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선정작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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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병호

저자:김병호
1998년[작가세계]시부문신인상수상.왜사는지,그래서사는일에합당한답이있는지,살다보니사는거더라,이런무책임한핑계로버티는일을이해할수없어,나에게또세상에따져묻던시절에는,시를많이썼다.『과속방지턱을베고눕다』,『포이톨로기』,『밍글맹글』이런시집들을낼때까지그랬다.정신도마음도무거웠다.소설을쓰기시작했다.그냥썼다.장편SF소설들이다.『폴픽PolarFixProject』도크고작은죽음운운하며많이무거웠다.

몇몇계기가있었지만무엇보다날카로운불연속점은나이이다.어느날훅,나이가내몸안에쌓여있었다.놀라운일이었다.몸이무거워지자정신이,마음이가벼워졌다.세상과적당히주고받은타협이아니라그냥데면데면해진것인데,그러자『몸으로부르는연가』처럼날라리같은시도쓰고소설도『뵐룽아흐레』가등장하며훌쩍가벼워졌다.소설『나와트리만과』도이런연장선에있달까?

그사이에과학에세이『과학인문학』,산문『초능력시인』같은글을썼다.그리고『동네시인이그리고쓴느지감치그림일기』를그리고쓰면서더가벼워졌다.

이제지킬것도따질것도없어진모양인데,그래서왜사는지알까?

목차

그래서프롤로그,첫번째그림
어둠을만지면서
우리동네를바라보는두개의그림
개똥예술론
여러풍경
물감똥
오!팔리는그림
걷는나무,떠도는신
비오는날,도시
화장실에서
아파트
밤길에서만난것들
미술대전
울적한양말
나무의춤
부산한가을,그리고밤길
그림쌤복터졌네!
다시전시회
밤의뒤통수
어느일요일
신의눈
시드는해
아파트를대하는자세
요즘시국
시간의오후
이것은파이프가아닌가?
존재의증빙
시간의깊이
다시밤길
그늘이가진색
근하신년
뒷얘기

출판사 서평

“캔버스라는다중우주에서내마음대로세상을변형하는자유”
붓한자루쥐고덤벼든동네시인의가장솔직하고유쾌한분투기.

상사무서울것없고,지못할말없을것같은50대중반의인간수컷글쟁이가덜컥그림을배우기시작했다.코로나가한창이던시기,술자리에서오간객기로시작된일이었다.동네문화강좌서양화반의문을열고들어가니,수강생대부분은은퇴연령을넘긴여성들뿐이다.뻘쭘함을무릅쓰고4B연필을쥐었지만,마음처럼되지않는선긋기에금세불량학생이되어버린다.그림선생님을향해“배고파요!”투정을부리거나“왜이혼했어요?”라는당돌한질문을던지기도하면서말이다.

『느지감치그림일기』는단순히‘어느날그림을그리게된중년남자의우아한취미생활록’이아니다.이책은서툴게붓을든저자의손끝에서탄생한그림들과,그보다더다채롭고짠내나는‘사람사는이야기’가버무려진유쾌한일상에세이다.

작가의예술혼은캔버스밖일상에서더욱시트콤처럼빛난다.기껏공들여그린인물화는딸에게"장난스러운부분이너무많다“라며팩트폭격을당하고,화장실에서아내의칫솔을잘못썼다가뼈아픈잔소리를듣기도한다.미술전공자딸이"항상제일예쁜건물감똥이야”라고무심하게던진한마디를진짜작품명으로삼아버리는대목에서는,평범한가장의둥글둥글한애환과가족을향한따뜻한시선이고스란히묻어난다.

저자는“예술은노는것이다.즐겁게!”라고말한다.비록마음대로움직이지않는손때문에그림을그리는매순간이절망스러울지라도,어둠을다스려야밝음이더선명해지는수채화의이치처럼팍팍한삶속에서도자신만의색을잃지않으려고군분투한다.

뭐든오래하면잘해야하고나이들면점잖아져야한다는은근한압박속에서,“많은남자가나이든쫄보로살다가과거에묻혀죽는다”라며속시원한일갈을날리는저자.그의솔직하고꾸밈없는문장들은무언가를새로시작하기엔너무늦었다고핑계대는이들에게,혹은쳇바퀴같은일상에작고숨통트이는취미가필요한이들에게뜻밖의유쾌한위로를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