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책방 (1mm의 고요)

소금책방 (1mm의 고요)

$17.00
Description
누군가 당신의 사연을 묻지 않는 곳,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골목입니다.
강릉의 작은 골목, 새벽 4시에 불이 켜지는 국숫집 앞에 세 공간이 나란히 있다. 그림책을 파는 ‘소금책방’, 딱 한 평짜리 ‘한평카페’, 그리고 삼십 년째 그 자리를 지키는 잔치국숫집. 이 소설은 그 골목에 흘러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울란바타르에서 사라지듯 내려온 청년 화가 바야르, 서울의 소음을 피해 책방을 여는 박찬, 누군가를 피해 밤 기차를 타고 내려온 제빵사 영주, 그리고 자신이 쓴 기사가 이 골목을 소비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기자 윤진 네 사람은 서로의 사연을 묻지 않는다. 그저 같은 골목의 공기를 마시고, 같은 새벽 불빛 아래 각자의 하루를 시작한다.

이 소설이 말하는 것은 상처의 치유가 아니다. 누군가의 골목이 인스타그램 핫플이 되고, 조용히 살던 사람들의 일상이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에, 그래도 어떤 것들은 납작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로는 건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거기 있는 것이고, 회복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그 조용하고 단단한 확신이다.

1부에서 3부까지, 각 인물의 시점이 교차하며 골목이라는 공간이 입체적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몽골로 돌아가는 바야르의 에필로그에서 소설은 닫힌다. 인물들이 떠나도 골목은 남는다. 새벽 4시, 알전구는 오늘도 켜질 것이다.
저자

박수현

에세이『나는갱년기다』를쓰고,같은제목의영화로만들어진작가.『궁』,『탐라그리고제주』,『중랑』을썼으며,여행서점바람길을운영하고있다.

목차

1부사라지기직전의것들 …………………9
2부고요가배경이되기시작했다 …………………71
3부예전처럼이아니라,오늘가능한것부터 …………………161
바야르의에필로그 …………………245
작가의말 …………………250

출판사 서평

이소설은위로하지않는다.

'힐링'이라는단어가남발되는시대에,『소금책방:1mm의고요』는그단어를한번도쓰지않는다.대신새벽오븐의진동이바닥을타고전해지는감각을,멸치육수냄새가골목바닥을채우는순간을,개가말없이손등에턱을올리는온도를정밀하게기록한다.이소설의위로는문장이아니라감각에서온다.

소설안에는두개의세계가있다.하나는골목바깥의세계다.조회수를위해타인의상처를소비하고,'1mm의정적'을인생샷배경으로쓰고,감성이라는단어로모든것을납작하게만드는세계가있다.다른하나는골목안의세계다.이유를묻지않고,말대신빵봉투를건네고,문이열려있는지를보고하루를짐작하는세계다.

작가는그두세계를충돌시키되,어느쪽도단순하게그리지않는다.골목이소비당하는과정에서형철은처음으로여기를떠나지않아도될것같다고생각하고,윤진은자신이쓴문장이어떻게쓰이는지를목격하며골목안으로걸어들어온다.바깥세계의논리가골목을침범할때,골목은무너지지않고대신더깊어진다.

'위로는틀린시간에건네면짐이된다.'이소설의가장중요한문장이다.2부전체를관통하는이말은,동시에이소설이독자에게건네는방식이기도하다.이책은서두르지않는다.설명하지않는다.다만오래머문다.그리고독자가준비되었을때,조용히곁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