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약 같은 여자 (3800 판)

독약 같은 여자 (3800 판)

$18.00
저자

김미루

죽음의가장자리에서도끝내사랑을포기하지않은작가,김미루
김미루는인간내면의가장은밀한고독과욕망,그리고존재의결핍을정면으로응시하는작가다.그의문장은때로는재즈처럼몽환적이고,때로는비오는골목처럼음습하며,때로는마지막사랑을붙드는사람의떨림처럼절절하다.

그의대표작《독약같은여자》는단순한연애서사나관능의기록이아니다.죽음을앞둔한여인과글로서로를끌어안았던시간의흔적이며,인간이끝내무엇으로살아남는존재인가를묻는처절한산문이다.
김미루작가의문학세계에는늘세가지정조가흐른다.

첫째는‘고독’이다.
그의인물들은대부분세상속에있으면서도끝내세상에정착하지못한다.도시의네온아래서도외롭고,사랑속에서도고독하다.그러나그외로움은단순한우울이아니라인간존재를깊이응시하게만드는문학적통로가된다.

둘째는‘육체의언어’다.
그는성(性)을단순한자극이나소비의대상으로다루지않는다.오히려인간이가장연약할때드러나는존재의본능으로바라본다.그의작품속육체는욕망의도구가아니라상처입은영혼의마지막체온이다.그래서그의문장은때로도발적이면서도이상하게슬프다.

셋째는‘그리움’이다.
그의작품속인물들은대부분떠난사람을그리워한다.만나지못한사람,잃어버린시간,지나간청춘,돌아갈수없는골목과바다를끝없이불러낸다.그래서김미루의문장은읽는이의오래된기억까지함께흔들어깨운다.

특히《독약같은여자》에서보여준메일형식의서사는독특하다.서로만나지못한두사람이오직언어로만서로를껴안고사랑하며버텨내는과정은현대문학에서보기드문감성의결을보여준다.현실과환상,육체와영혼,욕망과순결이뒤섞이며독자에게묘한중독성을남긴다.

김미루작가는화려한수사를앞세우기보다,인간의가장숨기고싶은부분을솔직하게드러내는데주저함이없다.그래서그의문학은누군가에게는위험하고낯설지만,또누군가에게는자신의상처를대신울어주는언어처럼다가온다.

그의문장은늘묻는다.
“사람은왜끝내누군가를그리워하며살아가는가.”
그리고그질문끝에서독자는조용히깨닫게된다.

김미루작가는독자에게슬며시다가와

"사랑은완성되어서아름다운것이아니라,끝내다이루지못했기에더오래남는다"라고
귀띔한다.

목차

프롤로그


01.그바다에두고온말
02.비가내린다음날아침

03.시애틀로떠난사랑
04.서울에서의첫사랑
05.그사람이야기

06.하고싶었는데
07.사랑하지만
08.그해그겨울


09.사랑해
10.사랑의독,‘쁘아종’
11.날보고‘캔디’래
12.넌독이야,독이라고
13.맨날가래


14.다시사랑하게된남자
15.내가너무들떠서
16.가만히,가만히
17.그거해보고싶었어.
18.그햇살이

19.그여자어때요?
20.재즈가죄
21.나좀안아줄래요?
22.오늘밤,나를품어요.
23.섹스를꿈꾸는여자
24.창밖의女子

25.거기당신한테가서그렇게살다올까?
26.바람의여자가되어


에필로그-생각의날들




부록.
헛된망상과오래된기억

출판사 서평

□서평

문학평론가청람김왕식
육체의언어를넘어존재의심연으로
-김미루장편산문집《독약같은여자》




사랑은때로사람을살리고,때로는사람을폐허로만든다.
그러나인간은이상하게도그폐허속에서다시사랑을꿈꾼다.

김미루의《독약같은여자》는바로그모순의심연에서피어난기록이다.이작품은단순한연애담도아니고,자극적인성애고백록도아니다.
오히려죽음을앞둔한여자가마지막남은생의체온으로존재를확인하려했던처절한문학적독백에가깝다.
이책을처음펼치면독자는다소당황할수있다.

노골적이고관능적인언어들이거침없이이어지기때문이다.
그러나조금만더깊이읽어내려가면곧깨닫게된다.
이작품의본질은‘성(性)’이아니라‘고독’이라는사실을.

브라질상파울루에사는교포여성쥴리아.
말기암이라는절망속에서도첼로를켜고,도예를하고,꽃을돌보며살아가던그녀는어느날글을통해한남자를만난다.만나지못한채오직메일과언어로만서로를껴안았던두사람.
그들의사랑은현실속육체가아니라상상과결핍속에서더욱뜨겁게자라난다.

무엇보다이작품이강렬한이유는‘몸’을통해오히려‘영혼의결핍’을드러낸다는점이다.
쥴리아는끊임없이섹스를말한다.
그러나그녀의문장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어느순간그것이단순한육체적욕망이아님을깨닫게된다.

“나좀안아줄래요?”

이반복되는문장은사실상이작품전체를관통하는존재론적절규다.
그녀가원하는것은육체의쾌락이아니다.
죽어가는존재가마지막순간까지인간으로느껴지고싶었던간절함이다.
누군가에게아름다운여자로기억되고싶었던처연한몸부림이다.

그래서이작품의성애는퇴폐가아니라슬픔이다.
욕망이아니라생존이다.
그녀는섹스를통해죽음을잊으려했고,사랑의언어를통해자신의존재가아직살아있음을확인하려했다.

특히작품곳곳에등장하는‘쁘아종(POISON)’의이미지는인상적이다.
향수이면서동시에사랑의은유이고,생을갉아먹는독이며,또한살아있게만드는마지막환각이다.
김미루는이향기의이미지를통해사랑의양면성을절묘하게형상화한다.
사랑은사람을병들게하지만,동시에그병든존재를버티게하는유일한힘이기도하다.

문장또한독특하다.
김미루의문체는정제된문학어와날것의육체언어가기묘하게뒤섞인다.
어떤순간에는한편의산문시같다가도,어떤대목에서는상처입은인간의신음처럼거칠다.
그문장들은지나치게솔직해서오히려슬프다.

특히바다와비,재즈와골목,낡은여인숙과새벽의불빛같은이미지들은이작품의정조를더욱몽환적으로만든다.
현실과환상,욕망과고독,삶과죽음의경계가희미하게흔들리며독자를깊은감정의늪으로끌고들어간다.
또하나주목해야할것은이작품의구조다.

이책은일반적인소설구조와다르다.
편지와독백,회상과응답이교차하면서두인물의내면이점점서로에게잠식되어간다.
독자는어느순간쥴리아의목소리와화자의목소리를구분하기어려워진다.
그것은결국사랑이란서로의영혼속으로스며드는일이라는사실을암시한다.

그러나무엇보다도가슴아픈것은,이모든사랑이결국이루어질수없는사랑이었다는점이다.
끝내만나지못한두사람.
그녀는죽었고,남자는기억속에남겨졌다.

그래서이작품은단순한연애서사가아니라‘부재의문학’이된다.
《독약같은여자》는누군가에게는위험한책일수있다.
또누군가에게는불편한책일수도있다.
분명한것은,이작품이지금시대의메마른관계속에서인간존재의가장깊은결핍을건드리고있다는사실이다.

우리는얼마나오래누군가에게진심으로안기고싶어했던가.
얼마나오래사랑받고싶었던가.
얼마나오래“당신덕분에살아있다”는말을듣고싶었던가.

김미루는그질문을가장적나라한방식으로독자앞에던진다.
그리고마지막페이지를덮는순간,독자는깨닫게된다.
인간은사랑때문에무너지는존재가아니라,
사랑이없어서더깊이무너진다는사실을!



문학평론가청람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