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어부

아이슬란드의 어부

$18.00
저자

피에르로티

저자:피에르로티(PierreLoti)
프랑스의소설가이자해군장교로,본명은줄리앵비오(JulienViaud)이다.당시세계여러바다를항해하며얻은경험을바탕으로이국적인풍경과인간의감정을서정적이고회화적인문체로그려,19세기말프랑스문단에서큰명성을얻었다.1888년프랑스최고권위의레지옹도뇌르훈장(Legiond'honneur)대십자장을수훈했으며,1891년불과41세의나이에40명만이종신재직하는아카데미프랑세즈(Academiefrancaise)회원으로선출되었다.대표작으로『아이슬란드의어부(Pecheurd’Islande)』,『마담크리장템(MadameChrysantheme)』,『라문초(Ramuntcho)』등이있다.1901년6월프랑스군함르두타블호(LeRedoutable)를타고제물포항에입항하였고약10일간한국에체류하며고종황제와황태자를알현하였다.로티는이때의경험을소설「매화부인의세번째젊음(LatroisiemejeunessedeMadamePrune)」(1905)이란작품에서20여페이지에정도걸쳐언급하고있다.1923년사망당시에는프랑스에서빅토르위고에이어‘작가로서는두번째로국장(國葬,funeraillesnationales)’을치른인물로당대의인기작가가아니라“프랑스를대표하는문화적상징”이었다.

역자:김다봄
한국외국어대학교프랑스어과를졸업한뒤,동대학통번역대학원한불과에서국제회의통역석사학위를받았다.프리랜서로출판번역을비롯해다양한분야를넘나들며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페미니스트킬조이』,『컬티시』(공역),『가부장제의정치경제학』(총4권,공역)등이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피에르로티연보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바다,그자체가된소설

「……그날,바다위에는일렁이는빛결의잔상,마치거울에입김을불었을때생기는듯한아주가벼운고리들뿐이었다.반짝이는수면전체가서로얽혔다가풀리는흐릿한무늬들과,순식간에사라지는덧없는선들이얽어만든그물처럼덮여있는듯했다.

영원한저녁인지영원한아침인지분간하기는불가능했다.태양은더이상어떤시간도의미하지않고그저그자리에머무르며죽은사물들이찬란히빛나도록책임을다하고있었으며,그자체도하나의얼룩,윤곽도거의없이흐릿한빛무리로무한하게커진얼룩에불과했다.……」

-본문中-

아이슬란드어부는1886년에발표된작품으로,19세기후반프랑스문학의전환기를상징적으로보여주는소설가운데하나로평가된다.이작품은브르타뉴어부들의삶을다루고있지만,단순한해양소설이나지역풍속소설에머물지않는다.오히려자연주의적사실성과인상주의적감각묘사,그리고이후상징주의문학으로이어지는우울하고서정적인정조가함께드러나면서19세기말프랑스문학의변화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당시프랑스문단은에밀졸라를중심으로한자연주의가강한영향력을행사하고있었다.자연주의문학은인간을환경과사회,유전적조건의산물로바라보며현실을객관적으로재현하려하였다.로티역시어부들의노동과가난,죽음의위험을사실적으로묘사한다는점에서는이러한자연주의적경향과맞닿아있다.그러나그는단순히현실을분석적으로재현하는데머물지않았다.로티의관심은인간삶자체보다도인간을둘러싼분위기와감각,그리고자연속에스며드는존재의덧없음에더가까이놓여있었다.

이작품에서바다는단순한배경이아니다.바다는인간의삶을지배하는거대한운명이자인간존재를압도하는절대적인자연의힘으로제시된다.어부들은바다를정복하는영웅이아니라바다의질서속에흡수되는미약한존재들처럼그려진다.특히북해의안개와회색빛하늘,습한항구의공기와파도소리는작품전체를지배하는정조를형성하며,인물들의감정은개별적심리로드러나기보다풍경속에녹아든다.이러한방식은인간의내면을직접설명하기보다분위기와감각을통해암시하는인상주의적문체의특징과연결된다.

로티의문체가지닌가장큰특징은사건보다정조를앞세운다는점에있다.『아이슬란드어부』의줄거리는매우단순하다.브르타뉴의어부얀과고드의사랑,그리고바다로인한비극적결말이이야기의중심을이룬다.그러나독자에게강하게남는것은사건의전개가아니라반복적으로제시되는바다의풍경과죽음의예감,떠나는남자들과기다리는여자들의침묵어린삶이다.이러한구성은플롯중심의사실주의소설과는다른방향성을보여주며,이후프랑스문학이감각과기억,분위기의지속을중시하는방향으로나아가는데중요한계기를마련하였다.특히로티의자전적이고감각적인문체는후대작가들에게도영향을미쳤는데,풍경과감정을섬세한인상속에서포착하려는방식은마르셀프루스트의기억과감수성중심의서술과도연결되며,프랑스현대서정소설의형성과정에중요한선례로평가된다.

이처럼『아이슬란드어부』는자연주의적사실묘사를유지하면서도이를감각적이고서정적인문체로확장하였으며,풍경과정서를통해인간존재의허무와자연앞의무력함을섬세하게드러낸작품이라할수있다.이러한특징은이후프랑스문학이감수성과분위기중심의서술로나아가는데중요한영향을미쳤다.

북대서양의회색바다로떠난젊은어부,항구에서그를기다리는한여인의시간
운명과사랑,그리고바다의침묵

아이슬란드의어부는브르타뉴어촌을배경으로,바다에삶을의지하는공동체의일상과운명을그린작품이다.소설은어부얀과그를기다리는여인고드의관계를중심으로전개되며,사랑과기다림,그리고상실이라는단순한구조위에서정적인정서를쌓아올린다.이야기의핵심은사건의전개보다“바다는언제나그자리에있지만,인간은돌아오지않을수도있다”는식의운명의식에놓여있다.

작품속에서바다는단순한배경이아니라“늘같은모습으로펼쳐져있으면서도인간의삶을무너뜨릴수있는존재”로묘사된다.어부들이먼바다로떠나는장면에서는“안개낀수평선너머로사라지는배”같은이미지가반복되며,이는곧돌아오지못할가능성을암시한다.이러한반복적이미지들과리듬감은서사의긴장을외부사건이아닌정서와분위기속에서형성하게만든다.

한편육지에남은인물들의삶은“끝없이이어지는기다림”으로요약된다.고드의시선에서바라본시간은정지된듯흐르며,계절의변화와함께감정도서서히깊어진다.그러나이기다림은결국“바다는아무것도약속하지않는다”는깨달음으로이어지며비극적결말을향해나아간다.

이처럼『아이슬란드의어부』는격렬한사건대신자연과인간의관계속에서형성되는정서를중심으로전개된다.간결한서사와절제된감정표현,그리고빛과안개,바람과파도같은요소를활용한감각적묘사는작품전체를하나의긴여운처럼만들며,읽는이에게조용하지만깊은인상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