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날개가 없다

거미는 날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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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난 2024년 《사이펀》 신인상으로 등단한 제송희 시인의 첫 시집 『거미는 날개가 없다』(사이펀)가 사이펀현대시인선 29번으로 발간됐다. 사이펀출판사에서 내보내는 배재경 시집에 이은 두 번째 출간물이다. 제송희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은 등단 2년 차 신인의 시집이라는 선입견을 가볍게 뛰어 넘긴다. 그녀의 작품에 담긴 문학성에서 물리적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만큼 첫 시집의 설레임만큼 퇴고와 퇴고를 거치며 완성형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작품마다 보여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늦은 시집만큼 세월에 녹아든 시인의 육성이다. 삶의 깊은 부분을 경륜과 체험으로 육화시킨 그녀의 언어는 현대시의 또 다른 집약체로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제송희 시인의 문학적 성과를 정훈 문학평론가는 “제송희의 시편을 이루는 기반이 생의 비극적인 인식과 아울러 슬픔이 눅진한 고독이라면 이번 시집은 그러한 마음의 형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언어의 뭉치”라면서 “유년의 쓰라린 기억과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 그리고 애증의 그늘을 남기고 떠났거나 함께 보내는 사람에 대한 시적 형상화를 통해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세계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고 해설하고 있다. 한편 시인은 “시를 만난 지금이 내 인생의 절정이지만 다음 시집을 위한 마음을 다잡는다”며 첫 시집 『거미는 날개가 없다』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저자

제송희

시인제송희는1956년경남고성에서태어나2024년《사이펀》신인상을수상하며문단에나왔다.현재사이펀문학회,양산문학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송희시집

거미는날개가없다

목차

제1부

호박꽃
비의종점
거미는날개가없다
302호여자
작달비내리는날
어느서점에서
이기적인집
사월은혹독했다
구멍보감
나도후견인이있다
2인용식탁
물통이있는풍경
새벽
이런아집
빅마우스
즐거운부활


제2부

난외롭지않아요
회색편들기
가방끈이긴청소부
단봉낙타에게
새벽달
사거리신호등
처음부터없었던것처럼
어느흐린날
모과나무집그는
등짝
증후군
들목에서다
벵골
슬픔을이기는법


제3부

갤러리에서그를만났다
동행
개안
단감
머나먼서정
당근마켓24시
백로
증상
바람의집
손맛
더위그리고가을
물어볼것을
불을놓으러간다
회전의자


제4부
앨리베이터는착해
옛애인을위한방화
천수답
산길스케치
그애,도연이
짝사랑
감옥
고개를넘어
그늘을기다리며
그런때가있었다
천사김밥
부채
내면의시간
안시리움
핀잔
조력자


해설-젖은마음이머무는세계,그정처없는생의고독에대하여정훈

출판사 서평

◎전문가비평

제송희의시는현대시의특징,즉모던한언어실험의자장에놓여있지않으면서도의식내부에현실을냉소적으로바라보거나살짝비틀어서허무하고공허한세계인식의실마리가들끓어오르는것처럼보인다.줄글로만된시와행갈이로갈음한시가배합되어있는데,이러한시배열에서무의식과잠재의식및현실인식의경계가순조롭지않고,세계와화합하지못하는내면의부정성이그런형식의작품을창작하게된듯하다.이점은오랜세계경험을통한체험이정렬된세계인식보다는파편화되고일그러진형식으로그체적의부피를키워온사실과도관계가깊은듯하다.이를테면시인에게이세계는완성된형식의존재체계가아니라언제라도허물어지거나변형되기쉬운물렁물렁한표피에감싸인무정형의방식으로놓여있다.그러므로시인의감성또한19세기파리를가득메웠던플라뇌르(Flâneur,도시산책자)처럼목적이나방향을염두에두지않고무심히세계의표면을훑는양상을보인다.이는소극적이고내향적인세계대응방식이아니라,내면화된고독과외로움이대상을슬픔의무대에올려져있는소품으로인식하는방식에가깝다.

-정훈(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