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뾰족한순간들』은처음‘태도의사회학’이라는이름으로기획되었다.사회를바꾸는힘을구조나제도의변화에서만찾기보다,각자의자리에서살아가는이들이어떤태도를선택해왔는지에주목해보고싶었다.
양양하다는이책을준비하며,‘태도’는거창한선언이아니라,누군가에게옆자리를내어주는마음을적극적으로표현하는것임을배웠다.
사람을대하는마음,책임을피하지않으려는몸짓,나를소진하지않으면서타인을돕기위한적절한거리를함께유지하는것,그작고사적인선택들이모여결국사회의결을바꿀수있다고믿는다.
“당신은어떤태도를선택해왔는가,그리고이제어떤태도를선택할것인가”
책속에서
혐오와차별은특정한누군가만을향해작동하지않는다.타인을향한혐오는당사자뿐아니라,그장면을지켜보는이들의마음에도깊은생채기를남긴다.그것은우리가마시는공기를탁하게만들고,그안에머무는모두를천천히지치게한다._18쪽
스스로소수성과무관하다고믿는이조차,특정‘상황’안에서는얼마든지혐오의대상이될수있다.사회적자원을충분히가진50대남성이라도술취해걷는뒷모습하나로‘개저씨’가될수있고,‘정상가정’에서육아중인엄마도어떤장소에서는‘맘충’이될수있다.혐오를걷어내지않은사회에서는누구든지,순식간에‘구분되는쪽’으로밀릴수있는것이다.-19쪽
“위험할수있다,감당하기어렵다,불행해질수있다.”
그말들은대개선의의얼굴을하고있지만,그선의가어디까지타인의삶을대신판단할수있는지에대해서는묻지않는다.불행해질가능성이있다는이유로어떤선택자체를허락하지않는다면,그사람에게남는삶의터전은얼마나좁아질까._43쪽
쓰레기가가득한집에는상처받은세월과슬픔을조용히이겨내려는순수하고절박한영혼을가진인간이있다.나와당신,우리와하등다를바없는소중하고사랑스러운존재.그들에게정말필요한것은우리사회의섣부른진단과낙인,괴물판정이아니라존중이다.내가쓰레기집에서정말버리고싶은것은인간에관한편견,미처진실인지아닌지되물어보지못한세상에대한내케케묵은믿음이다._60쪽
귀한것은걸레만이아니다.사는일에찌들어때묻고너덜거리는마음도맑은물에한동안담갔다가땟국물을쥐어짜면제법생생하게돌아온다.다정한눈길을받고때론따사로운손길을거쳐온정의햇살아래깨끗하게말려놓으면사납고흉포해진인간도그런대로순순해지고또얼마간견딜만해지는법이다.
보세요.거기있는당신얘기입니다.뉘집자식,뉘집걸레라고다르지않아요.정녕귀한것이당신,그리고지금이순간우리걸레의기분._61쪽
그것이무엇이되었든,‘나의세계’는한치앞을짐작할수없는요즘같은세상에서나를지켜주는마지막방패가되어줄것이다.그안에있으면,비교대신집중하고,질투대신평온함을얻을수있을것이다.그세계가있기에타인을향한질투나시기나분노에쉽게매몰되지않을수있다.그러니거창하지않아도좋다.조금느려도괜찮다.지금처럼나를가장나답게만드는일하나를오래붙들며천천히정성스럽게가꿔보려고한다._94쪽
영화에서자이쓰는계속이기기만하는지루함과허무를이기지못해전국대회도중은퇴를선언한다.남은선수들에게해줄말이있냐는기자에게이렇게말한다.
“인생은패배할가능성으로가득차있습니다.그곳에삶의묘미가있죠.여러분이달리는10초안에는희망과절망,불안과기대,설렘과실망이다들어있습니다.그10초를최대한즐기세요.”_95쪽
돌아보면나는살아야하는이유를찾기보다그저살아야했기때문에살아지는시간을살았다.무너지지않기위해오히려그무게를정면으로지고걸어왔다.그리고이제야어렴풋이알것같다.“인생의무게를이겨낼방법은그무거운짐을지는것이다.”
오늘도나는내게주어진짐을지고묵묵히시간을건너고있다._113쪽
"말하지않는시간속에서도사람들은각자의온기를나누고있다는것을.'그냥쉬고있다'는말뒤에도저마다의시간이겹겹이쌓여있다는것을.말하지않고,묻지않기로한마음을장작삼아옅은친밀감에불을지피면,침묵은다양한표정과빛깔로일렁인다는것을._171쪽
같은문제를겪더라도삶의결은저마다다르다.그구체적인이야기를지운채,모든걸하나의이미지로단순화하려는순간,문제는해결되지않고소비된다.누군가의고단한귀향이‘낭만’이되고,서울에서의막막한생활이‘젊을때니까좋은경험’으로정리될수록,해결되지않은현실은점점개인의의지와노력만으로는어찌할수없는거대한벽이된다._1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