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바다,개발의자원에서인문적사유의공간으로
18인의시선으로다시읽는바다
먼저발행인허동윤은여는글「바다에관한사색」에서,바다는경계이면서연결이고끝이면서시작이라고말한다.부산의정체성은항만이나해변같은물리적조건만으로설명되지않는다.수많은이주의기억과개항의역사,피란의시간과노동의흔적,그리고세계와연결되는개방성을품은부산의바다를,앞으로얼마나넓고깊게이해하느냐에부산의미래가달려있다는화두를던진다.편집장고영란은Editor’sLetter에서어머니의물질이야기로시작해,송도해변이매립되어가던유년의기억과해녀공동체의공동노동방식을통해바다가단순한배경이아니라공존의원리를품고있음을환기한다.
필진17명의글은인문·생태·역사·예술·도시·기술등다양한분야에서바다라는주제를다층적으로조명하는데먼저최민경은「세상을푸르게사유한다는것:바다,삶,그리고블루휴머니티즈」에서,자연과학·공학중심으로채워졌던바다연구의공백에주목하며최근등장한‘블루휴머니티즈’연구를소개한다.바다를단순한자원이나배경이아닌,인간과세계를이해하기위한사유의장으로다시읽어내는이접근은공존의조건을새롭게생각하기위한출발점이된다.
안재철은「경계에서있는이」에서바다를정복과개발의대상으로다루어온육지중심적사고를비판하며,‘바다의사고(oceanicthinking)’가도시의미래를위한새로운존재론이되어야한다고말한다.부산의정체성은고정된경계가아니라서로다른문화와생태계,삶의방식이파동처럼만나고섞이는과정에있으며,건축과도시역시이유동성과가소성을받아들이는방향으로나아가야한다고제안한다.
장현정은「재난의시대,우리를구원할‘심해의시간’」에서AI와기술이지배하는시대일수록바다가상징하는기다림,겸손,공존,신비에다시귀기울여야한다고말한다.계산과효율로환원될수없는삶의깊이를회복하기위해우리는바다를삶의리듬과존재의근원으로다시바라보아야한다.
심상교는「바다의민속의례와화이트트라우마적상상력」에서풍어제,용왕제,별신굿,당제,뱃고사와진또배기등바다와관련된민속의례를통해,인간이오랫동안바다와공존해온방식을탐색한다.
곽한영은「바다의깡패,해적이야기」를통해해적의역사를인문학적시각으로풀어낸다.해적은권력의공백과불평등이지속될때새로운형태로반복된다는사실이오늘날에도유효한통찰을건넨다.
조재휘는「그래도우리의바다는열려있다」에서부산이바다를곁에두고도그것을단순한배경이나관광자원으로만인식한채세계를향한상상력과개방성을잃어버렸다고지적한다.바다를국토의끝이아닌세계로향하는창구이자거점으로바라보는시선을회복해야한다.
김종기는「역사와권력-바다위의인간비극:제리코<메두사호의뗏목>에서홍성담의세월호연작까지」에서재난이단순한자연재해가아니라무능한권력과책임의부재가만들어낸정치적비극임을예술작품을통해보여준다.
임태훈은「바다,종말이후의계속」에서이정창의『불꽃바다』와한승원의『연꽃바다』를통해한국의바다가산업화와개발주의에의해어떻게훼손되어왔는지를추적하며,그럼에도바다가오염되지않은공간으로남아야한다는문학적믿음을복원한다.
천정환은「바다를이용하기:후쿠시마와영광에서」에서원자력발전소와에너지체제가지역의바다와공동체에어떤희생을요구하는지를성찰한다.바다는인간문명을지탱하는자원이면서동시에국가와자본의필요에따라희생되는불균형한정치경제학의현장이다.
강동진은「바닷물은왜짤까?」에서자연과학의질문을비틀어,인간이바다의'짠맛'을어떻게다루어왔는지를되짚으며대한민국이만들어갈해양문명의방향을묻는다.
김준은「바다를읽는시선,젓갈의생태문화」에서젓갈이바다의생태와어업기술,지역의생활방식이오랜시간축적된결과물임을밝히며생태문화의관점에서바다를읽는새로운시선을제시한다.
류영진은「이바다를잘모른채로쓰기로했다」에서후쿠오카와기타큐슈,그리고부산의바다를가로지르며바다가기억과이동,산업과삶을연결하는방식을개인적인언어로풀어낸다.
이현주는「바다가도시의언어가될때:해양문화플랫폼,산업의바다에서의미의바다로」에서해양플랫폼을통해개항과피란,산업과예술의기억을연결하고,바다를부산의정체성과문화적언어로전환하는과정을탐색한다.
장하용은「AI로바다가말을걸기시작하다:오션인텔리전스시대,부산이써내려갈새로운150년」에서인공지능과해양데이터의결합이바다를어떻게입체적으로인식하게하는지를조망하며부산이선도해야할해양문명의미래를그린다.
이동일은「부산,해륙인의열린바다에관한단상들」에서내륙출신인자신이부산에정착해바다를관광과낭만의대상이아닌삶의실질로받아들이게된과정을개인적시선으로기록한다.
정문수는「용당포에표착한영국범선프린스윌리엄헨리호」에서1797년부산용당포에표착한영국범선의기록을통해부산이일찍부터세계해양네트워크와접속해있었음을보여준다.
김탁환은「바다를상상하는것도바다의일부다」에서전라남도곡성에살고있는소설가로서바다가그리울때마다자신이쓴소설속바다를다시읽으며길어올리는사유를담담하게풀어낸다.
마지막으로이번호부터새롭게마련된코너「차윤석의건축인터뷰」에서는부산시총괄건축가우신구(부산대건축학과교수)를만나부산의도시·건축적현안을인문적시선으로짚는다.해양수도선언에서구체적실행으로,추상적목표에서단계적도시전략으로나아가야한다는냉철한진단이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