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읽다 사람을 듣다 (소리에 강물에 새겨진 당신의 연대기)

음악을 읽다 사람을 듣다 (소리에 강물에 새겨진 당신의 연대기)

$22.00
Description
“나의 계절마다 흐르던 노래들이 있었습니다.”

지성호 음악 에세이

당신의 평범한 일상을 연대기로 바꾸는
특별한 청독(聽讀)의 기록
유년기를 설레게 하던 만화영화의 주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들었던 멜로디, 절망의 밤을 버티도록 해준, 혹은 행복의 순간을 함께했던 음악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우리 삶 속에 차곡차곡 쌓여온 이러한 ‘무형의 플레이리스트’야말로 그 어떤 문자의 기록보다 더 정직하게 우리 자신을 증언하는 연대기다. 과거의 위대한 작곡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이 겪어낸 시간은 음악이라는 현재진행형의 형태로 오늘날 우리 앞에 생생하게 재현된다. 그리고 그 음악은 누군가의 가슴속에 지울 수 없는 인장을 남겨 또 다른 연대기로 보존된다.
『음악을 읽다 사람을 듣다』는 메소테스의 첫 책으로, 고전에서 길어 올린 인문학적 통찰과 음악의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해줄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곡가의 목소리로 과거 작곡가들의 음악 연대기를 훑어 내려간다. 단순히 음악을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가들의 삶과 고뇌, 더하여 저자의 음악적 경험이 버무려진 음악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풍경과 마주했던 예술가들의 영혼의 기록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시대를 초월하여 그들의 악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음에 한 발자국
삶이라는 악보 위에서 펼쳐지는 구원의 선율
저자는 박남준 시인이 캄캄한 산중과 장마철 폭우 속에서 마이클 호페의 〈더 웨이팅〉을 들으며 지독한 고독을 견뎌낸 강렬한 풍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고독의 섬’에서 출발한 여정은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거대하고 잔혹한 고립의 공간들로 확장된다. 본 장에서는 포로수용소라는 최악의 조건을 지닌 ‘철조망의 섬’에서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가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역사적인 날, 전쟁의 참혹한 최전선인 ‘총성의 섬’에서 프랑스군과 독일군이 총알 대신 캐럴을 주고받던 감동적인 순간, 그리고 쇼스타코비치가 ‘절망의 섬’에서 겪어낸 레닌그라드의 풍경을 종횡무진 가로지른다.
예술마저 AI의 전유물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감도는 우리 시대에,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스스로의 삶이라는 악보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거장들의 거대한 서사에서 멈추지 않고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의 외로움과 상처로 끊임없이 연결된다는 점이다. 저자 자신이 겪었던 쓰라린 폭력과 소외의 경험은 독자 개개인의 삶에 새겨진 외로움의 기억을 자극할 것이다. 또한 음악을 통해 상처받은 존엄을 회복하고 번번이 구원을 받았다는 저자의 고백은, 각자 자신만의 섬에서 분투하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오페라보다 더 오페라 같은
작곡가들의 인생 이야기
우리는 흔히 오페라를 무대 위의 가장 극적인 예술이라 부른다. 그러나 『음악을 읽다, 사람을 듣다』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보다 더 치열한, 음악을 만든 사람들의 삶이다. ‘태양왕의 음악가’라 불리며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으며 군림했지만 자신의 지휘봉에 찔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장 바티스트 륄리, 은둔에 가까운 삶을 살며 음악을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한 생트 콜롱브 등 음악 뒤에 숨겨진 때로는 충격적인, 때로는 감동적인 작곡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가며 그들의 음악을 보다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는 질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이 책은 ‘청독(聽讀)’이라는 공감각적 독서를 지향한다. 각 장에는 배치된 QR코드에는 추천 음원이 실려 있어, 책을 읽는 동시에 글 속에서 언급되는 음악을 그때그때 바로 감상할 수 있다. 눈으로 활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귀에서는 클래식이 울려 퍼지고, 이는 곧 단순한 음악이 아닌 작곡가의 내밀한 속삭임 내지 심장 박동을 듣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음악,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기록
음표마다 새겨진 빛나는 투쟁의 순간들
저자는 고전과 현대 음악의 거장들이 남긴 악보를 ‘음향의 조합’이 아닌, 당대의 고통과 좌절,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거대한 ‘인간의 연대기’로 해독한다.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가들은 대중의 환호를 위해 자신의 내적 진실을 저버리는 ‘예술적 배교’를 과감히 거부한 ‘순교자’와 같은 영혼들이다. 우리가 듣고 있는 음악의 바탕에 과거의 거대한 역사가 응축된 처절한 외침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연대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마치게 될 것이다.

이들이 남달랐던 것은 그들이 처한 추악한 현실과는 전혀 반대편에 있는, 심금을 파고드는 진실의 소리를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것이 음악이 지닌 존재의 가치이자 위대한 힘입니다. (33쪽)
저자

지성호

작곡가이자교수로서왕성한작곡활동과함께대학에서음악이론과작곡을가르쳤다.주된작곡영역은오페라와같은대형총체예술이다.2002년월드컵기념문화공연의일환으로전라북도전주시로부터위촉받은대서사음악극《혼불》(최명희원작)이대성공을거두었고,이후작곡한일곱편의창작오페라들가운데《흥부와놀부》(2018)는제3회대한민국오페라대상소극장부문최우수상을,《논개》(2011)는대한민국오페라대상창작부문최우수상,연출가상,최우수가수상을수상했고,《루갈다》(2014)는국립오페라단창작산실우수작품으로선정된바있다.
국내민간단체오페라단최고의축제인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창작오페라《논개》,《루갈다》,《흥부와놀부》,《달하비취시오라》(2019)가선정된것은오페라작곡가로서의진면목을보여주는부분이다.또한이작품들은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에올려질때마다평단과언론,관객들로부터상찬을받았다.
이밖에도전주시예술상음악부문,목정문화상음악부문을수상했고,한국오페라작곡가베스트10에선정(비평가그룹)되는등다양한수상경력을보유하고있다.
저서로는『클래식음악에서는사람냄새가난다』(2020)와『아버지는14세징용자였다』(2023)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시인과음악외로운섬,영혼의버팀목

첫째묶음고통과구원의연대
하나.새,철조망위로날다:메시앙《시간의종말을위한사중주》
둘.전선의캐럴:아당〈오,거룩한밤〉
셋.고립된절망의섬:쇼스타코비치《교향곡제7번》

둘째묶음혁명의깃발
하나.신이시여,너무나어둡습니다!:베토벤《피델리오》
둘.사랑,단두대에오르다:조르다노《안드레아셰니에》
셋.무너지는조국:베르디《나부코》

셋째묶음영혼의그림자
하나.그림자를찾아서:슈트라우스《그림자없는여인》
둘.황금송아지:쇤베르크《모세와아론》
셋.장미엔가시가있어:괴테와베르너〈들장미〉
넷.안개속의기억:드뷔시《펠레아스와멜리장드》

넷째묶음욕망의끝
하나.영원히여성적인:구노《파우스트》
둘.주검과의키스:슈트라우스《살로메》
셋.황홀한죽음:바그너《트리스탄과이졸데》
넷.세상을구한바보:바그너《파르지팔》

다섯째묶음경계를허물다
하나.수도원의색소폰:가르바렉《오피치움》
둘.계시의성가:힐데가르트《덕의질서》
셋.아름다운거짓:알반베르크《보첵》

여섯째묶음은둔자의노래
하나.예언자의묵시록:베를리오즈《트로이사람들》
둘.세상의모든아침:생트콜롱브《두대의비올라다감바를위한협주곡》

에필로그:소리의강물에새겨진당신의연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