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과상상을잇는융합적사고,청소년교육이향하는자리
이책의미덕은관찰과상상,과학과문학을한호흡으로잇는데있다.작가는새의몸짓하나를정밀하게관찰한뒤,그안에깃든생명의시간을상상의언어로펼쳐낸다.졸면서도비틀거리지않고고향까지날아가는파랑새,알속에서세상의모든소리를듣는아기새의장면은,사실에서출발한상상이어떻게더깊은이해로이어지는지를보여준다.하나의현상을과학의눈과문학의마음으로동시에바라보는이'융합적사고'는,교과의경계를넘나드는오늘날청소년교육이지향하는핵심역량과정확히맞닿아있다.작가와함께작업해온딸이단후의그림40컷은파랑새날개의웅장함,새발가락이자물쇠처럼잠기는까닭,아기새가알을깨고나오는과정같은생태적특성을함께포착해,읽기와보기·느끼기와알기를하나로묶어준다.
교과서수록작가이상권,30년생태문학의깊이
글쓴이이상권은1994년《창작과비평》에소설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해,30여년간동화와청소년소설,생태논픽션을아우르며'인간이잃어버린생명의언어를문학으로해독하는'글을써왔다.그의소설『고양이가기른다람쥐』는현재고등학교1학년국어교과서에수록되어있으며,『하늘로날아간집오리』를비롯한10여권의책이프랑스어·영어·일어·중국어·스페인어등으로번역·출간되었다.『소년의식물기』『들꽃의살아가는힘을믿는다』등으로생태에세이의문학적깊이를보여준그는,이번『파랑새언어』에서정밀한자연관찰에동화적상상력을더해한편의소설처럼읽히는생태논픽션을완성했다.
책속에서
내가풀어낸숲의방정식,그해답은어땠을까.(…)놀랍게도그방정식의해답속에는다람쥐,청설모,두더지,들쥐,도롱뇽,참개구리,산개구리,뱀,고라니,두꺼비,숱한애벌레들까지,심지어맹꽁이까지있었으니누가답을맞힐수가있겠는가.새들도내가상상조차할수없었던까마귀,새매,말똥가리,꿩,들꿩,호랑지빠귀,할미새,동고비,검은등뻐꾸기,붉은머리오목눈이,굴뚝새까지숲의식구였으니까.어쩌면아직도모르는식구들이더있을지도모른다.그만큼그작은숲은무한하다.
_작가의말|묵묵히살아가는모습이보여주는가장진실한언어
“파랑새다!”우리는거의동시에소리친다.파랑새가날고있다.파랑새는허공에서솟구쳤다가급하강하기를되풀이했다.(…)파랑새는파랑의경계너머에있는색을자랑했다.허공깊은곳으로아득해질수록파랑의농도가짙어지면서까맣게변했다.그럴수록넓게펼쳐진날개에흰색문양은선명해진다.우리는그들의귀향을환영하면서팔을흔들었다.이제야비로소봄이완성된기분이랄까.
_1장|파랑새는자기들만의세상을날고있다
비가그치자파랑새는멀리떠날작정으로이륙했다.(…)그런데암컷은저도모르게죽은산벚나무가지로돌아오고야말았다.무엇이이렇게자꾸만잡아당기는지모르겠다.새에게집이란인간들처럼부의상징인것도아닌데,그저아기를키우는공간일뿐인데,왜이렇게집이그리워지는지모를일이다.
_2장|자연은집에대한소유권을인정하지않는다
숲은참혹했다.살아남은참나무만이간신히푸르름을유지하고있었고(…)한순간에그많은생명이사라져버린다는것이얼마나끔찍한일인지새삼느낄수있었다.다행히도파랑새가사는집은멀쩡했다.나는2시간이넘도록그집을지켜보았다.파랑새는보이지않았다.
_4장|전쟁은어린아이의영혼을먹고자란다
나는마을하고멀리떨어져있는숲도중요하지만,이렇게마을과한솥밥을먹고살아가는작은숲이더중요하다고간신히말했다.(…)그녀는아이들을위한곳으로후손들에게물려주는방법을고민하고있다고했다.아이들이찾아와서생명의언어로중얼거리면서놀수있는곳,지금처럼해마다파랑새가찾아오는곳,온갖새들이꿈을꾸는곳.그런세상으로남겨두고싶다고.
_5장|아이의입에서나온말이파랑새의언어같았다