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18.80
저자

정준화

저자:정준화
잡지『아레나옴므플러스』와『더블유』의피처에디터였고이마트와현대카드의브랜드본부에서일했다.온라인렌털중개서비스관련스타트업을운영하기도했지만,앞에나서서남과나에게긍정의메시지를설득해야하는사업가의역할이아무래도적성에안맞는다는사실을새삼스럽게깨닫고‘쓰는사람’의자리로다시돌아왔다.좋은것보다싫은것에관해이야기할때좀더말이많아진다.

목차

프롤로그어쩌겠어,싫어도살아야지7

1사람이싫을때
출근길의모험21
뒷담화스피크이지바를찾아서30
살인마보다무서워39
바닥을봐야한다는말47
스몰토크는빼고주세요57
그런조언은도움이안됩니다68
그냥몰랐다고해77
여기사람있어요85
사라진것들이가는곳95

2세상이싫을때
노출사절109
한국형괴수물을위한아이디어117
돋움체의공습128
위험한냄새와힙합계의외할머니135
이이야기의교훈은무엇인가?145
긁?154
늙어가고있습니다163
케이팝수능킬러스173
배신의기술182
미션단팥빵199
무엇을기대하든그이하의여행209

3내가싫을때
장기자랑폐지운동본부225
친구라도될줄알았어233
너울어?243
가족모임254
새벽4시20분의기억창고259
놀줄모르는사람270

에필로그그래도좋아하는게있다면281

출판사 서평

‘싫음’에관한유쾌하고도도한일침

힐링에세이들은긍정적이고아름다운이야기에집중한다.하지만어느정신과전문의의말을빌리자면믿을수있는사람과나누는뒷담화도정신건강유지에도움이된다.지당하게좋은말씀만큼이나싫은감정을건강하게드러내는이야기도필요하지않을까?〈미안하지만싫습니다〉는지나치게무겁거나논쟁적인이슈가아닌,일상에서다양하게경험할만한‘싫음’에대한뒷담화를,유머를곁들여소개한책이다.한줄로말하자면,‘싫어하는것’에관한우리끼리이야기.잡지사의피처에디터로,스타트업회사의대표로도일한저자의사소하고도미묘한‘싫음’에관한유쾌하고도도도한일침.

싫어하는것들의목록이나를더잘설명한다

저마다좋아하는것은비슷비슷하지만,싫어하는것은놀라울만큼개인적이다.공공장소에서큰소리로통화하는사람이싫고,영화속어이없게답답한캐릭터가싫고,술자리에서'바닥을봐야사람을안다'는뻔한통념을믿지않는다.이러한거슬림은단순한불평이아니라한사람이세상을바라보는방식이기도하다.무엇에웃고,무엇에분노하며,어디까지를예의라고생각하는지가이'싫음'의코드안에숨어있다.저자는그부정의감정을외면하지않고끝까지따라간다.읽다보면독자역시자신의취향과가치관을새롭게들여다보게된다.어쩌면사람을더정확하게설명하는것은'싫어하는것들의목록'인지도모른다.이책은그낯설지만흥미로운주제를예민한관찰력으로풀어낸다.

“미안하지만싫습니다”라고말할수있는용기

“싫습니다.”좀처럼하기어려운말이다.우리는늘이해해야한다고,참아야하고,포용해야한다고배운다.하지만현실의싫음들은공기처럼도처에깔려있다.저자는그런부정의감정을교정하지않는다.오히려"그래,나도그게싫다"고말해준다.누군가를함부로비난하거나혐오를정당화하지도않는다.저자는자신의까칠함마저유머의대상으로삼아독설이아닌공감의세계로독자를이끈다.누구나의마음속에있던차마입밖으로내지못한작은불만들.저자는생활속아주사소한순간들을집요하게포착하며그불만의감정들을담담하고유머러스하게끄집어내어독자들로하여금타인과세상을이해하게만든다.저자가들춰내말하는것들은결국나답게살아가는법에대한이야기다.모든사람을좋아하려애쓰지도않고모든상황을이해하려고무리하지도않고,정중하게그러나분명하게“미안하지만싫습니다.”라고말할수있는용기.그작은용기가우리를조금더나답게,편안하게만든다고조용히얘기해준다.


책속으로

누구나누군가를,혹은무언가를싫어하면서산다.소매끝만만져도내타락한영혼이정화되는기분이들게할위인에게도자려고누웠다가분해서눈을번쩍뜨는밤들이찾아온다.
---p.8「프롤로그어쩌겠어,싫어도살아야지」중에서

역시부정적인감정은긍정적인감정보다레이어가많고복잡하다.어떤대상을좋아하는이유는거기서거기지만싫어하는이유는훨씬다양하고음침하고제멋대로꼬여있을때가많다.아무래도후자를다루는대화가더싼티나게흥미진진하고자극적이다.
---p.30「뒷담화스피크이지바를찾아서」중에서

어떤사람들은사적인인간관계에서도압박면접을시도한다.연인에게일부러무리한요구를하고양보없이자존심을겨룬다.이렇게까지이상하게굴어도여자친구나남자친구는흔들림없이나를사랑해야한다고,그래야신뢰를갖고다음단계로전진할수있다고말한다.치명적인덫을놓고연인이「미션임파서블」의이선헌트처럼절묘하게함정을피해가기를바란다.이것은로맨스인가,첩보스릴러인가.한국에서연애하는사람들도자기가톰크루즈나샬리즈시어런하고커플링을맞춘게아니라는사실을알아야한다.
---p.50「바닥을봐야한다는말」중에서

산이나카페,택시혹은비행기에서모르는이에게침묵을방해받는일이달갑지않습니다.누군가와말을섞어야기운이나는사람은절이해하기가어려울겁니다.외향인에게는낯선존재에대한호기심이자연스럽고당연하니까요.기회가닿는대로부지런히귀를기울이고어떤대화에서든끝내흥미로운부분을찾아냅니다.부러운재능입니다.이런사람만볼수있는순간과쌓을수있는경험이있다고생각합니다.
---p.66「스몰토크는빼고주세요」중에서

우리대부분은미숙하고유치한존재라명백한오류를저지르고도누군가의지적을받으면일단언짢아한다.실수한건난데실수를바로잡아준사람에게탓을돌리고싶어한다.상대가눈치가없거나까다롭거나잘난척하는거라고생각한다.이때쪽팔림을최소화할수있는꿀팁이있다.구구절절한변명이나어설픈자기합리화를참으면된다.내가틀리거나착각한게맞다면잽싸게지적을수용하고입을다물어야한다.
---p.81「그냥몰랐다고해」중에서

평균이하의청력으로생활하는일은꽤성가시다.흡음설계가형편없는노출콘크리트카페가흔한도시에살면특히그렇다.이명이처음발생했을때좀더부지런하게증상을바로잡지못한걸종종후회한다.오래전의게으름때문에평생이자를내면서살아야하는기분이라아무래도아쉽다.하지만한편으로나의아쉬운부분을통해서만알게되는누군가의다정함도있다는생각을가끔은한다.
---p.116「노출사절」중에서

요즘은‘무해하다’는표현이일종의칭찬처럼쓰인다.내게는다소의아한유행이다.독하고자극적인게흔해진시대에사람들이감정적인디톡스를찾게됐을거라는맥락으로이해는하고있다.작품이무해하다는건어떤뜻일까?불편하지않아서편한이야기인걸까?순하고당연해서누구의기분도거스르지않는말로채워진두시간분량의영상이나3백쪽분량의텍스트일가능성이높다.물론때로는소파에서반신욕을하는기분으로무해한이야기에일상의독소를씻어내고싶을수도있다.하지만늘그런식이라면나는많이지루할것같다.하나마나한말들에서는잃을것도,얻을것도없다.
---p.151「이이야기의교훈은무엇인가?」중에서

꾸준한속도로,혹은몇번의변곡점을추가로통과하면서나는어디까지낯설어지게될까?단지외모뿐아니라생각과행동도조금씩,아니면갑자기바뀌어갈것이다.그러다가결국내가더이상나답게느껴지지않는순간이올까?‘나다운게뭔데?’라고철지난K드라마같은대사를독백하게되는건아닐까?
---p.169「늙어가고있습니다」중에서

사람의마음은어떤순간에움직일까?누군가는원자와분자의배열에서정연한시를읽고,또다른누군가는사실성을무시한왜곡과오류에서아름다움을찾기도한다.원근이어긋난고전주의미술이나뛰쳐나가는인물의양다리길이가확연히다른비상구픽토그램에서도앞뒤가맞지않는안정감을느낀다.논리적이고효율적이기때문에감탄하게되는것도있고논리나효율과는거리가멀어서감동하게되는것도있다.정답뿐아니라오답에도매료된다는점이인간이라는존재를곤란하고까다롭게만든다.
---p.196「배신의기술」중에서

때로는기억을사랑으로착각하기도한다.사랑은끝났고변질된기억만남았다.만년까지고스란히보관하고싶어하는사람도있겠지만기억이영원하기를바라는영화속대사조차멋대로왜곡할정도로기억의유통기한은짧다.한편으로는다행스럽다.썩지않는기억들로머릿속팬트리를가득채우고살생각은없다.왜곡한기억조차도결국은흐려질거다.
---p.242「친구라도될줄알았어」중에서

눈물을무조건의심하지는않는다.다만겉으로드러나는모습과안으로파고드는감정이종종어긋날수있다는생각은한다.즐거우면웃고슬프면우는게보편적인매뉴얼이겠지만기계가아닌인간의메커니즘에는오작동의변수가많다.어쩌면오작동이아니라인간이감정을출력하는방식이원래그렇게제멋대로인건지도모른다.그래서몇겹으로덮여있는누군가의깊은곳에서벌어지는마음은좀처럼짐작하기어렵다.
---p.253「너울어?」중에서

가족은혈연뿐만아니라애증으로도얽혀지낸다.가깝게여기기때문에오히려더가혹하게상처를주고받기도한다.함부로대하고도마땅한사과는미룬다.어찌됐든지금의관계가쉽게허물어질일은없다고넘겨짚으면서껄끄러운노력을건너뛴다.그리고언젠가쌓인감정을해소할‘다음’이있을거라고믿는다.
---p.257「가족모임」중에서


추천사

불만에듬뿍적신촉에위트의깃털을매단화살같은문장들이번번이마음의과녁을시원하게꿰뚫는다.그동안대충뭉뚱그려왔던아주미묘한감정들이정확한문장으로비로소내손에쥐어질때의커다란해방감,아주사소한불만들이결국인간과세상에대한정밀한탐구로근사하게도약하는걸볼때의쾌감,매챕터마다몇번씩은웃게만드는유머감각때문에이책은내내즐겁다.단한장도재미없는페이지가없다.그리고깨닫는다.무언가를이토록‘정확히’싫어하는것이야말로세상을가장‘정확히’사랑할수있는방법이라고.무턱댄다정함보다더욱.
-김혼비(에세이스트)

심상치않은차례에현혹당해본문까지정신없이읽어내려가게된다.그리고곧일리있는싫음들로기분좋은포만감을느낀다.한번시작하면이개운하고흡족한공감형뒷담화파트너를쉽게보내줄수가없다.인간에게싫음이라는감정이왜중요한지,이감정을통해얼마나많은것들을생각하고이야기할수있는지새삼깨닫게하는책이다.
-김종관(영화감독)

이책의가장놀라운점은독설이아니라예의다.세상에대한불만을쏟아내면서도끝내깍듯한예의를놓지않는,감각있고,날카롭고,무엇보다무척웃긴에세이.웃으며읽다가고개를끄덕이게되는순간들을여러번마주했다.싫어하는것들에대한재치있는불평들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세상과나자신을조금더애정어린마음으로이해하게된다.
-박천휴(뮤지컬작가,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