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집의특징
1.한국최초의‘이어도단일소재’연작시집
《이어도는아직말이없다》는한국문학사에서보기드물게오직‘이어도’만을중심소재로삼아완성한본격연작시집이다.총5부110편으로구성된이작품은단순한소재반복이아니라,하나의존재를다양한시적층위로확장하며장대한서사적흐름을만들어낸다.
2.영토·전설·철학을아우르는독창적시세계
이시집에서이어도는단순한바다의섬이아니다.
그것은영토의상징이자,제주해양문화의기억이며,인간존재를비추는철학적거울이다.시인은이어도를통해사랑과그리움,귀향과침묵,공동체와존재의의미를깊이탐색한다.
3.‘침묵의미학’을구현한시집
황성구시의핵심은‘말하지않음’에있다.
그는직접적으로외치기보다,바람·파도·달빛·별빛같은자연의숨결속에의미를스며들게한다.그래서독자는시를읽는동시에자신의기억과감정을함께불러내게된다.이시집은설명보다여운이오래남는작품이다.
4.서정과사유가함께흐르는유기적구성
제1부의봄빛서정에서시작된흐름은,사람의섬과밤의노래를지나,바다의철학과응답의바다에이르기까지하나의긴항해처럼이어진다.개별작품이독립성을지니면서도전체적으로는하나의장편서정시처럼읽히는점이이시집의큰미덕이다.
5.바다를살아낸사람만이쓸수있는시
황성구시인은해양과항만의현장을평생살아온사람이다.
그의시속바다는관념적풍경이아니라실제삶의현장이다.그렇기에그의언어에는바다의체온과항로의외로움,귀항의안도감이살아있다.이진정성이시집전체를더욱깊고단단하게만든다.
6.독자에게‘삶의방향’을묻는시집
《이어도는아직말이없다》는단순히읽고지나가는시집이아니다.
이작품은독자에게묻는다.
“당신은지금어디를향해가고있는가.”
보이지않아도존재하는것,말이없어도오래남는것,끝내지켜야할삶의중심은무엇인가를조용히돌아보게만든다.
《이어도는아직말이없다》는
한편의시집을넘어,
바다와인간과침묵에관한깊은문학적항해다.
■시집총평
황성구의《이어도는아직말이없다》
ㅡ바다는왜끝내침묵으로남는가
문학평론가청람김왕식
황성구의《이어도는아직말이없다》는단순한연작시집이아니다.그것은한사람의시인이평생바라본바다의깊이와인간존재에대한사유를한권의물결로완성한드문문학적성취다.
무엇보다이시집이특별한이유는,오직하나의대상-이어도-만을끝까지붙들고110편에걸쳐유기적으로밀고나갔다는데있다.이는결코쉬운일이아니다.반복은자칫자기복제로흐르기쉽고,하나의소재는쉽게고갈되기마련이다.그러나황성구는이어도를단순한지리적표식으로다루지않는다.그는이어도를봄빛과바람,해녀와별빛,파도와좌표,기도와침묵의언어로끊임없이새롭게변주한다.그결과이어도는하나의섬을넘어,우리시대가끝내잃지말아야할정신적상징으로확장된다.
특히이시집의가장큰미덕은‘침묵의품격’에있다.오늘의많은언어들이지나치게설명하고과장하며자신을드러내려할때,황성구의시는오히려말의높이를낮춘다.그는외치지않는다.대신오래바라본다.설명하지않는다.대신기다린다.그기다림속에서독자는어느순간깨닫게된다.침묵은비어있는상태가아니라,너무깊어쉽게말이되지않는상태라는것을.
또한이시집은단순한서정집이아니라매우정교한구조를지닌장편연작이다.
이시집은한국최초로오직‘이어도’만을소재로삼아완성한기념비적연작시집이다.
제1부「봄빛,바다를물들이다」에서는봄바람과매화,햇살과파도같은따뜻한감각을통해이어도를처음만나는설렘을담아낸다.이어도는여기서차가운영토가아니라,가장먼저봄이닿는마음의자리로다가온다.
제2부「푸른약속,사람의섬」에서는이어도가사람의삶속으로들어온다.해양인과시인,이름없는지킴이들의마음이겹쳐지며,이어도는‘지켜야할존재’로변모한다.사랑은책임이되고,바다는공동체의약속으로확장된다.
제3부「이어도밤의노래」는이시집에서가장서정적이고신화적인장이다.별빛,달빛,해녀,무녀,꿈과그리움이어우러지며이어도는현실의좌표를넘어정신의심연으로깊어진다.돌아오지못한이름들과오래된기억들이밤바다위에서다시시가된다.
제4부「바다에서온목소리」에서는이어도가하나의철학으로다가온다.“이어도는어디에있는가”라는질문은결국“나는어디로가고있는가”라는존재의물음으로이어진다.이장의시편들은인간의내면과삶의방향을조용히비추는깊은사유의울림을전한다.
마지막제5부「이어도,응답의바다」에서는침묵이마침내방향이되어돌아온다.이어도는끝내크게말하지않는다.그러나물결과바람,시간과좌표로응답한다.말이없기에더깊고,보이지않기에더오래남는존재.시인은그침묵속에서삶의가장본질적인가치를발견한다.
이유기적흐름은이시집을단순한작품모음이아니라하나의거대한문학적항해로만든다.
황성구의시세계를떠받치는또하나의힘은삶의진정성이다.그는바다를책으로만배운시인이아니다.실제항만과해운의현장을살아낸사람이며,바다의외로움과귀항의안도감을몸으로통과한사람이다.그렇기에그의시속바다는관념이아니라체온을가진현실로살아움직인다.그의언어에는소금기어린바람과긴항로의침묵이함께배어있다.
《이어도는아직말이없다》는이어도를쓴시집이아니라,인간이끝내잃지말아야할방향에대해쓴시집이다.보이지않아도존재하는것,말이없어도오래남는것,닿을수없어도끝내바라보게되는삶의중심에대한이야기다.
황성구는이시집을통해한국시단에하나의푸른좌표를새겨놓았다.그리고그좌표는앞으로도오래도록우리문학의바다위에서빛날것이다.
ㅡ청람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