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동규의 생선가시를 발라주며

서른 동규의 생선가시를 발라주며

$20.00
Description
장애 가족 서사의 관습을
벗어난 20년의 기록

고통을 미화하지 않고
끝까지 통과한 삶의 언어
장애 가족을 다룬 콘텐츠는 대개 두 방향으로 수렴한다 - 감동적 희생, 또는 사회고발. 이 책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저자는 아이와 함께 죽고 싶었던 날도 썼고, 아이가 없었으면 더 잘 살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썼다. 꾸미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깊이 닿는다.

이 책의 진짜 서사는 '장애아 엄마'라는 역할에서 '이정희'라는 한 사람으로 귀환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자신을 희생으로 소진하지 않는다. 현실의 무게와 관계의 균열을 통과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삶을 붙든다.
그 지점에서 이 책은 개인의 기록이자, 우리 사회가 장애와 가족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조용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24편의 시가 감정의 뼈대를 세우고, 에세이가 그 위에 살을 붙인다.
동규는 현재 독립 생활 중이다. 해피엔딩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삶으로 끝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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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정희

2004년 장애인부모운동을 시작하여 울산장애인부모회 1대, 2대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7년 '미술을 통한 발달장애인들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을 표방하며 발달장애인 전문 미술 기관인 사회적기업 '다다름미술앤디자인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울산광역시장 표창패 (제3409호)를 수상했다. 2022년부터 특수교육 대상자 및 장애 학생들이 그린 핸드페인팅 도자기를 기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대한적십자 포장증 은장(2024), 금장(2025)), 장애인활동지원사 양성 과정, 장애인 부모 교육, 기관 연수 등 2006년부터 장애 분야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회복지와 미술치료를 공부했다. 2026년 3월 현재 대구사이버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미술상담을 전공 중이며 장애인 부모 대상 심리상담 또한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6


PART 1/ 왜 하필 나였는지, 왜 하필 너였는지

사랑하는 아이야 1 니가 잠들어야 내게 오는 평화는 20
사랑하는 아이야 2 바늘 끝도 열리지 않는 세상 32
사랑하는 아이야 3 네 웃음 한 번이면 40
사랑하는 아이야 4 보규다! 보규다! 보규다! 46
사랑하는 아이야 5 이렇게 살 줄은 정말 몰랐다 54
사랑하는 아이야 6 나는 그냥 너를 받았을 뿐 64
사랑하는 아이야 7 발기발기 찢을 테다 72
사랑하는 아이야 8 한 번쯤 네 꿈속에 들어가 82
사랑하는 아이야 9 집집마다 장애인이 한 명씩 있었으면 좋겠다 88
사랑하는 아이야 10 어찌어찌 수그러들면 96


PART 2/ 붙들린 나의 꿈에 너의 시간이 흐르고

사랑하는 아이야 11 한 해 유예는 필수, 두 해는 선택 106
사랑하는 아이야 12 동규가 잘 있는지 궁금합니다 116
사랑하는 아이야 13 지음(知音) 124
사랑하는 아이야 14 그래! 싶다가 뭐지? 싶기도 132
사랑하는 아이야 15 세상이 거부하는 아이를 키우는 일 142
사랑하는 아이야 16 보통의 엄마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148
사랑하는 아이야 17 잘나가는 연예인 스케줄 154
사랑하는 아이야 18 붙들린 나의 꿈에 너의 시간이 흐르고 162


PART 3/ 나의 전투도 끝나지 않아서

사랑하는 아이야 19 너의 그림에 월급이 얹힌 날은 170
사랑하는 아이야 20 유체 이탈의 이 아침에 182
사랑하는 아이야 21 동규로부터 시작된 것들 190
사랑하는 아이야 22 무려 마흔 일곱장 200
사랑하는 아이야 23 막히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되돌아 나오기도 하겠지만 208
사랑하는 아이야 24 나의 전투도 끝나지 않아서 216


에필로그 224

출판사 서평

'동규 엄마'를 보내고, '이정희'를 맞았다

우리는 책과 드라마, 영화에서 다양한 장애인과 그 가족을 만난다. 그들의 등장은 늘 감동과 눈물의 카타르시스를 예비한다. 헌신과 희생, 변함없는 사랑과 포용으로 주인공 곁을 지키는 존재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장애인의 가족'이 되는 순간, 어떤 지원이나 위로도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 채, 삶은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해도, 불안·두려움·걱정·모멸감·체념·분노·절규·절망 같은 세상 모든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내몰린 그들을 구원해 줄 길은 사실상 없다. 온갖 지옥을 견디며 오롯이 홀로 버텨야 하는 현실에서 '장애인 엄마의 자기 인생'이란 쇼윈도에 전시된 사치품에 불과하다.

그 처절함 속에서 '동규 엄마'가 걸어 나왔다. 버려짐과 핍박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광야로 나섰고, 그곳에서 친구와 조력자를 만나 세계를 넓혀 갔으며, 자신을 방어하던 날 선 태도를 내려놓고, 마침내 자신만의 여의주를 찾아 '이정희'로 귀환했다. 원래 '영웅'은 위대한 지도자를 뜻하는 게 아니다.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소명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온전히 자기실현을 해나가는 '보통의 한 사람'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정희' 처럼, 희생양으로만 여겨지던 '장애인 가족'이 각자 독립된 영웅이 되어가는 모습은 디테일 강한 한 편의 영화처럼 우리를 깊이 끌어당긴다.

이 책을 내며, 이제 평생 서너 살인 장애인 자녀와 자기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엄마가 함께 주인공인 영화와 드라마도 기대해 본다. 그 엄마는 절대로 꺾이지 않는다. 속절없이 자신과 가족을 희생양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두 사람은 기어코 개인적·사회적 소명을 끝까지 완수해 낼 것이다. 울 때도 있지만 웃을 때도 있는 '평범한 시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