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영춘, 사단법인 햇살사회복지회,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_일곱집매

저자 : 영춘
『사사롭지만 좋은 날』로 데뷔해 카카오 웹툰에서『따뜻한 달』, 『오! 나의 퀸』을, 네이버웹툰에서 『죽여주는 캐스팅』을 연재하며 많은 독자의 공감과 사랑을 받아왔다.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삶과 바쁜 일상에 치여 쉽게 지나쳐지는 여린 마음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차마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특유의 담담하고 다정한 만화로 세상에 건네고자 한다.

목차

1장. 어둠 속에서 태어난 아이
2장. 반짝이는 별세계
3장. “여러분은 애국자입니다”
4장. 휴지 한 롤
5장. 트로트보다 팝송
6장. 햇살이 눈 부신 어느 날
7장. 내 이름은…

출판사 서평

시대의 사각지대에서 지워진 이름들을 조심스레 부르며
― 국가가 외면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 그리고 연대에 대하여

역사는 종종 거대한 발전의 이면에 놓인 약자들의 희생을 너무도 쉽게 지워버린다. 눈부신 경제 성장과 국가 안보라는 거창한 명분 아래, 철저히 도구화되고 착취당했던 기지촌 여성들의 삶이 바로 그러하다. 『명자』는 그 무관심과 침묵의 벽을 허물고, 가장 낮은 곳에서 숨죽여 울어야 했던 누군가의 딸이자 누이들의 삶을 복원해 낸 귀중한 르포르타주이자 문학이다.

기지촌의 밤거리, 화려한 네온사인과 이국적인 팝송의 선율 뒤에는 철저한 억압의 시스템이 존재했다. 여성들은 애국자라는 허울 좋은 수식어와 비인간적인 통제 사이에서 자신의 진짜 이름을 잃은 채 ‘메리’나 ‘양공주’로 불려야 했다. 스무 살의 앳된 청춘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가혹했던 빈곤과 폭력의 사슬 속에서, 명자는 함부로 꿈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팍팍한 현실을 맨몸으로 버텨낸다.

영춘 작가는 특유의 차분하고 온기 어린 펜선으로 이 척박한 서사를 묵묵히 밀고 나간다. 함부로 분노를 표출하거나 비극을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담담하게 일상을 견뎌내는 명자의 시선을 따라감으로써 독자 스스로 시대를 향한 무거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부서질 듯 고된 식당 일을 마치고 굽은 등으로 계단을 오르는 명자의 뒷모습은, 시대를 잘못 만난 개인의 불행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뼈아픈 부채감을 일깨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오랜 고립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온 명자에게 쥐어진 ‘따뜻한 찻잔’ 때문이다. 사단법인 햇살사회복지회가 오랜 세월 할머니들의 곁을 지키며 기록해 온 이 진실한 증언은, 이제 한 권의 책이 되어 더 많은 이들의 손을 잡으려 한다.
『명자』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낡은 카세트테이프에서 흘러나오던 팝송 선율과 함께 먹먹한 슬픔이 밀려올 것이다. 하지만 그 슬픔은 이내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짐으로 바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소장하는 행위가, 긴 세월 편견의 그늘에 갇혀 있던 기지촌 할머니들에게 가장 다정하고 든든한 환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이 책의 인세 수익금 전액은 ‘기지촌 여성 평화박물관’에 기부되어 기지촌 할머니들의 평안한 일상과 인권 회복을 위해 사용됩니다.

■ 사단법인 햇살사회복지회

2002년 9월 평택의 미군 부대 캠프 험프리즈 앞, 전쟁과 폭력으로 그늘진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햇살’처럼 따뜻하게 비춰주고자 우순덕 대표가 설립한 단체이다.
매주 화요모임과 공동식사를 함께하고 있으며 각종 문화예술프로그램과 자료 발간, 연대사업으로 기지촌 여성을 지원하고 있다.


■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_일곱집매

햇살사회복지회의 부설기관인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 일곱집매’는 차별과 고립 속에 있던 기지촌 여성들이 직접 자신의 역사를 증언하고, 우리가 그 목소리를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과 예술을 나누며 소통하는 연대의 장이기도 하다.

*일곱집매: 박물관이 자리한 평택 안정3리의 옛 지명으로, 일곱 가구가 자매처럼 다정하게 모여 살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13년 동명의 연극이 대학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