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주의를기울이세요.”수전손택은언젠가어느젊은청중에게이렇게조언했다.창작과정에관한이야기였지만삶에관한말이기도했다.“결국중요한건주의를기울이는일입니다.세상에펼쳐진것들을가능한한많이받아들이세요.그리고곧떠안게될여러의무와그에따르는지루함때문에삶을좁아지게내버려두지마세요.주의를기울인다는것은살아있다는것입니다.그것은당신을타인과이어주고,당신이갈망하게만듭니다.계속갈망하십시오.”
갈망하고,연결되고,일상에관심을갖고,다른사람이지나치고마는것을알아차리기.이것은중요한능력이자고귀한목표다.세상에주의를기울이면보는것과보이는것의차이,듣는것과들리는것의차이,세상이제시하는바를그대로받아들이는것과내게중요한것을스스로알아차리는것의차이를알수있다._7쪽
극도의산만함에이른이시대에명상과마음챙김이유행하는것은결코우연이아니다.우리는자신이산만하다는사실을잘알고있으며세상을더또렷하게보기를원한다.또한우리가원하는곳으로주의를돌리는법을배울수있다는것도알고있다.요컨대자신의주의를어떻게다루느냐가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핵심이다._12쪽
그는하늘사진을어디에서찍었는지,정확히무슨이유로찍었는지잊어버릴때도있다고말한다.“일기쓰기나물에돌멩이던지기와마찬가지로,순간을기념하는일은순간을흘려보내는방식이기도하다.나는보통펜을가지고있지않고,바위나연못근처에갈일도별로없다.하지만휴대폰은항상지니고있다.그리고가끔기분이울적하지만여전히화창한날들이있다.그럴때나는주머니에있는휴대폰을꺼내하늘을비춘다.숨을내쉬고,사진을찍는다.”_37쪽
한인터뷰어가현대인이붙들려있는삶의감각에서벗어나는방법을묻자,러시코프는이렇게답했다.“지금이하루중어느시간인지,그리고달이지금어떤주기속에있는지의식해보세요.매일밤한번씩밤하늘을올려다보세요.”생각해보면인류가살아온시간의대부분동안,인간은달을아주예민하게의식했을것이다.달은밤하늘에서가장눈에띄는존재였고,시간이직선으로만흐르는것이아니라되풀이된다는사실을알려주는표지였으니까.
지금달이어떤모양인지알고있는가?_52쪽
미술사수업에서제니퍼L.로버츠는학생들에게작품하나를괴로울정도로오래바라보게한다.정확히얼마나오래일까?세시간이다.당연히학생들은이과제를달가워하지않는다.(…) 처음의거부감이가라앉으면학생들은아주오래봄으로써처음에지나쳤던것들을알아차리고,때로는작품에대한이해가완전히바뀌기도한다는사실을발견한다.이과정에서힐끗보기만해서는놓쳤을의미와가능성이열린다.이방식은예술에만통하는것이아니다.무엇이든아주오래바라보면,미처몰랐던세계가모습을드러낸다._87쪽
<사와로선인장과함께서있기>프로젝트는이름그대로다.참가자들은애리조나주투손외곽에있는사와로국립공원으로가서인상적인선인장하나를골라근처에한시간동안서있어야한다(앉을수도있고,한시간은제안일뿐꼭채워야하는것은아니다).약300명이이프로젝트에참여했다.참가자들은자신도풍경의일부가된듯한느낌을받았고,익숙해보였던선인장을새롭게바라보게되었으며,자연이주는평온함을얻었다고말했다._207쪽
도감이라는형식이재미있고때로는유용해지는지점은바로이런구체성과유연성의결합에있다.당신이잘아는동네나사무실에서반복적으로마주치는사물이나사람의유형을떠올려보라.어쩌면동네개들에관한도감을만들수있지않을까?이름과생김새,친근한정도,짖는방식까지정리해보는것이다.아니면‘4층사무실에서발견한흥미로운개인물품도감’도좋겠다.자신만의주제를하나떠올려보라.그런책을정말만드느냐는중요하지않다.중요한것은이아이디어를통해실제로무언가를알아차릴수있다는점이다._210쪽
낯선사람을예술의대상으로삼은사진작가나예술가는아주많다.그중에서도나는대니얼코렌과바니아헤이먼이떠올린방식이마음에든다.코렌은길에서우연히마주친보행자와나란히걷게되는상황을자신이무척불편해한다는점을깨달았다.그런데그런상황을경주라고생각하기시작하자마음가짐이달라졌다.물론경주가벌어지고있다는사실은오직그만알고있었다.코렌과헤이먼은이런경험에영감을받아<걷기대회>라는유쾌한영상을만들었다.일상에서누구나느낄법한어색한순간을,누구나공감할만한인간관계의본질에대한이야기로바꾸어놓은것이다._2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