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로 사라지다 당원병 환아 엄마로 살아지다 (희귀병 환아 엄마의 상실과 희망의 기록)

간호사로 사라지다 당원병 환아 엄마로 살아지다 (희귀병 환아 엄마의 상실과 희망의 기록)

$16.80
Description
절망의 밤과 다시 잡은 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조용한 위로
이 책은 간호사로 일하던 저자가 두 아이 모두 선천성 희귀난치질환인 당원병 진단을 받으며 시작된 삶의 기록이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던 사람은 한순간에 가족 간병인이 되었고, 그때부터 삶에는 ‘퇴근’이 사라졌다. 의료인으로서 알고 있던 지식은 위로가 되기보다 두려움이 되었고, 엄마로서의 마음은 하루하루를 버티게 했다.

저자는 진단 이후의 절망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퇴근 없는 간병의 밤들이 이어지고, 다시 일상을 회복해 가는 시간도 천천히 따라온다. 울고, 무너지고, 다시 아이의 손을 잡는 순간들이 쌓인다. 그 과정을 지나 이 책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조용한 위로가 된다.


의료인과 엄마 사이, 희귀질환 가정이 마주한 돌봄의 현실

간호사이자 엄마, 의료인이자 가족 간병인이라는 두 정체성을 살아온 저자의 시선은 차분하다. 돌봄이 개인의 헌신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복지·교육 제도의 문제로 이어져 있음을 조용히 드러낸다. 희귀질환 가정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돌봄을 감당하고 있는지, 한국 사회의 돌봄 구조는 과연 충분한지 조용히 되묻는다.

이 기록이 전하는 긍정은 가볍지 않다. 삶에서 ‘퇴근’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엄마로서의 마음은 무너질 수 없었다. 그 담담한 문장들 뒤에는 저자가 견뎌온 시간이 고스란히 놓여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저자를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이유도, 바로 그 진심 어린 버팀과 회복의 과정에 있다.
저자

이윤지

간호학생시절,의료제도와거리가멀어동등한혜택을받지못하는이들까지돌보는간호사가되겠다고다짐했다.간호대학졸업후중환자실,신경외과병동,헌혈의집에서다양한생과사의현장을마주하며돌봄의본질을배웠다.

두아이모두선천성희귀난치질환인당원병을진단받으며삶은전혀다른길로향했다.간호사출신이자희귀질환환아의엄마로서,이제는자신이해야할일을분명히깨닫고그길을걸어가고있다.

‘한국당원병환우회’이사로서희귀질환가정의목소리를세상에전달하고,의료사각지대에놓인이들과세상을연결하는다리역할을하고있다.또한환자가정과의료인,예비의료인이서로를이해하도록돕기위해강연과칼럼기고를이어가고있다.돌고돌아,간호학생시절품었던‘사각지대에놓인이들을돌보는간호사’의꿈을글과행동으로실현하고있다.그녀의글은조용하지만단단한온기로,세상에따뜻한위로를건넨다.

저서로『혈액원간호사를간직하다』(2021)가있다.

인스타그램@iam.yunji

목차

프롤로그

1장.한철피고지던봄
떨어지는꽃잎처럼
카르페디엠
간수치1900
의사도모르는병
밥대신옥수수전분을먹이는부모
사랑하는만큼멀어지던밤
신은어디에계실까
아물지않은상처위에또다시
처음만난동반자
쉬운날은없지만,걸어가는중입니다
오늘을견디는마음
두달마다받는성적표

2장.그해,추운여름
K-아빠
제주한달살이라는가면
제주살이의로망과현실
신과숨바꼭질
감정이사라진밤
돌담길의작은위로
결국하나의바다

3장.지금은가을을건너는중
바다가가르쳐준삶의철학
무당벌레의비행
아이의마음에귀기울이며
마음의울타리걷어내기
아이의시선으로발견한즐거움
아이의순수함으로지우는나의눈물
교통의정체속,아이웃음이길을뚫다
여러색의바다,여러빛의인생
우리는한팀이니까

4장.따뜻한겨울을기대하며
서로의속도를존중하며
아픔앞에닫힌문
혈당측정불가
삶의조각들
이야기속에서배우는삶
질문의바다를건너며
우리모두의학교를위해
보이지않는곳에도빛이닿길
아이만의방식으로피어난희망
광활한우주에서반짝이는별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퇴근이가능한돌봄과퇴근이없는돌봄사이,
두아들의당원병을돌보며의료·교육·복지의사각지대를기록한간호사엄마의에세이

중환자실에서환자를돌보던간호사였던저자는,두아들이선천성희귀난치질환‘당원병’진단을받는순간가족간병인이된다.병원에는퇴근이있었지만,집에서의돌봄에는퇴근이없다.이책은‘퇴근이가능한돌봄’과‘퇴근이없는돌봄’을모두경험한간호사엄마의에세이이며동시에병원밖의료현장의현실을정면으로기록한이야기다.

돌잔치이후영유아검진에서던진작은질문이반나절만에동네병원에서종합병원으로,대학병원응급실로이어진다.“간수치정상범위는0~30인데아이는1900.”그밤,검색창에서마주한설명과문장들,새벽세시아이의울음과분유200mL.일상이‘저혈당쇼크’의신호였음을깨달은이후로부터간병은어떻게시작되고어떤긴장속에서이어지는지생생하게보여준다.

진단이후의삶은‘관리’라는이름으로계속된다.당원병은치료약도수술도없고,관리방법은오직식이요법이다.조금씩자주먹어야하기에감기와장염조차쉽게위기가된다.수액의종류와용량을예민하게조절해야하고,희귀질환이라는이유만으로병원이언제나쉽게받아주는것도아니다.이책은입원만으로해결되지않는시간,부족한정보,끊임없이이어지는검사와관리,늘어만가는지출과같은현실적인이야기를가감없이이야기한다.간호사였을때는보이지않던돌봄의빈틈도가족간병인이된뒤또렷이보이기시작한다.

커가는아이가기관을옮겨야하는시기,유치원과학교는또하나의문턱이된다.옥수수전분과대체간식이‘외부음식’으로분류되어제한되고,소풍이나체육대회같은외부활동에서는식이시간을놓칠까‘자진결석’을고민하게된다.점심을해결하지못해엄마차안에서식사한아이의이야기,운동중저혈당쇼크로쓰러질수있는위험앞에서필요한도움을알리는‘네통의편지’(담임·보건·교장·영양사).이에피소드들은환자의돌봄은가족개별의문제가아니라의료·복지·교육제도등사회모든분야에서이루어져야함을시사한다.

그럼에도이책의중심은절망이아니다.저자는“왜?”라는질문을붙들고무너졌던시간을지나,결국“어떻게살아갈것인가”로질문을옮긴다.‘지금,이순간을살아라.’이문장은견디라는명령이아니라,오늘을살아내는방식에대한결심이다.혼자감추고버티던저자는환우회의연결속에서구체적인정보를얻고,마음을나누며,아이들또한같은친구를만나자존감을회복해간다.국내에서단한명뿐이라는전문의의24시간응답,어린이집교사들의세심한손길,먼저걸어온부모들의경험이모여‘퇴근없는돌봄’의밤을덜외롭게만든다.2023년환우회의정식출범과2024년특수식지원,2025년9월특수옥수수전분까지확대되는변화는‘국가가이질환을알고있다’는위로가어떻게현실이되는지도보여준다.

개인의경험에서출발하지만,이에세이는공감과위로를넘어돌봄을구조의문제로확장한다.우리는환자를어디까지책임지고있는가.돌봄의무게는누구의몫으로남아있는가.이사회는희귀질환가족의삶앞에서충분히준비되어있는가.조용하지만오래남는질문이이책의끝에서독자를붙든다.그리고그질문은,끝이보이지않는길을걸어가는저자를응원하는마음으로이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