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를넘어다시읽는‘셀프헬프’
하지만이책은출간직후부터논쟁의중심에섰다.개인의노력과인격을강조하는메시지가사회·구조적불평등을간과한다는비판을낳았다.산업혁명으로산업화가급속히진행되던당시영국은기회의확대와동시에열악한노동환경과교육격차라는어두운현실도함께안고있었다.그런상황에서‘노력하면된다’는메시지는가난과불행을개인의책임으로돌리는논리로오해되기도했다.
그런데스마일즈는젊은시절부터의사로서열악한처지에있는이들을도왔고,이후에는언론인이되어정치개혁운동에참여했다.제도개혁을통해사회를바꾸려했던인물이다.하지만그는그과정에서정치적변화가현실의삶을즉각적으로바꾸지못한다는사실을목도해야했다.제도의변화는느렸고,그사이에서개인의삶은여전히불안정했다.이경험은그에게중요한질문을던졌다.사회가바뀌기를기다리는동안개인은어떻게살아야하는가.제도가개선되기를기다리는동안우리는무엇을할수있는가.
스마일즈는여기서스스로돕는,‘자조(自助)의정신’으로개혁의방향을바꾼다.사회개혁을포기한것이아니라,사회변화를가능하게하는토대를개인에게서찾으려한것이다.나를돕는것이결국세상을돕는시작점이라는믿음,국가의진보는국민개개인의부지런함과활력,인격의합이라는확신이여기에서생겨났다.
AI시대에다시던지는질문,“나는지금스스로돕고있는가?”
스마일즈가살았던시대가기계가인간의노동을대체하던산업혁명기였다면,오늘우리는AI가인간의지능을대신하는또다른전환기앞에서있다.기술이점점더많은일을대신할수록인간에게남는질문은오히려더선명해진다.“나는이시스템안에서어떻게나로존재할것인가?”AI는계산과효율을대신할수있지만삶의방향을선택하는의지와그결과를감당하는책임까지대신해줄수는없다.그렇기에오늘날셀프헬프정신은단순한자기계발의구호를넘어,발전한기술과시스템속에서도자신의주체성을지키려는인간의의지로새롭게읽힌다.지식과능력이점점평준화되는시대일수록인간의격을가르는것은결국‘태도와인격’이라는점에서,스마일즈의질문은오히려지금더현실적인울림을갖는다.“나는지금스스로돕고있는가?”
책속에서
1859년,영국사회를뒤흔든책이출간됐다.《자조론Self-Help》이다.이책은곧바로폭발적인반향을불러일으켰고,성공을꿈꾸는청년들에게‘성경’처럼읽혔다.개화기에우리나라에도번역되어당시지식인들의필독서가되었다.
1859년은특별한해였다.찰스다윈의《종의기원》,존스튜어트밀의《자유론》,그리고새뮤얼스마일즈의《자조론》이한해에,한국가(영국)에서출간됐다.인간은어떤존재인가,자유는어떻게가능한가,그리고자기자신으로살아간다는것은무엇인가.결국이세권의책은산업혁명이만들어낸새로운시대가인간에게던진질문들이었다.
스마일즈의메시지는단한문장으로요약된다.“하늘은스스로돕는자를돕는다Heavenhelpsthosewhohelpthemselves.”근면과절약,자기수양과인격의단련,그리고성실하고포기하지않는삶의태도가개인의성공뿐아니라사회진보의토대가된다는주장이다.《자조론》이‘성공학’이상의의미를갖는이유다.
-엮은이의글,5~6쪽
그런와트에게결정적인계기가찾아왔다.글래스고대학교는강의때시연용으로쓰기위해뉴커먼증기기관의소형모형을가지고있었다.그것은다트머스의철물상출신기술자였던토머스뉴커먼(ThomasNewcomen,1664~1729)이만든기관을본뜬것이었다.
뉴커먼은탄광에서끊임없이차오르는물을퍼내기위해증기의힘을실제기계장치로활용한초기인물가운데하나였다.그의기관은거칠고비효율적이었지만실제로작동했다.탄광을물에서구해낸그장치는,증기가노동을대신할수있다는사실을현실에서처음으로보여준기계였다.
와트는이소형모형의수리를맡았다.그는단순히고장난부분을고치는데그치지않았다.열,증발,응축에관해당시알려진모든지식을섭렵하며기관의원리자체를파고들었다.그순간,수리공의손이발명가의손으로바뀌었다.
그러나발명의길은혹독했다.이후오랜세월동안와트는경제적어려움속에서연구를이어가야했다.생계를위해사분의를만들어팔았고,바이올린과플루트를수리했으며,벽돌공사를측량하고도로를설계하고운하건설을감독했다.그는닥치는대로일을맡으면서도,손에서연구를놓지않았다.이것이바로자조정신의정수다.위대한성과는타고난천재가아니라,가진능력을묵묵히갈고닦는사람의열매였다.
-‘기계의왕’을만든집요한손,1장중,27~28쪽
패러데이의삶은기회가어디서오는지를보여준다.기회는제본소작업대위에놓인책속에서왔다.그러나그기회를붙잡은것은열린눈과준비된마음이었다.
제본공이유리병과철사로전기실험을시작했다.강연노트한묶음이그를왕립연구소로이끌었다.그리고그는전기문명의기초를세운과학자가되었다.작업대는그의교실이었고,책은그의스승이었다.진정한배움은환경이아니라태도에서시작된다.
패러데이의삶은또하나의진실도보여준다.위대한발견은지식만으로이루어지지않는다.그것을끝까지밀고가는성실함,유혹앞에서도방향을바꾸지않는신념,그리고사람을대하는정직한태도가함께할때비로소완성된다.
제본소의촛불아래에서책을읽던한젊은이는훗날전기의빛으로세상을밝혔다.그러나그빛은실험실에서갑자기탄생한것이아니었다.작은자리에서도성실히배우고절제하며진실하게살려는인격속에서서서히자라난빛이었다.제본소의촛불아래에서길어올린인격의빛이었다.
-오래된유리병으로전기실험을시작한제본공,2장중,80~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