공화국,나치치하,전후독일연방공화국의격변을거치며끈질기게생존했다.질병보험법(1883),산재보험법(1884),노령·장애보험법(1889)으로완성된사회보험3법은'비스마르크형사회보험모델'로명명되며OECD사회보장분류의표준으로확립되었다.1922년일본의건강보험법을거쳐,1977년의료보험과2000년국민건강보험으로이어지는한국복지제도의간접적계보역시이체계에빚을지고있다.체제전복세력을봉쇄하려던정치적술수가기획자의의도와무관하게현대복지국가의뼈대를형성했다.'현실정치','철혈','정직한중개인','영원한적도동맹도없다'는수사역시21세기외교사및국제관계학의핵심용어로생명력을유지한다.고안된제도와언어는초기의목적을이탈해150년의시간을뚫고살아남았다.

유산의양가성은대상을끊임없이복기해야할당위성을부여한다.제국통일의기획자이자사회보험의창시자는,권위주의적통치와시민권억압의주동자라는굴레를나란히짊어진다.1918년이후불붙은독일특수경로논쟁,1980년로타르갈의평전『백색혁명가』,21세기에속출하는재해석작업은인물에대한평가가시대의변화에맞춰유동적으로변전함을증명한다.당대의모순을고스란히껴안은인격이기에평가잣대또한고정될수없다.『인물도서관』비스마르크편은이끝없이파생되는담론을독자앞에생생하게펼쳐낸다.십진분류법의촘촘한그물망으로대상을건져올리는행위는,권력과제도의본질이현대사회에남긴묵직한과제를정면으로응시하도록이끌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