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과 세운상가 (왜 시장이 바뀌면 서울이 바뀔까)

노들섬과 세운상가 (왜 시장이 바뀌면 서울이 바뀔까)

$23.00
Description
노들섬과 세운상가, 단절과 혼란을 견뎌온 두 공간 이야기
우리는 도시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우리가 묻지 않는 사이, 공간은 권력의 전시장이 되었다
건축과 도시공간 기획의 실무자였던 저자의 깊고 입체적인 이야기!
종묘와 세운4구역, 광화문 ‘감사의 정원’,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의 도시공간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단체장의 임기에 맞추어 도시공간이 교체되는 현상은 낯설지 않다. 리더십의 교체에 따라 정책 방향이 급격히 전화되면서 전임 시정이 남긴 공간 유산은 재평가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축소되거나 변형되며 폐기되기도 한다.”(13쪽)
도시공간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을 때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쏟아진다. 왜 개발하는지, 왜 새로 짓는지, 세금은 얼마나 들었고, 공적 자원을 투입할 만한 가치는 있는지 등등에 대해 사람들은 질문을 던진다. 대체로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건 세금이다. 예산이 얼마인지, 소요 비용은 적절한지를 따지는 목소리가 가장 크고 빠르다. 그런데 정작 더 근본적인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않는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원래 시장이 바뀌면 다 그런 거 아니냐’는 말을 가장 먼저 듣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변화를 너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 왔을지도 모른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공간의 운명을 정치 리더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당연한 일일까? 공간에 대한 권한이 오롯이 시장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일이 어쩔 도리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까?
사람들은 도시공간에 “자신의 시간을 축적하며 장소적 애착과 의미”를 형성한다. 주어진 물리적 공간을 그저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긋나게 쓰고 파괴함으로써” 그 공간에 자신만의 의미를 덧씌우고 관계를 맺어 나간다. 그러나 반복되는 철거와 건설은 그간 사람과 공간 사이에 쌓여온 관계를 완전히 흩뜨려 버린다. 결국 이는 도시공간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의 문제이다. 계획부터 설계, 건설, 운영과 관리까지 행정 주도로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시민이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의미를 만들어갈 여지는 좁아진다.
“우리나라처럼 지자체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도시개발을 주도하는 환경에서는 도시의 리더인 시장이 도시공간의 의미를 좌우하는 기획 권한을 갖는다. [……] 공간은 일정한 방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유도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다.”(31~32쪽)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공부한 저자는, 서울과 뉴욕 현지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2015년부터 서울시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도시건축 분야에서 풍부한 이론적, 실무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장의 리더십이 도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은 박사학위논문과 이 책으로 이어진다. 시장의 기획 권력이 공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노들섬과 세운상가의 변천을 정리하고, 방대한 양의 오세훈,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분석했다. 그리고 공무원, 설계 참여자, 운영 실무자 등 수십 명의 관련자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도 상당수 포함하여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아냈다.
저자

박경선

서울에서나고자라여러세대의기억이층층이쌓인이도시의시간을감각하며성장했다.도면너머도시공간의역동성에매료되어,공간이품은질문을따라건축에서도시와지리로사유의스케일을확장하며공부했고,동시에도시의여러현장을경험한실무자로살아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건축을전공한뒤설계사무소에서첫사회생활을시작했다.이후더넓은스케일의공간에대한궁금증을해소하기위해뉴욕컬럼비아대학교건축대학원에서건축과도시디자인을공부했고,현지에서실무를경험하며도시는계획가의도면뿐아니라정책과제도,자본과권력이교차하는역동성속에서형성된다는사실을체감했다.
서울시에서2015년부터약10년간임기제공무원으로근무했다.도시건축프로젝트의초기기획단계부터서울도시건축센터와도시건축전시관운영,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와건축문화제에이르기까지도시와건축을매개로한공공프로젝트를기획하고운영하며도시공간이생산되고해석되는여러층위를행정의현장에서경험했다.
2020년7월,서울시장의갑작스러운부재와시정교체를겪으며도시정책의방향이급격히전환되는과정을목격했다.정치적리더십에따라동일한도시공간이모양과의미,용도가완전히뒤바뀌는모습을보며품었던의문은「도시공간의정치적생산과정치자산화과정연구」라는학위논문으로이어졌고,2026년2월서울대학교지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
건축과도시,지리를공부한연구자이자공공영역에서도시공간의기획과운영을경험한실무자로서의경험을바탕으로현재는서울대학교국토문제연구소에서도시공간이만들어지는다층적과정을기록하고질문하는작업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1장공간은어떻게정치가되는가?
1누가서울을그리는가?
2도시공간은어떻게정치자산이되는가?
3민선시장체제이후서울은어떻게변화해왔는가?

●2장노들섬,스펙터클과일상사이에서
1노들섬의탄생
2이명박의노들섬:오페라하우스라는아이디어
3오세훈1기의노들섬:한강의랜드마크를설계하다
4박원순의노들섬:개발말고,시민이쓰는섬
5오세훈2기의노들섬:디자인혁신의실험장이된섬

●3장세운상가,개발과재생사이도시는어디로가는가?
1세운상가의탄생
2세운상가의급격한쇠퇴와재개발계획
3오세훈1기의세운상가:세운상가를걷어내고녹지축을잇다
4박원순의세운상가:지워야할낡은도심에서미래자산으로
5오세훈2기의세운상가:녹지와빌딩숲은어우러질수있을까?

●4장도시공간은누구를향해야하는가?

●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강력한정치홍보수단이된도시공간
청계천이증명했고,노들섬과세운상가가반복했다

지난20년동안서울의도시공간은정치적성향도비전도완전히다른두시장의계획이세워졌다사라지기를반복해왔기에,공간의변화에대한논의는대부분각시장의업적을평가하고공과를따지는것에매몰되고만다.하지만앞으로4년간서울을이끌시장을뽑는지방선거를목전에둔지금,저자는논의를원점으로돌리는어렵고도대범한시도를한다.시장의업적을평가하는데갇히는대신도시건축사업의시작과결과,의의와한계를명확히짚어내어공간의미래를논의할수있는기반을마련해낸다.오세훈과박원순시장모두적극적으로개입하고사업을추진했던노들섬과세운상가는이작업에더없이적합한사례다.
여기서더나아가,그렇다면두시장은왜이렇게‘공간’에집중했을까?사실이건오세훈과박원순,두사람에게만나타나는모습이아니다.서울만의문제도,그리고시장만의문제도아니다.전세계많은정치리더들은도시에자신의흔적을남기기위해경관을바꾸려는시도를거듭해왔다.가장가시적으로자신의업적과존재감을드러낼수있는거대한도시경관에집중하는일은인류의역사에서반복되어온일이다.
그럼에도선거를통해권력을획득할수밖에없는현대사회에서정치인의홍보와브랜딩은특히굉장히중요한과업이되었다.자신을끊임없이노출시키고각인시키는일이더는선택의영역이아니다.도시공간의변화를통해자신의입지를다지는데성공한대표적인사례로이명박전대통령의청계천복원사업을들수있겠다.
“뉴타운사업이나청계천복원과같은대규모개발사업의신속한추진과가시적인성과가민선자치단체장최초의대통령당선이라는결과로이어지며,서울시장대권주자로적합하다는인식을확산시키는계기가되었다.”(51쪽)
이후서울시장이된오세훈과박원순에게도청계천사업이주는교훈은유효했다.두사람모두열성적으로스스로를홍보하는일에공을들였고,노들섬과세운상가를비롯한도시공간을자신의비전을가시적으로각인시킬수있는무대로삼았다.그리고이또한두시장만의이야기가아닐것이다.지방선거를앞둔지금,서울시장후보자들도도시공간을자신을각인시킬상징으로삼아공약을쏟아내고있다.『노들섬과세운상가』는그과정을정확히이해하게해준다.

개발과재생이라는정반대의비전,
공간에권력을새기는하나의문법
반복되는단절을끊어낼힘은우리의질문에있다

서울시에서10년간건축분야프로젝트를담당했던저자는박원순시장의갑작스러운부재로한차례시장의교체를겪는다.정책방향성은크게달라졌지만그럼에도여전히시장의강력한권한이사업의기획부터실행까지모든과정에작동하고있음을몸으로느꼈다.계획이수립되는방식,설계의방향이정해지는과정,사업의우선순위가결정되는순간들,그모든과정에서시장의존재는명시적이든암묵적이든언제나작동하고있었다.
“누가시킨것도아닌데업무를수행하는과정내내새로운시장이무엇을더선호할지,어떤방향이그의취향에부합할지가늠했고,이전시정의연속선상에있는사업처럼보이지않기위해스스로를조율한시간들도있었다.”(11쪽)
시각적으로매력적인‘디자인’을중시하며대규모개발과서울을대표할만한랜드마크건설을통해서울을‘전세계인들이방문하고싶은’도시로만들고자했던오세훈시장.‘시민참여’의가치를강조하며개발대신재생을,철거대신존치를통해서울을지속가능한도시로만들고자했던박원순시장.두시장이그렸던서울의미래는완전히다르지만공간을권력의언어로삼았다는점에서두시장은닮아있다.
동시에『노들섬과세운상가』는거시적인정책의흐름만을좇지않고,오랫동안그자리를지켜온이들,삶의터전을잃거나생계를위협받은이들,새로운가능성을꿈꾸며모여든이들의목소리를함께담고있다.오세훈-박원순-오세훈이라는시장의반복된교체속에서상반된정책이맞부딪히며도시서울에는장기적계획이자리잡지못했고,업적세우기와흔적지우기가되풀이되는사이공간은표류했다.그리고20년이라는긴시간동안,그대가를치러야했던건노들섬과세운상가와관계를맺고일상을구축해온사람들이다.
“노들꿈섬을꿈꾼자들은멋있을수있지.근데그꿈에뛰어든자들은피를철철흘려야된다는걸온몸으로겪었어요.”(101쪽)
“오시장님취임하고‘피토하는심정’이라는발언을보고‘아,오세훈시장이1기시정에서하려던일을그대로할생각이구나.’싶었어요.박시장님때는적어도과장금미팅을격주또는매주했어요.[……]오시장님오시고나서는회의가급속도로없어졌죠.”(227쪽)
공간이권력의도구가된이상,이고통은반복될수밖에없다.그렇기에도시공간을다시시민의것으로되찾는일이필요하다.누가공간을결정하고,그결정이어떤과정을거쳐이루어지며,그결과를누가감당할것인지계속해서물어야한다.이책은그질문을향해나아가는데탄탄한기반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