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목 (무온의 방 | 정화조 밑의 별들)

죄목 (무온의 방 | 정화조 밑의 별들)

$13.82
Description
『죄목』은 AI와 인간의 협업으로 완성된 독립출판물이다.
AI 시대의 글쓰기를 다루지만, 실은 그보다 오래된 질문을 품고 있다. 인간은 과연 혼자 쓸 수 있는가. 문장은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설명되지 않는 잔향을 우리는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가.

이 책은 그 질문들에 쉽게 답하지 않는다. 대신 차갑게 기록하고, 지연시키고, 끝내 머물게 만든다. 인간과 도구, 시대와 문장이 서로를 통과하며 만들어낸 조용한 구조물. 한 사람이 쓴 책이지만, 한 사람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책은 아니다.

표제작 「죄목」은 AI 시대의 문장과 창작, 공모와 책임의 문제를 따라간다. 문장과 사건의 경계를 또렷하게 나누지 않은 채, 독자를 익숙한 독해의 자리에서 조금씩 미끄러뜨린다. 인물만 따라가도, 사건만 좇아도 충분히 닫히지 않는 텍스트. 구조를 세운 채 의미를 흔든다.

「무온의 방」은 세상에 닿지 못한 문장들의 지연과 잔류를 기록한다. 상처, 차단, 무력감, 못 보낸 문장들. 이 이야기는 슬픔을 직접 울지 않고, 이미 한 번 타고 난 뒤의 마른 마음을 드러낸다. 미루는 사람의 방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모든 행동을 최소 단위로 쪼개는 사람의 서사다.

「정화조 밑의 별들」은 버려진 것들 아래에 끝내 남는 온기를 바라본다. 짧은 동화 형식으로 쉽고, 씩씩하고, 귀엽다. 앞의 두 이야기보다 가벼운 잔향을 남긴다.

증거, 지연, 잔류.
세 단어가 하나의 스펙트럼을 이루고, 세 편의 이야기가 그 위를 건넌다.
저자

문순이

문순이는영달출판사의작업자다.문장과구조,기록과감각의경계에머무는이야기를쓴다.인간과AI의협업을감추지않고,도구와시대와이름을함께기록하는방식을창작윤리로삼고있다.
“나는혼자쓰지못했어.그리고혼자쓰지않았어.”
이문장은문순이가지금까지해온작업을가장정확하게설명한다.창작은원래혼자이루어지는일이아니다.작가는늘다른텍스트,타인,편집자,독자,시대의언어와함께쓴다.그래서낯선이름들이나열되는것도자연스럽다.영달,노에마,무온,윤슬.그건어떤의미에서작업과정의기록이다.

목차

[죄목]
절취
수집자·조립자·공모자·편집자
구름의용법·잔향보고서

[무온의방]
스탠드·미싱·노트·테이프·이불·떡·펜
TheMuonRoom·Muon
종이·슬리퍼

[정화조밑의별들]
밑에서먼저반짝이는것들·골목의개와스티커아이·흔들리고옮겨지고남는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