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예술가들은 왜 자기만의 학교를 만들기 시작했는가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기존 미술교육 제도의 바깥에서 스스로 학교를 세우기 시작했다. 리딩 그룹, 스튜디오 크리틱, 강연 시리즈, 레지던시, 견학, 스터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를 띤 이 자기조직 교육 프로젝트들은 예술학교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박한 제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흐름의 한복판에 서 있는 예술가와 기획자 20여 명과의 대화를 담고 있다. 저자 샘 손은 직접 이 학교들을 방문하고, 창립자들과 대화하며, 교육에서 정치까지 / 유목과 연결 / 학자금 대출과 MFA 산업 복합체 / 도시와 국가 / 거리에서 / 같이 하기와 함께 하기, 총 6개 섹션으로 이야기를 엮어간다.
왜 지금, 한국에서 이 책인가
이 책의 원서는 2017년에 출간되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2026년, 한국어판이 나온다. 단순한 시차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이 던지는 질문들이 한국에서 가장 절실하게 울리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한국의 미술교육은 하나의 사이클을 완료하고 있다. 1990년대 초, 기존 대학 미술교육의 한계에 대한 응답으로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당시 보수적 제도에 대한 대항이었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대항 자체가 또 하나의 확립된 제도가 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저자 인터뷰에서 샘 손은 이 상황을 이렇게 짚는다: "이루어진 교육이 보수적인 기존 교육에 대한 대항이었지만, 이제는 보수적인 것에 대한 대항이 그 자체로 확립된 무언가가 됐는지 몰라요." 이에 대해 역자 박재용은 "어쩌면 그래서 우리에겐 뭔가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응답하고, 손은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이 '뭔가 다른 것'은 이미 한국 미술계 안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2013년 서울에서 진행된 '큐레이팅 스쿨 서울 제0학기', 2025년에 시작된 그 제1학기, RAT School of ART를 비롯한 독립적 예술교육 실험들, 그리고 프리즈 서울 개최 이후 급속히 확장된 국제 미술계와의 접점은 제도 바깥에서 배움의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한국에서도 더 이상 예외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술계 안팎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가운데, 『학교』는 그 시도들의 지도이자 교재로 읽힌다.
한편, 이 책이 진단하는 위기는 한국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등록금 인상과 학자금 대출의 부담, 대학 행정의 비대화, 미술대학 구조조정, 그리고 교육의 기업화 - 원서가 유럽과 미국의 맥락에서 짚은 문제들이 10년의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학교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무료이고, 작고, 유연하며, 가볍고, 단명할지라도 의미 있는 교육의 형태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지금 한국에서 "뭔가 다른 것"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인 참조점이 된다.
이 책은 그 흐름의 한복판에 서 있는 예술가와 기획자 20여 명과의 대화를 담고 있다. 저자 샘 손은 직접 이 학교들을 방문하고, 창립자들과 대화하며, 교육에서 정치까지 / 유목과 연결 / 학자금 대출과 MFA 산업 복합체 / 도시와 국가 / 거리에서 / 같이 하기와 함께 하기, 총 6개 섹션으로 이야기를 엮어간다.
왜 지금, 한국에서 이 책인가
이 책의 원서는 2017년에 출간되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2026년, 한국어판이 나온다. 단순한 시차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이 던지는 질문들이 한국에서 가장 절실하게 울리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한국의 미술교육은 하나의 사이클을 완료하고 있다. 1990년대 초, 기존 대학 미술교육의 한계에 대한 응답으로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당시 보수적 제도에 대한 대항이었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대항 자체가 또 하나의 확립된 제도가 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저자 인터뷰에서 샘 손은 이 상황을 이렇게 짚는다: "이루어진 교육이 보수적인 기존 교육에 대한 대항이었지만, 이제는 보수적인 것에 대한 대항이 그 자체로 확립된 무언가가 됐는지 몰라요." 이에 대해 역자 박재용은 "어쩌면 그래서 우리에겐 뭔가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응답하고, 손은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
이 '뭔가 다른 것'은 이미 한국 미술계 안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2013년 서울에서 진행된 '큐레이팅 스쿨 서울 제0학기', 2025년에 시작된 그 제1학기, RAT School of ART를 비롯한 독립적 예술교육 실험들, 그리고 프리즈 서울 개최 이후 급속히 확장된 국제 미술계와의 접점은 제도 바깥에서 배움의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한국에서도 더 이상 예외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술계 안팎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가운데, 『학교』는 그 시도들의 지도이자 교재로 읽힌다.
한편, 이 책이 진단하는 위기는 한국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등록금 인상과 학자금 대출의 부담, 대학 행정의 비대화, 미술대학 구조조정, 그리고 교육의 기업화 - 원서가 유럽과 미국의 맥락에서 짚은 문제들이 10년의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학교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무료이고, 작고, 유연하며, 가볍고, 단명할지라도 의미 있는 교육의 형태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지금 한국에서 "뭔가 다른 것"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인 참조점이 된다.
학교: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예술교육, 그 최근의 역사
$3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